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day Commander [887105] · MS 2019 (수정됨) · 쪽지

2022-11-17 13:13:43
조회수 6,101

영어 학습방향 확실히 정리해주는 글 수요조사합니다.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59464548

안녕하세요. 


저는 문법&구문독해 지도 전문 강사 겸, 영포자 지도 전문 영어강사 Good day Commander라고 합니다.



2019년 초중순부터 오르비에 글을 쓰기 시작한 후 어느덧 오르비에서 쓴 글이 100개를 훌쩍 넘어간 것 같습니다.


저는 그때부터 2022년 초까지 쭉 글을 써오다, 2022년 1월 30일, "더이상 오르비에 작성할 글이 없다. 내가 전하고 싶은 내용들은 모두 전했다"라는 생각이 들어 이후 거의 글을 쓰고 있지 않습니다.


그 이후 지금까지 줄곧 수년동안 준비해온 교재 집필 마무리와 영어 수업에만 집중하면서 지내오고 있습니다만 

딱히 글을 자주 쓰지 않아도 이전에 쓴 글들을 통해 학생들의 질문이 자주 들어오곤 합니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자주 느낍니다만 방법과 방향을 모르는 채로 영어를 이상하게 공부하는 분들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이번주에 들어 그런 학생만 대여섯 명은 본 것 같습니다. 

물론 그런 분들은 이번주 뿐만 아니라 몇년 전이나 지금이나 항상 있어왔습니다.



얘기를 들어 보면 뭔가 열심히는 했는데, 결과물은 정말 아닌, 그냥 노력만 쏟은 케이스인거죠.

이런 케이스가 제일 안타깝습니다. 힘들게 노력했는데 그게 거의 다 무의미한 경우 말입니다.





공부는 열심히 한다고 잘 할 수 없는 겁니다. 공부는 잘 해야 잘 할 수 있는 겁니다.

대입시험을 준비하면서 '노력'은 그냥 기본값이고요.


머리가 좋은 사람, 운이 좋은 사람은 금방 요령을 깨닫고 무엇을 공부해야 할지 알아가지만 절대다수 평범한 머리를 가진 사람들은 결코 그 요령을 쉽게 깨달을 수 없습니다.


아무리 죽어라 뛰면 무얼 하겠습니까? 결승점의 반대 방향으로 뛰어가는 사람은 영원히 결승점에 도달하지 못합니다.


그 후에 그 사람은 뭐라고 얘기하겠습니까? "나는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가 좋지 못했어. 공부에 재능이 없나봐." 라고 말하겠지요. 공부에 재능이 없는게 아니라 어떻게, 무엇을 공부해야 할지 모르고 무작정 하니까 안 나오는 겁니다.



참고로 제가 주로 지도하는 학생들은 4~9등급 학생들입니다. (물론 상위권 학생들도 '당연히' 많이 지도합니다) 


영어를 살면서 처음 공부한다는 사람, 영어를 공부해본 적이 없는 사람, 그냥 영포자, 학원에서 몇 년 다녔는데 답 안나온다는 친구들 등. 그리고 그런 중하위권~최하위권을 지도하면서도 "이 친구는 정말로 공부에 재능이 없구나. 쉽지 않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학생은 100명중 서너명밖에 안 됩니다.


즉 "난 영어에 재능이 없나봐. 영어가 너무 어려워."라는 생각을 하는 학생들 중 절대다수는 사실 재능의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그냥 이상하게 공부하니까 실력도 안오르고 성적도 안나오는거죠.




오르비는 공부를 잘 하는 분들이 아주 많습니다. 오르비에서 영어 2등급은 명함도 내밀지 못하거니와 1등급을 받는 분들도 너무 흔하고, 심지어 강사인 저보다 문제를 더 빠르게 푸는 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본인이 공부를 잘 하는 것과 타인을 잘 이해시키는 것은 분명히 다른 사안입니다.

(애초에 무엇을 가르쳐야 할지 그 범주, 범위까지 모두 명료하게 알고 있어야합니다)


또한, 본인이 공부를 잘한다고 해서 본인이 그 과목 전반의 학습과정을 모두 이해하고 있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본인은 본인이라는 한 명 혹은 몇 명정도분의 케이스만을 본 경험이 있겠지만, 강사는 최소 수십, 많게는 수백 수천명의 케이스를 보고, 그들을 올려놓은 경험이 있거니와 애초부터 그게 직업인 사람들이니까요.


그리고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바로 조언을 너무 쉽게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조언을 주고 받고 하는 건 저를 비롯한 모든 유저분들의 자유입니다.


하지만 중위권, 하위권 학생들은 어떤 조언이 자신에게 도움이 될지 판단할 능력이 부족합니다.


그래서인지 일단 상위권 분이 조언을 주면 그대로 수용하고 따라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공부를 잘 하는 분이 본인의 경험에 빗대어 하위권 중위권에게 조언을 해줄 때 그 조언이 그 학생에게 적합하지 않은 경우도 자주 봅니다.


그 결과 중위권OR하위권 학생들은 상위권분들의 조언을 따라 성실히 공부하겠지만, 대부분은 뜻대로 잘 풀리지 않을 것이고요. 그 이유는 사람마다 베이스(시작점), 지능, 성향이 모두 다른데 상위권 학생들의 조언을 그대로 따라해서 잘 된다는 보장이 전혀 없거니와, 애초에 조언의 내용부터도 하위권 학생들에게 맞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며칠전에도 오르비에서 '누가 구문독해부터 해보라고 해서 XXX 열심히 들었습니다'하고 찾아온 학생이 있었는데 학생의 상태가 완전히 제로베이스였습니다ㅜㅜ. 그냥 문장 한 줄조차 제대로 읽지를 못하는 상황이고.. 그 학생은 몇 번이나 강의를 돌려볼 만큼 꽤나 성실히 공부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학생의 노력이 모두 수포가 되어버린 겁니다. 그렇다면 그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집니까? 처음 그 조언을 준 사람은 도대체 누구이며, 무슨 책임을 질까요? 안 지겠지요. 질 수도 없을 겁니다.


사실 이건 오르비 뿐 아니라 어떤 입시 커뮤니티에서건 매일 발생되고 있는 안타까운 일이기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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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비를 하다 보면 가장 안타까운 것은 다들 영어를 너무 물로 본다는 사실입니다.


분위기 자체가 '영어? 그냥 대충해도 2~3은 나오던데?' 라는 분위기가 너무 강해요.


오르비에서 영어는 "그냥 단어만 알아도 2는 뜨지 않음?", "문법같은거 왜함? 난 그냥 공부안해도 2등급 나옴 ㅋㅋ"


이게 제가 몇년간 지켜본 오르비에서 영어과목에 대한 인식입니다.


그리고 수능 한달, 길게는 석달 남겨두고 찾아와서 어떻게든 1등급, 2등급은 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그 시즌만 되면 저한테 그런 문의가 정말 정말 많이 쏟아져옵니다.


그러면 제가 그분들의 간절하고 절박한 마음은 이해하면서도 쓴소리를 안드릴 수가 없어요.


그렇게 중요한데 도대체 왜 공부를 안하신 거냐고 말입니다. 도대체 왜? 다른과목이 너무 중요해서요? 


하지만 결국 다른 과목 하다 영어를 못하면 의치한을 못가지 않냐고 물어보면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합니다.



몇몇 분들이 '그냥 단어 많이 외우고 기출만 풀면 2는 나옴', '그냥 많이 보다 보면 됨' 등의 가벼운 조언을 해주곤 하시지만 그 조언이 본인에게 맞는 조언인지, 맞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진행해야 도움이 될지 판단할 능력조차 없는 분들은 그로 인해 본인들의 수능점수는 완전히 뒤바뀌게 됩니다.



그런데 그렇게 '영어 별로 안 어렵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은 대부분이 아마 (일반고기준) 최소 반에서 한손가락 안에 드는 사람들일 겁니다. 또 오르비에서 뱃지 달고 있는 분들은 평범한 일반고에서는 전교권에서 놀던 분들이 많아요.


여러분들이 만약 일반고에서도 지극히 평범하다, 혹은 평균이 안 되는 학습성취를 거두고 있다?


그분들의 조언은 안타깝지만 여러분들에겐 별 도움이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분들과 여러분들의 학습지능, 언어적 감각의 차이는 안타깝지만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심지어는, 그런 조언들이 도움이 아니라 독이 되는 경우도 많이 봅니다.



저는 누군가에게는 '고리타분한 내용의 글을 쓰는 강사'로 보일지 모르겠지만 제가 아니라 여러분들 중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유명하고 실력 있는 강사님들께서도 "영어공부시간 많이 투자해야 한다. 1등급 목표면 솔직히 하루 2시간은 봐야 한다."고 말씀하시곤 합니다.


제가 지금 이 글에 적어놓은 내용들 대부분, 수X휘든, 오X비든, 영어강사님들께서 공통적으로 언급한 적이 있는 내용들을 짜깁기해서 제가 다시 쓴 것에 불과합니다. 저만의 주장도 아니에요. 어느 강사님의 글을 보더라도 어렵지 않게 비슷한 내용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만약 "문제풀이를 하기 이전에  단어공부와 문법&구문독해공부를 잘 끝내놓는 것이 중요하다"와 같은 말들이 고리타분하게 느껴진다면, 여러분들은 현실을 외면하고 있는 겁니다.


누군가가 그 틀린 길을 맞다고 말해주길 바라는 겁니다. 옳지만 어렵고 험해보이는 길은 가고 싶지가 않은 겁니다.


쉽고 간단해보이지만 위험한 그 길을 맞다고, 잘 가고 있다고 말해줄 누군가를 찾아다니시는 것일지도 모르겠군요.



정작 강사님들은 대부분 다 그런 고리타분한 얘기들을 말씀하고 계신데 말입니다.



어쩔 수 없이 강사들의 조언글은 여러분들에게 고리타분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적게 공부해서 높은 성취를 거둔 최상위권 학생분들의 조언이 더욱 여러분들에게 매력적으로 와닿을 수 있어요.



하지만 그들과 여러분들의 학습 지능과 시작점, 언어적 감각은 차이가 극명하다는 걸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강사들은 빠른 길을 몰라서 빠르게 가르치지 않는 게 아니며, 스키밍을 쓸 줄 몰라서 스키밍을 안가르치는게 아닙니다. 그게 되는 것 자체가 이미 실력이 있는 사람들이고, 실력이 없는 사람이 바로 그런 기술을 쓰는 건 어렵기 때문입니다.



다시 돌아와봅시다.


적지 않은 분들이 '영어를 최대한 적게 공부하고, 어떻게 해야 더 좋은 결과를 받을까'에 여념이 없습니다.


물론, 효율을 따지는 건 좋습니다. 하지만 따지고 따지다 보면 그 끝에 남아 있는게 효율성일까요?


그건 그냥 개념부실에 n수로 가는 직행열차일 뿐입니다.


머리 좋고 센스 좋고 + 어릴때부터 영어 꾸준히 했으면 그렇게 막 공부해도 생존해서 1받는 거고, 

머리 좀 안받쳐주고 언어적 감각 없고 어릴때부터 영어 안했으면 똑같이 공부해도 3나오는 겁니다.


그게 똑같은 방식으로 공부를 해도 누구는 잘 되고 누구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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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이 몹시 길었습니다.


본론은 '그래서 영어 학습글 필요한 분들이 계시냐?'입니다. 어차피 글을 쓰더라도 읽는 사람이 없으면 의미가 없는 글이 되어버립니다.


저도 요새 집필때문에 새롭게 글을 쓸 시간이 없을 것 같아서 그 대신 이전에 써왔던 글들을 바탕으로 재구성해서 다시 올려보려 합니다.


리메이크를 한다면 예전에 썼던 '정도(正道) 시리즈'를 리메이크해볼까 합니다.


그때 썼던 글의 구성은 총 4편으로


1편: 영어의 근간, 어휘편

2편: 영어의 시작, 문법편

3편: 영어의 꽃, 구문독해편

4편: 영어의 완성, 지문독해편


입니다.


1주에 하나정도라면 어떻게든 올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만

딱히 필요한 분들이 없으시면 저는 그냥 하던 집필 마무리에 집중해보려 합니다.


수요가 많지 않다면 죄송하지만 예전에 쓴 글 중 '정도(正道) 시리즈'를 참고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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