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팁 4. 논술에는 운이 얼마나 작용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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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칼럼을 쓰기 전에, 칼럼을 쓰는 사람이 누구인지 소개를 해야겠죠?
나는 성균관대학교 법학과, 연세대학교 철학과 석사, 캠브리지대학교 철학과 석사를 졸업하고, 현재 연세대학교 철학과 박사과정에 재학중인 여러분의 선배/선생님입니다^^ 그리고 교수님들이 논문을 싣는 한국연구재단 학술지 ‘논리연구’에 (학생으로서는 예외적으로) 논문을 게재했어요. (혹시 궁금한 사람은 구글에서 On Nominalist Paraphrase 쳐 보세요ㅋ) 때문에, 선생님은 출제위원의 관점을 ‘다소’ 이해한다고 말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그래서 여러분께 비교적 안전한 팁을 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선생님은 논술을 연구하고 가르친지 10년이 조금 넘었는데요! 그동안 선생님이 논술에 대해 느낀 중요한 노하우를 여러분과 나누고, 또 여러분이 자주 궁금해 하는 것들에 대해 선생님이 도움을 줄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 몇 가지 주제에 대해서 칼럼을 써 보고자 합니다.
선생님의 경력을 보고 “공부 오래 해서 인문학적 지식은 많은데, 선생님의 지도는 최신 수험적합성이 떨어지는 거 아닙니까? 인문학 배경지식이나 강의하시는 거 아닌가요?”하고 염려하는 학생들이 몇몇 있어서요, 선생님의 올해 제자들의 합격증을 공개하겠습니다. http://blog.naver.com/opime 선생님의 제자들이 매년 약 10명 가까이 합격하고, 지난 2년 동안에도 선생님의 도움으로 14명의 학생이 (거의 일반전형으로)합격했습니다. 한 명의 개인 선생님으로서는 나쁜 스코어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러니, 내 조언이 한 번쯤 귀 기울일만한 가치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논술과 운에 대해서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많은 학생들이 저와 상담할 때 ‘논술은 어차피 운 아닌가요? 열심히 해도 운 안 좋으면 떨어지고, 열심히 안 해도 운 좋으면 붙는 거 아닌가요? 그러니 열심히 할 필요 없지 않나요?’ 하고 질문을 합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논술에는 어느 정도의 운이 작용하는지, 그리고 그게 여러분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서 글을 써보겠습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논술에는 상당부분의 운이 작용합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먼저 알아야 할 것은, 논술에만 운이 작용하는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많은 것들이 운의 영향을 받죠. 심지어 수능도 운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예를 들어, 내가 국어에 강하고 수학에 약하다면, 국어가 쉽고 수학이 어렵게 나오는 수능은 내게 악운이겠죠. 이런 일은 심지어 한 과목 안에서도 발생합니다. 내가 미적에 강하고 확통에 약한데, 미적 문제는 모두 어렵고 확통 문제가 쉬웠다면, 이건 운이 좋은 사례겠죠. 즉, 운은 논술 뿐 아니라 어디서든 작용합니다. (그런데, 수능이 운에 영향을 받으니, 수능 공부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학생은 없겠죠?)
그런데, 논술은 분명 수능보다 운이 더 많이 작용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왜냐면, 어쨌거나 시험이 서술형이기 때문에, 같은 답안이라도 채점자에 따라서 점수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학생이 제시한 근거가 얼핏 보기에는 맞는 것 같지만 잘 생각해보면 실제로는 좋은 근거가 아닌 경우, 연로한 국문과 교수님께서 점심 드시고 졸리신 상황에서 채점하신다면 이를 그냥 유효한 근거로 여기고 넘어갈 수 있지만, 젊고 깐깐한 철학과 교수가 배고픈 상태에서 채점한다면 점수가 깎이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채점자에 따른 이런 점수 편차를 막기 위해 학교마다 방안을 마련합니다. 예를 들어 한양대학교는, 시험지를 두 명의 채점관이 채점을 하도록 하고, 둘의 채점이 7점 이상 차이가 나면 제 3의 채점관이 다시 채점을 한다고 합니다. 이를 두고 한양대학교 논술 출제자는 자교의 논술 시험이 매우 객관적이라고 자랑스럽게 말을 하던데, 이건 다른 한편으로는 같은 답안임에도 불구하고 발생하는 6점 정도의 점수차는 얼마든지 그냥 넘어갈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 6점이 실은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한양대학교에서 밝히길, 합격선 바로 아래 많은 지원자가 몰려 있다고 합니다. 즉, 많은 학생들이 아슬아슬하게 탈락한다는 거죠. 그러므로, 6점차는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봐야 합니다. 이렇게, 논술에는 분명 상당부분 운이 작용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운에 영향을 받는 학생들은, 이미 합격권 근처에 있는 학생들 뿐입니다! 이 점이 여러분에게 중요해요. 거의 비슷한 답안을 쓰고도 운이 좋아 붙거나, 운이 나빠 떨어질 수 있으려면, 이미 합격권 근처에 와 있을 정도의 실력이 있어야 한다는 거죠. 그러나 여러분들 절대 다수는 합격권으로부터 (안정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논술 경험이 풍부하지 않은 경우, 보통 독해도 엉망이고, 문장도 길고 비문 투성이인데다가, 문단 구성도 형편 없고, 무엇보다 출제자가 뭘 묻는지를 정확히 파악 못하는 경우가 절대 다수입니다. (물론 재능이 뛰어난, 예외인 학생들도 있겠지만요.) 이런 학생들은, 운의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이런 학생들이 운이 좋아서 붙는 경우는 거의 있을 수 없어요. (다른 한 편으로는, 아주 훌륭한 답안을 작성하는 경우도, 운이 나빠서 떨어질 확률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겠죠. 그런데 이런 경우도 아주 예외라고 봐야 할듯 합니다.)
그러므로, 논술에 운이 작용한다고 해서 공부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 착각입니다. 일단 합격권에 도달할 만큼 실력을 갖춘 후에 걱정을 하기 바랍니다. 그렇지 않다면 수시를 (안정적으로) 포기하는 셈이 되겠죠.
물론, 논술 공부를 열심히 해서 합격권에 도달한 후에, 운이 나빠 떨어지는 상황을 걱정하는 건 충분히 이해를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논술 공부를 안 하는 건, 운이 나빠 수능을 못 볼까봐 수능 공부를 안 한다는 것만큼이나 이상한 일이겠죠.
다행인 것은, 논술 대비에 많은 시간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논술 공부에 쓰는 시간은 일주일에 6시간 정도면 충분합니다. 일주일에 하루 미만을 투입하여 수시 합격 확률을 유의미하게 높이는 것 (그리고 수능 국어에도 많은 도움을 받는 것)은 충분히 합리적인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자, 그러니, 논술이 운에 영향을 받는다는 이유로, 논술 실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논술 공부를 소홀히 하는 일은 없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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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내일은 자른다
붙는 확률을 높인다는 것을 저는 '필연적 운'이라고 부릅니다 ㅋㅋ
선발인원 6~70명에서 3~4차 예비 4번이었으면
다른 분이 채점했으면 붙을 가능성이 있었던건가요?ㅠㅠ
나는 그렇게 생각해요ㅋ 학생은 아마도 1~2점 차이로 낙방한 것일텐데, 그렇다면, 심지어 같은 사람이 채점을 했더라도 (만약 다른 상황에서 채점을 했더라면) 붙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고등학교 3년 동안 교내, 교외 논술대회에서 받은 상장만 13개입니다. 그 중에서 고려대학교 교수님들이 직접 첨삭하시는 대회에서도 입상하였고 전국 대부분의 학교 학생들이 치뤘던 중앙대 모의 논술에서도 1등급 받았습니다. 하지만 작년 고3때 수시 논술 4장 다 떨어지고 강남대성에서 살고있습니다.
논술은 100% 운입니다.
정말 안타까운 사례네요ㅜㅜ
나도 내 제자들 중, 잘 하는 애들이 떨어지는 걸 보면 가슴이 정말 너무 아픕니다. 그런데, 다행이, 그 애들 중 상당수가 다음 해에는 논술로 붙어요. 학생도 너무 낙담하지 말고, 올해 논술 (맘을 비우고) 잘 보기 바랍니다.
학생이 그 전에 수상했던 것들도 모두 운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죠?
저도 케임브릿지 유학 생각하고 있는데 장학금 관련해선 어디서 알아 봐야 하나요? ㅠㅠ 관정 같은 덴 이공계 위주인 것 같아서여..
일단 케임브릿지 학교 자체에서 주는 다양한 장학금(Gates 장학금), 학과에서 주는 장학금, 칼리지에서 주는 장학금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영국 정부에서 주는 장학금도 있고 (이름은 기억이 안 남), EU에서 주는 장학금도 있어요.
국내도 삼성, 관정, 고등교육재단 등등이 있고요.
그런데, 가급적 마음을 비우세요ㅋ 나도 다 떨어지고 결국 자비로.. ㅠㅠ
물론, 유학을 통해서 배운 것들을 생각하면 하나도 아깝지 않습니다.
여기서 선발하는 기준이 어떻게 되나요......? ㅠㅠ 그냥 학업계획을 즁시하는 건가요? 그리고 전적대에서 gpa를 많이 보는지..도 궁금합니다 ㅠㅠ
일단 GPA는 모든 학과에서 중요하지만, 나머지는 학과마다 달라요. 철학과는 writing sample, 즉, 지원자가 쓴 논(술)문이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혹시 친구나 아는 분 중에 archaeology/anthropology 다니신 분 계신가여? 여기선 멀 보는지 궁금하네여 ㅠㅠ
안타깝게도 없습니다 ㅠ 근데 이 글은 논술에 대한 글이니, 유학에 대한 질문은 쪽지로 부탁할께요^^
논술학원에서 합격하지 않을 수 없는 답안이합격하지 않은 적은 없다라고 하던데.. 여튼 논술러들 화이팅
과 낮은거쓰다가 눈치싸움져서 정시론 가장높은과가 점수낮을수도있지안나요? 예를들어 작년 한양대 기계과가 건축과보다 논술점수 낮던데??
연대 7명 모집에 예비 1번으로 탈락한거면 이것도 운인가요..?
당연히 그렇죠. 특히 예비 1번이라면요. 학생이 쓴 답안은 합격해도 하나도 이상할 게 없는 답안이었으리라 생각합니다. 학생 포함 합격생들이 썼던 답안 총 8개를 다시 한 번 그 교수님들이 그대로 채점을 한다고 해도, 붙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쉽게 8등이 된 답안을 7 등으로 할 수도 있었겠죠.
저도 교내 글쓰기 상만 10장정도고..
나름 유명한 논술학원에서 일년내내 상위권을 유지했는
2년연속 한자리수 예비(3번, 7번)로 광탈했어요...
논술에서 합격과 예비를 가르는 미묘한 점수 차이는 어디서 나오는 것이며, 도대체 어떻게 메울 수 있을까요..?
그 미묘한 차이는 결국 기본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교내 글쓰기 상은 크게 의미가 없고 (독해가 절대적으로 중요한 논술시험과 글짓기는 다를테니까), 유명 논술학원 채점도 나는 못 믿겠습니다. 유명학원 첨삭은 보통 대학생 알바생들이 하지 않나요? 대학생들 채점은 결코 믿을만한 게 못 되죠.
그러니, 학생이 말한 성과들은, 그렇게 신빙성있는 지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예비로 떨어졌으면 광탈은 결코 아니죠. 학생은, 기본실력이 조금만! 더 좋았더라면 충분히 붙었으리라 생각합니다.
님께서 쓰신 논술답안을 공개해주시면 안되나요(연대 사회규범 문제라던가..) 예전부터 글 잘보고있었는데 답안이 어떻게 차별화 되어있는지 궁금합니다.
그럴까요?^^; 일단 글 잘 읽어줘서 고마워요ㅎ 안 그래도 연대 기출 중에서 정답 논란이 많은 문제 예시답안을 공개해볼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긍정적으로 검토해볼께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