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가 [1127255] · MS 2022 (수정됨) · 쪽지

2022-11-12 10:19:32
조회수 3,141

문학황 국어황들 이거 확인좀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59320542

우리가 구장님을 찾아갔을 때 그는 싸리문 밖에 있는 돼지우리에서 죽을 퍼주고 있었다. 서울엘 좀 갔다 오더니 사람은 점잖아야 한다고 웃쇰이(얼른 보면 지붕 위에 앉은 제비 꼬랑지 같다) 양쪽으로 뾰족이 뻗치고 그걸 에헴, 하고 늘 쓰다듬는 손버릇이 있다. 우리를 멀뚱히 쳐다보고 미리 알아챘는지,

 

“왜 일들 허다 말구 그래?”

 

하더니 손을 올려서 그 에헴을 한번 후딱 했다.


“구장님! 우리 장인님과 츰에 계약하기를…….”

 

먼저 덤비는 장인님을 뒤로 떠다밀고 내가 허둥지둥 달려들다가 가만히 생각하고,

 

“아니 우리 빙장님과 츰에.”

 

하고 첫번부터 다시 말을 고쳤다. 장인님은 빙장님 해야 좋아하고 밖에 나와서 장인님 하면 괜스레 골을 내려 든다. 뱀두 뱀이래야 좋으냐구 창피스러우니 남 듣는 데는 제발 빙장님, 빙모님, 하라구 일상 당조짐을 받아 오면서 난 그것도 자꾸 잊는다. 당장도 장인님 하다 옆에서 내 발등을 꾹 밟고 곁눈질을 흘기는 바람에야 겨우 알았지만…….

 

구장님도 내 이야기를 자세히 듣더니 퍽 딱한 모양이었다. 하기야 구장님뿐만 아니라 누구든지 다 그럴 게다. 길게 길러 둔 새끼손톱으로 코를 후벼서 저리 탁 튀기며,

 

“그럼 봉필 씨! 얼른 성례를 시켜 주구려, 그렇게까지 제가 하구 싶다는 걸…….”

 

하고 내 짐작대로 말했다. 그러나 이 말에 장인님은 삿대질로 눈을 부라리고,

 

“아 성례구 뭐구 계집애년이 미처 자라야 할 게 아닌가?”

 

하니까 고만 멀쑤룩해서 입맛만 쩍쩍 다실 뿐이 아닌가.

 

“그것두 그래!”

 

“그래, 거진 사 년 동안에도 안 자랐다니 그 킨 은제 자라지유? 다 그만두구 사경 내슈…….”

 

“글쎄, 이 자식아! 내가 크질 말라구 그랬니, 왜 날 보구 떼냐?”

 

“빙모님은 참새만한 것이 그럼 어떻게 앨 낳지유?(사실 장모님은 점순이보다도 귀때기 하나가 작다.)”




구장님에 대한 설명으로 옳은 것은? 

1.장인의 주장에 수긍하며, 자신의 의견을 번복한다.(ㅇ)



그냥 인정 정도로 봐야하는 것 아닌가요? 

전 성례를 시켜주는 것이 옳다만 자네 말도 일리가 있군 <-이정도로 받아들여서 번복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여기서 “그것두 그래”를 근거로 이장님이 의견을 번복했다고 볼 수 있는건가요??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