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자 [294488] · 쪽지

2015-05-01 23: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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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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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어쩔수없는 상황이 생겨 서울대에 다녀왔다.
약 4년만이다.내가 서울대를 다시 방문한건.
4년만에 갔지만 생생히 기억난다 어디서 버스를 타는지 어디서 버스에서 내리는지를. 버스에서 내림과 동시에 그때의 감정이 되살아난다. 그리고 나에게 묻는다. '왜 난 이 학교에 오지 못했는가'
2년간의 군대와 1년간의 대학생활동안 난 이 질문을 잃고 살았다. 삼수가 끝난 후에 끊임없이 나의 머리를 때리던 그 질문을. 그리고 3년동안 잃었던 그 질문을.
다시 그 질문을 다시 찾은 순간 심장이 뛰기 시작한다. 조건반사.
점심시간을 알리는 종에 침을 흘리는 개처럼.
내 심장은 조건반사 중이다. 내 심장에게 말한다.
'미안하지만 너무 늦어버렸어. 다시 뛰기엔 난 너무 늙었고 난 겁쟁이가 되버렸는걸.'
그 순간 내 심장에게 미안해진다.
그리고 나의 수험생활을 되돌아본다. 재수를 하고 삼수를 했다.재수 때 예비1번으로 떨어지던 날 우리 엄마는 울었지. 우는 엄마 앞에서 난 웃으면서 말했다 '그까짓 삼수하면 되지.'
하지만 3번째 수능이 끝난 후 난 집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피시방에서 답을 맞추고 난 폰을 꺼버렸다.
몇시간 후 집으로 돌아온 날 보고 엄마는 울면서 말했다. '니가 집에 온것만으로도 난 너무 기쁘다.'
이렇게 나의 수험생활은 엄마의 눈물과 함께 끝이 났다.
그리고 다시 나에게 묻는다.
'왜 난 이 학교에 오지 못했는가.'
답은 알지만 대답은 하지않는다.
그리고 다짐한다.
절대로 다시는 이 질문을 잃어버리지 않기로.




결론은 서울대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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