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폴로18 [1171474] · MS 2022 · 쪽지

2022-11-23 21:14:55
조회수 3,631

한번 써보는 모쏠비동정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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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건 아니고 올해 초 수능공부(그땐 했었음)한다고 멘탈 빠개지려던 때임


이 ㅂ신은 맨날 멘탈이 빠개지려 하면 옾챗을 기어가는 잣같은 습관이 있었다


맨날 얼굴 까고 옾챗하면 바로 익명의 누군가에게 부모님 생존여부를 듣는 일상의 연속이었지만 그 날은 무슨 오기였는지 에라이 야발하면서 그냥 동네 친구 구한다고 얼굴 안까고 방을 팠음


그런데 연락이 와버림




대충 이야기를 나누는데 그 사람은 21살이고 근처 동네 살면서 같은 지역 대학 다니는 여대생이었음


나보고 몇살이냐고 물어보길래 엄... 하다가 미짜라고 하면 왠지 퇴짜맞을 거 같아서 20살이라고 구라를 쳐버림(얼굴이 삭아서 가능했음)


대학은? 이라고 물어보길래 근처 대학으로 적당히 구라칠까 하다가 잘못엮이면 잣되므로 걍 재수생이라고 입을 텀


어쨌든 한 2~3일 톡을 나누다가 한번 만나서 카페라도 가재서 팔딱거리는 심장을 붙잡고 나름 꾸민(거라 생각했지만 찐따티 풀풀나는) 채로 약속 장소인 근처 우체국으로 갔음




근데 약속 시간에서 5분 지나도 안보이더라 사람이?


옾챗에서 낚시짬 좀 먹은 도태남인 난 걍 아 ㅋㅋ 월척이었나 하고 가려는데 뒤에서 누군가 "저기..." 하면서 날 불렀다


허미? 하고 돌아보는데 키는 160 정도에 몸무게는 50~55 언저리? 인 통통이라 하면 양심없고 뚱뚱이라 하기엔 조금 욕같은 사람이 우물쭈물하고 있었다


서로 존나 어색하게 인사를 나누고는 근처 카페로 갔는데 여기서 문제는 내가 마지막으로 여자랑 대화를 나눈지 6년 정도 된 히키찐따자폐아란 사실이었다




존나 상투적인 음 취미 있으세요? 뭐 좋아하세요? 따위 대화만 지껄이는데 대화가 잘 될리가?


그래서 상대쪽도 엄... 이란 표정이었고 결국 대충 커피(잣도 맛없었음)만 마시고는 카페를 나왔다


일단 오늘은 좀만 걷다가 헤어지자길래 아 야발 잣됐구나... 하고는 그 누나가 온 방향쪽으로 걸어가려는데 누나가 뜬금포로 반대쪽으로 성큼성큼 걷는거임


????이란 표정으로 있으니까 그 누나가 "야 그래도 만났는데 바로 헤어지게? 대화는 좀 해야지" 라면서 동네라도 한바퀴 돌자고 하더라


그래서 그 누나와 엉성한 거리감을 유지하면서 같이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 누나는 나처럼 학창시절 여러 안좋은 일로 성적을 꼬라박고 대학을 원래 성적보다 한체급 미끄러진 사람이었다


그래서 자긴 편입을 준비중이라길래 당시 수험감수성 만땅이었던 내가 존나 감성에 차서 뭐라뭐라 응원의 멘트를 지껄였음(존나 오그라드는 말이었던거만 기억남)


근데 누나가 말을 곰곰히 듣더니 풉. 하고는 웃음을 터뜨림


난 아니 내가 아무리 빙신같아도 그렇지 대놓고 웃네 싶었는데 누나는 나름 자신의 기운을 북돋아주려는 내가 퍽 귀여웠던건지 고맙다는 말을 해줌


그리고는 엉성하게 떨어져 있던 내 패딩 주머니로 손을 쑥 집어넣더니 뜬금없이 손을 붙잡더라




모쏠ㅇ다인 나는 당연히 어버버버버ㅓ법ㅂ버버 하고 있는데 누나가 "너 모쏠이래매~ 왜, 싫어?" 라면서 배시시 웃더라


분명 객관적으로 이쁜 사람은 아니었다만 난 그럼에도 잠깐 설렜던 거 같다 덕분에


그 후로 이야기를 계속 하며 걷다보니 나름 나랑 맞는 점도 있는 누나였음


그러다가 사거리 앞에서 헤어질 때가 왔다


누나가 잘가라면서 총총 걸어가는 모습을 보고 난 앞으로 다시는 못볼거라 생각했었기 때문에(진짜로 누나가 나 비웃은건줄 알았음) 걍 아련하게 쳐다봄


그러고는 존나 추운 길을 걸어가는데 톡이 하나 오더라


갠톡하자면서 그 누나가 옾챗으로 프로필을 보낸 거였음


그렇게 난 그 누나와 갠톡을 하는 사이가 되었다




그러고는 정작 갠톡가서 뭐 옷을 골라달라니 잘 지내냐니 일어났냐니 같은 상투적인 대화만 계속됨


뭔가 누나가 날 싫어하는건 아닌데 그냥 말동무 정도로 생각하나보다~ 싶더라


그런데 만나고 한 5일 쯤 뒤 밤 나한테 또 톡이 왔다 


자기가 헌팅포차 갔다가 깡통차고 빈손으로 집가는 길인데 심심하니까 놀자는 톡이었음


저번에 누나를 만났던 장소 근처 정류장에서 기다리니까 누나가 버스에서 총총 걸어나오더라


근데 누나가 헌팅포차에서 한잔 기울였는지 좀 취한 상태였음


경북대 캠퍼스에서 좀 걷자고 하길래 알겠다고 하고는 걸어가려는데 또 손을 쑥 잡아채더라


또 놀라서는 헙 거리는데 누나가 "너도 좋으면서 ㅎㅋ" 거리길래 부정은 못하고 손 꼭잡고 캠퍼스 안으로 들어갔다


그날이 밤이라 캠퍼스에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았음


누나가 친구랑 같이 헌팅포차 갔는데 만나라는 남자는 못만나고 술 거나하게 취한 친구 뒷바라지만 해주고 왔다면서 살짝 취한 목소리로 불평불만을 쏟아냄


그러다가 술취해서 으지럽다고 캠퍼스 안에 어느 정자? 벤치? 에서 조금 앉아서 쉬어가자길래 ㅇㅋ 하고는 앉아서 쉬고 있었음




앉아서 또 노가리 신나게 까다가 내가 누나는 연애도 해보고 좋았겠다면서 난 모쏠이라고 푸념하니까 누나가 에휴 모쏠새기 ㅋㅋㅋ 하면서 놀리더라


그래서 내가 조금 빡돌았는지 모쏠 맛좀 봐라 ㅋㅋ 거리면서 누나 손을 확 붙잡음


근데 누나 반응이 술취해서였는지는 몰라도 몬가... 몬가 이상했다


손 잡은걸 떨쳐내지도 않고 그대로 자기도 꼭 잡더니 그대로 있는거임


내가 ???? 거리고 있는데 누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ㅋㅋㅋ 너 모쏠이래매... 그럼 여자랑 암것도 못해봤겠네?"


"당연하지 ㅋㅋㅋㅋ 손잡아본 거도 누나가 처음인데"


"그럼 너... 가슴도 안만져봤겠네?"


"???? 당연......하지?"









"만져... 볼래?"








다음편은 수위문제로 없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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