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슨한최선 [1003486] · MS 2020 (수정됨) · 쪽지

2022-11-17 03:56:07
조회수 18,294

[인문 논술] 논술 파이널, 학원 다니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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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아마 자기 직전의 변덕인지 갑자기 글을 쓰고 싶어져서 씁니다.

매우 가끔씩 오르비에 들어올 때가 있었긴 하지만.. 글을 쓰는 것은 10년이 넘은 어느 시점 같네요.

몇 시간 후 수능이라서 수험생 때 생각도 나는 것 같고, 올해 유독 이런저런 일이 많아서 그런가.. 

뭔가 감성적이고 몽롱한 밤이네요. 그냥 너무 졸린 것 같기도..?

아마 일어나서 글을 지울 수도 있겠지만 혹시라도 누군가에겐 도움이 될 수 있으니 우선 끄적여볼게요.

아마 제 합격 이력 등을 밝히는 것이 조금은 더 글의 신빙성을 높일 수 있겠지만, 제 신상을 굳이 노출시키긴 싫어서 그냥 써볼게요. 그냥 하나만 말하자면 저도 논술로 대학을 갔고 여러 해 연속해서 여러 학교를 붙은 사람이에요.

제발 한번만 읽어봐요. 비싼 돈 내고 무의미한 파이널 듣는 행위에 대한 사전적 고찰을 무료로 할 수 있어요.


1. 

본론으로 들어와서, 제목을 조금 자극적으로 지은 것은 아마도 수능이 끝난 시점에 부랴부랴 논술을 준비하려는 학생들이 분명 있을 것 같아, 그 학생들을 위해 말하고 싶은 지점들이 있어서 어그로를 살짝 끌고 싶었네요. 핵심만 말하고 싶은데 잘 전달이 될 지 모르겠네요.


2. 

1) 인문 논술은 확실히 오해도 많고, 잘못된 정보도 많은 전형의 시험인 것은 확실합니다. 그에 비해 검증된 전문가들이라 할만한 인력풀이 딱히 존재하지 않고요. 그래서 뭔가 서로 잘났다고 주장하는데, 학생들 입장에선 이에 대해 변별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인 사업을 하면서, 꽤 오랜 기간 대치동에서 팀 단위로 논술 수업도 진행하는 필자인데, (광고 목적의 글이 아니에요, 올해 수업은 어차피 이미 마감이 되었기도 하고..) 참.. 다양한 경우들을 본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한 학생이 대치동에서 유명한 학원의 논술 기본반을 다니다가 제게 왔을 때, 기존의 학원에서 썼던 답안들을 보았는데.. 제가 본 적이 없는 문제들이라 참 신기해서 찾아보니, 죄다 200X년의 문제더군요. 그 때 느꼈던 것은 : 대치동이 이러하다면.. 정말 타 지역은 난리도 아니겠구나.

<국어 과목>의 경우 시장의 크기가 확보가 되어 있고, 정규 교과 과목이다 보니 강사의 자질 검증을 '시장'이 해주는데.. <논술 과목>은 그렇지가 않구나.

아니 근데 그냥 지금의 <연세대학교 인문 논술> 시험을 강사들도 보면 되는거 아닌가..? 원래의 <한양대 인문 논술>처럼 나이에 따른 불이익이나 외적 변수가 없는데? 수리 논술? 글쎄.. 그냥 핑계 같은데.. 수능 수학 개념이 중요할 때도 있지만, 매우 기본적인 개념만 알아도 풀 수 있는 경우도 많은데..? 그리고 수학 때문에 떨어지면 솔직히 말하면 되는거 아닌가.. 저는 아이들에게 말하고 올해도 봤는데..?


2) 이러한 맥락에서, 논술 파이널 강의는 신중하게 고르셔야 해요. 그런데 아마, 사실 신중하게 골라봤자 큰 의미 없으실 것 같아요. 학생이나 학부모분께서 대체 어떻게 신중하게 고를까요? <첨삭을 강사가 직접 해주는가?>, <작년의 합격 현황?>, <주위의 추천?>, <누가 A강사의 강의를 듣고 합격했다더라?>, <온라인 후기?> 무엇을 기준으로 삼는 것이 좋을까요? 그렇게 심사숙고 해보는 과정이 유의미할 수도 있겠지만, 아마.. 큰 의미가 없을 확률이 더 높아요. 

그럼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 

다음의 경우 중에서 자신이 해당하는 것을 찾고 그에 따른 조언을 참고하시면 될 것 같아요.



  A. 논술을 꾸준하게 해온 경우.

어차피 오랜 기간 논술을 해온 것이라면, 굳이 새로운 논술 학원을 찾으려 하진 않을 것이니, 다니던 학원을 다니면 된다.


  B. 논술을 처음 한다. (이게 본론)

     a. [본인이 생윤사 과목 등을 좋아한다 / 잘한다 or 국어 성적이 높다 등등]  CASE
         첫번째 충고 :
         <5일만에 ~대 논술에 붙었더라>류의 경우는, 

         이미 사고력이나 독해력 등이 완성되어 있는 경우일 수 밖에 없고, 

         이런 케이스들은 아무리 자아의 객관화가 어려운 어린 나이일지라도, 본인이 꽤 똘똘한 편인 것을
         일정 부분 자각하고 있어요. 이런 학생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우선 그 학교의 논술 가이드 북을 반드시 활용하여 자습하라는 것이에요.
         '첨삭'이라는 것이 유의미하려면, 
답안에 쓸 각 문장에 대한 필연성이 자각이 어느 정도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상태라면 우선은 논술가이드북을 이용해서 대략적인 감을 잡는 것부터 하는 것이 우선이에요.

마음이 급한 것 알고 있지만, 3~4시간만 투자해보면, 학원을 고를 때도 더 잘 고를 수 있을 것 같아요.

         게다가 어떤 수업 내용이 뭔가 대단해 보인다면,
         본인이 멍청하거나 or 어차피 실전에서 써먹기 힘들 확률이 높아요.
         그러니 우선 기본적인 틀을 최대한 빠르게 완성하세요.
         며칠 자습해서 외대 / 성대 / 중앙대 / 경희대 붙은 아이들 정말 많이 봤어요.
         언제나 주체적인 사고가 학습의 기본이니, 학원부터 알아보느라 힘 빼지 마시고,
         수능 끝난 날만이라도 <가이드북 or 선행학습영향평가보고서> 인쇄해서 읽어보세요.
         그리고 요샌 유튜브에 해당 학교 교수님들이 직접 해설 강의도 올려놓은 경우가 많아요. 그것부터 보세요.
         두번째 충고
      좋은 논술 강사는 대치동에서도 드문 게 맞아요. 동종업계 분들을 욕하고 싶진 않지만, 솔직히 사실이 그래요.            자신 있으면 이 논술 전형만큼은 그냥 연대, 성대 논술 지원해서 인증하면 되는 것 같은데.. 
         뭐 현실적으로 그런 문화가 생기기는 어렵겠죠

         그러니 좋은 수업을 고르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줄게요.

  다음의 경우들에 가급적 많이 해당하면 더 좋을 것 같아요.
      * 너무 오래 되지 않은 수험 경력을 가지고 계신 분

         ** 논술전형으로 대학에 합격하신 분 (특히, 연고대~서강대 성대) 
            (특히, 다수의 학교에, 여러 해 동안 반복해서 합격하신 분) 
         *** 자체 출제 문제 풀리지 않는 분 
              (진짜 제발 자체 제작 문제 안 풀리면 좋겠어요. 자세한 설명은 길어지니 생략)
         **** 이상하게 논술 전형을 사랑하는(?) 느낌이 나는 분
         ***** 독해(읽기) 사고(생각) 쓰기(답안) 의 연속적 과정에서 '필연성'이 느껴지게 설명하는 분
         ****** 학교에서 발표한 자료에서 언급된 해설 이상의 '주체적 깊이'가 느껴지는 분
    >> 이 정도 조건들이 합치되면 괜찮을 것 같아요. 
         굳이 예를 들자면,
         위에서 밝혔듯이, 올해 저도 인문 연논을 보고 와서 오르비에 잠시 검색해본 적이 있는데, 그 때 본 사람이
         <유삼환>이라는 학생분?이고, 사실 꽤 놀랐어요. 어리신 분인 것 같은데 실력이 출중해보이셔서요.
          저런 분이 이제.. 좋은 강사가 되실 분이죠.
          저랑 거의 비슷한 내용의 답안이었고, 수리논술의 답까지 일치했던 것으로 기억해요.
          저는 저 분을 아예 알지도 못하고, 홍보를 해줄 이유도 확실히 없습니다.
          제 생각엔, 저 분에게 과외를 받는 것이 어쩌면 굉장히 학생 입장에서 유의미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잠시 했었           던 기억이 나네요.
         

오늘은 생각보다 글을 쓰느라 너무 많은 시간이 지나.. 꾸벅꾸벅 졸면서 글을 쓰게 됐네요.


이제 정말 곧 몇 시간 후 수능이네요. 


수험생분들은 어떤 심정으로 이 글을 읽고 계실까요.


아마 대부분은 속상한 마음이실거에요.


하지만 언제나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은 아니며, 속상한만큼 본인의 인생에 진지하다는 뜻이므로,


오늘만큼은 스스로를 위로해주세요.


정말 너무 소중한 스스로를 반드시 안아주면 좋겠습니다.


이 글을 지우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질문이 있으시다면 댓글 남겨주시면.. 하루 안에는 대답해드리도록 노력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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