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hau67DhsuI [866524] · MS 2018 · 쪽지

2022-10-21 03: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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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부러진 길 같은 사람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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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구부러진 길이 좋다.
구부러진 길을 가면 
나비의 밥 그릇 같은 
민들레를 만날 수 있고
감자를 심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날이 저물면 울타리 너머로
밥 먹으라고 부르는 어머니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
구부러진 하천에 물고기가 많이 모여 살듯이
들꽃도 많이 피고 별도 많이 뜨는 구부러진 길
구부러진 길은 산을 품고 마을을 품고
구불구불 간다.

그 구부러진 길 처럼 살아온 
사람이 나는 또한 좋다.
반듯한 길 쉽게 살아온 사람보다 
흙투성이 감자처럼 울퉁 불퉁
살아온 사람의 구불구불 구부러진 삶이 좋다.
구부러진 주름살에 
가족을 품고 이웃을 품고 사는
구부러진 길 같은 사람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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