책참 [1020565] · MS 2020 · 쪽지

2022-12-01 00:00:13
조회수 944

모든 것은 유한하다 (22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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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유한하다. 우리도 생명체이기에 언젠가 끝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살아가는 동안 상대적으로 더 유한한 것과 덜 유한한 것이 있다. 더 유한한 것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외모, 두뇌의 활발한 정도, 신체 능력 따위가 있다 생각하고 덜 유한한 것으로는 생각, 다짐, 경험 따위가 있다고 생각한다. 즉, 눈을 감고 가만히 앉아있을 때 내가 머릿속으로 떠올릴 수 있는 것들이 상대적 영구성을 지닌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런 생각 때문인지 나는 어렸을 때부터 상대적으로 덜 유한한 것들이나 그것들에 초점을 두는 행도을 무가치한 것으로 여겨왔다. 테일즈런너라는 게임을 처음 시작했을 때 대부분의 아이템들이 기간제인 것을 보고 불안을 느꼈으며 이럴 거면 왜 게임을 하지 싶었다. 아이템의 내구도를 회복해주는 다이아 망치와 펫을 되살려주는 피닉스의 눈물?의 존재와 그것들이 100tr정도로 저렴해지는 패치 이후 더 큰 즐거움을 느낄 수 있던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요샌 조금씩 생각을 다르게 하기 시작한다. 유한하더라도 그것이 지금에 머물러있다면 그것과 그것에 초점을 두는 태도를 가치있게 여긴다. ‘현실에 집중할 수 있’다는 명목에서다. 다행히도 이러한 태도를 배울 수 있는 일종의 롤모델에 되어주는 사람들을 고등학교를 졸업하며 많이 만났다. 그래서 나는 행복한 것 같다. 이 태도들에 익숙해지며 더 이상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나 소속감에 비정상적으로 눈을 두지 않는 내 기존의 것들을 버릴 수 있게 된 것 같다. 그동안은 내 태도가 옳다 여겼는데 점차 지금의 순간들 덕에 행복을 느껴가는 나의 모습을 보며 내가 옳지 않았던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사람은 어느 시기에나 내가 쌓아온 것을 무너뜨리는 논리를 맞이할 때 성장할 기회를 얻는다 생각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2022년 말의 나는, 더 나은 내가 될 기회를 충분히 얻고 있는 행복한 사람일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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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equiett · 947779 · 22/12/01 00:33 · MS 2020

    안녕하세요, 옛날 제가 힘들었던 그 순간에 위로가 되는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비록 책참 님에 대해 오르비 아이디, 학교 말고는 아는게 없지만 앞으로의 인생에 대해 힘들더라도 좋은 일이 더욱 더 많길 바랍니다 행복하셨으면 합니다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언제나 응원합니다 파이팅!

  • 책참 · 1020565 · 22/12/01 01:21 · MS 2020

    thequiett 님 잘 지내셨는지요! 말씀을 잘 읽어보니 왠지 과거에 저와 대화를 나눴을 때보다 많이 기쁜 것 같아 보여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제 생각을 조금 말씀드리고 또 응원해드리고 싶은 마음을 보였을 뿐인데 이렇게 감사 인사를 들을 수 있어 참 기쁩니다. 저도 비록 thequiett 님에 대해 오르비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 말고는 아는 것이 없지만 앞으로 삶의 순간들을 쌓아가시며 힘든 때가 오더라도 잘 이겨내시길, 또 좋은 일이 더 많이 다가가길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p.s. 이번주 금요일 저녁에 쇼미더머니 볼 생각에 들떠있었는데 릴러말즈x더콰이엇 팀의 '아저씨' 무대 보며 thequiett 님 생각이 날 것 같군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