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차니즘 [915890] · MS 2019 (수정됨) · 쪽지

2022-10-13 22: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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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1교시 국어 절대 안 망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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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칼럼이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서 이어지는 내용을 풀어보겠습니다!

(상상도 못했는데 무려 메인추천에 갔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번에는 경어체로 쓰고 소제목들도 넣어 보았습니다.

수험 생활 전반의 경험을 담아 열심히 쓴 글입니다. 시험전략의 '매뉴얼화'의 필요성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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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칼럼

칼럼) 수능을 2번 망치면서 얻어낸 삼수생의 '시험전략'

https://orbi.kr/00058736137


매뉴얼화란?

구차니즘


점수 지키기 / 점수 도전

지난 칼럼에서 큰 틀에서의 시험전략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지난 칼럼을 읽은 분이라면, 수능 시험을 망치기는 생각보다 쉬우며, 시험을 망치지 않기 위해서는 나만의 시험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안 읽으신 분들은 읽고 오시면 이해하는데 더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지난 칼럼 내용을 짧게 설명하자면, 본인의 실력만큼 점수를 지켜내는 것은 생각보다 힘든 일이고 철저한 준비와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공부량을 넓히는 것 외에도 시험 자체에 대한 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많은 수험생들이 점수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잘 모른 채, 시험장에 가서 점수를 욕심내다가 시험을 망치게 됩니다. 이런 식의 ‘점수 도전’은 도박이나 다름없습니다. 1년에 한 번 볼 기회가 주어지는 시험에서 그러한 도박은 몹시 위험하고 확률도 낮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의 실력에 대해 인지한 채 ‘점수 지키기’를 시도하는 것이 좋은 점수를 받을 확률이 더 높습니다. 이러한 관점을 바탕으로한 자세한 저의 국어 시험 전략을 지난 칼럼에 소개한 바 있습니다.


수능장에 들어간 수험생

누구에나 대충의 계획은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계획은 수능장에 들어가서도 유효할까요?

만약, 수능장에서 국어 지문을 읽다가 글이 튕기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모든 선택지를 다 봤는데 답이 보이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누구나 자주 겪는 상황이지만, 실질적인 해결책이 준비되어있는 수험생은 많지 않습니다. 해당 문제에 대해 조금이라도 고민해본 수험생은 아마 ‘당황하지 말고, 집중해서 읽기!!’ 등의 단편적인 해결책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그보다 조금 더 준비된 수험생이라면, ‘1문단으로 돌아가며 지문의 흐름 다시 잡기’나 ‘가장 헷갈렸던 선택지부터 지문과 대조하며 확인하기’ 같은 구체적인 방법을 한 번쯤은 고민해보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긴장되는 공기와 촉박한 시간에 쫓기는 수능장에서도 위 해결책을 떠올려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수험생은 얼마나 될까요? ‘이럴 때는 이렇게 해야지~’정도로만 생각해놓았다면 수능장에서는 떠오르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가 찾은 해답은 ‘글로 정리하기(매뉴얼화)’입니다.


매뉴얼화란 무엇일까?

우리는 모의고사를 본 후, 한 번쯤은 시험을 더 잘 볼 수 있었을 방법들을 고민하고 다음번에는 개선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글이 아닌 머릿속으로만 정리해서, 시간이 지나면 쉽게 망각해버립니다. 어딘가에 정리해놓았더라도 시험지 귀퉁이나 종이 쪼가리에 써놓고 잊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그런 세부 전략 하나하나는 수험생에게 소중한 자산입니다. 만약 지금까지 고민했던 모든 전략을 A4 한두장에 정리해본다면 어떨까요? ‘글이 튕겼을 때’, ‘답이 보이지 않을 때’, ‘남은 지문 수에 비해 시간이 부족할 때’, ‘내가 어려워하는 경제 지문이 출제되었을 때’, ‘소설 지문이 너무 길 때’, ‘갑자기 화장실이 가고 싶을 때’ 등 각 상황들에 대한 대비책들을 한 눈에 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모의고사를 보며 피드백한 결과물들을 한 곳에 모으는 작업인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 기출 분석하며 익혀둔 제재, 갈래별 접근법을 총정리해둔다면, 그 한 장을 읽는 것만으로 국어 시험 전반에 대한 대비가 완성됩니다.


다음과 같이 질문하는 수험생이 있을 수 있습니다. “여러 상황에 대한 대비책들을 모아놓았다고 해도 수능장에서 안 떠오르면 무의미한 것 아닌가요?” 맞습니다. 이 모든 것은 수능장에서 떠올리기 위함입니다. 글로만 외웠다면 안 떠오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실전 모의고사”가 있습니다. 일단, 실모 전에 사전에 만들어놓은 매뉴얼을 숙지한 후 시험에 임합니다. 시험을 마치고 매뉴얼대로 적용이 되지 않은 부분을 피드백하고, 시험 중에 어떻게 했어야 했을지 구체적으로 상상하며 이미지트레이닝을 합니다. 이런 연습을 한 두 차례 반복하다보면 잘 적용이 되지 않던 대비책도 실모 중에 머릿속에 떠오르고, 어느 순간에는 직접 수행해내게 됩니다. 적용이 되지 않는 방법이 있다면 버리거나 수정하고, 새롭게 대비책을 세워야 하는 상황이 있다면 매뉴얼에 추가하면 됩니다. 이런 방법으로 지금부터 수능 때까지, 실모를 보기 전마다, 실모를 본 후에, 일주일에 한 번씩, 그리고 수능장에 가서 시험 직전에, 해당 매뉴얼을 본다면 어떨까요? 높은 확률로 수능장에서 대비책을 떠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원래 질문으로 돌아오겠습니다. ‘매뉴얼화’란 무엇일까요? ‘매뉴얼’이란 ‘시험 전체의 흐름과 각각의 상황에 대한 계획과 대비책을 정리한 것’이고, ‘매뉴얼화’란 ‘수험생 자신만의 매뉴얼을 만들고 체화해나가는 과정과 노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시험 상황을 통제하고 지배하는 수험하는 수험생

‘매뉴얼’을 사전에 검색해보면, ‘내용이나 이유, 사용법 따위를 설명한 글’, ‘사용설명서’, ‘유저 가이드’라고 나옵니다. 수험생들은 매뉴얼을 통해 무엇을 ‘사용’하고 다뤄내는 걸까요? 매뉴얼은 무엇을 위한 ‘가이드’일까요? 어색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수험생은 ‘국어 시험 전체’, 즉 ‘1교시 전체’를 사용하고 통제하고 지배해야 합니다. 매뉴얼에는 기본적으로는 시험에 임하는 마음가짐과 태도, 크게는 목표 수준(백분위), 시험 전체에 대한 조망, 풀이순서, 전체적인 시간 사용 방법, 난이도에 따른 풀이 태도, 작게는 갈래 및 제재 별 접근 방법과 풀이순서, 약점 유형 등이 담겨야 합니다. 이에 더해, ‘글이 튕길 때’, ‘답이 안 보일 때’, ‘화장실이 가고 싶을 때’ 등 시험지 내적, 외적으로 특정 상황에 대한 대비책들이 담겨야 합니다. 매뉴얼은 세부적인 문제 상황 하나하나에 대한 파편적인 대비 방안, 그 이상을 의미합니다. 즉, 매뉴얼은 ‘시험 전체’에 대한 수험생의 국어 시험 사용설명서이자 가이드입니다.


수험생이 시험 상황을 통제하고 지배한다는 것이 말이 되냐고 물을 수 있습니다. 사람에 따라 편차가 있을 수 있지만, 매뉴얼에 익숙해져서 어느 정도 경지에 이르면, 시험 상황을 통제한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최상위권의 경우, 매뉴얼로 정리되어 있지는 않더라고, 실력이 좋다보니 변수가 적어서 비슷한 느낌을 받는 수험생들이 많습니다. 시험에 대한 내성이 강하거나, 시험 상황 자체를 많이 겪은 수험생들도 매뉴얼에 담겨야 할 내용들과 감각들을 암묵적으로 인지하고 있어서, 편안하게 시험에 임합니다. 이들은 시험 상황을 스스로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고정 1등급, 고정 100 등에 도달할 수 있는 것입니다.


시험을 통제하지 못하는 경우

반면, 실력이 부족하거나, 심리적인 문제가 있거나, 시험지 전체에 대한 이해와 준비가 부족한 수험생들은 시험 내내 불안감을 느끼며 수능에 임합니다. 실력 발휘도 안 되고, 말려서 지문을 통으로 날려먹기 일수이며, 너무 많은 문제와 지문을 읽지도 못하고 시험을 마칩니다. OMR 마킹할 시간도 제대로 관리를 못해서 맞은 문제도 틀리고는 합니다.


점수가 진동하거나, 점수는 비슷하더라도 틀리는 곳이 일관적이지 않거나, 시험 중에 말리는 경우가 많거나, 시간 관리가 안 되거나, 실력은 충분한 것 같은데 항상 불안한 수험생이라면 누구나 매뉴얼이 필요합니다. 아마 고정 백분위 100정도의 실력자들을 제외하고는 모든 수험생들이 해당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수험생들은 실력자들의 스킬을 동경하느라 그들이 가진 ‘안정감’에 대해서는 놓치고는 합니다. 항상 100점 가까이를 노릴 정도로 안정된 실력자가 아니라면, 수험생들은 가진 실력을 조금이라도 더 발휘하기 위해 ‘안정감’을 얻을 수 있는 방안을 별도로 마련해 놓아야 합니다.


수험생의 유일한 선택지

시험 상황을 100% 통제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아무런 준비 없이 수능장에 들어가서 시험에 수동적으로 임하는 것과, 조금이라도 계획을 세워서 능동적으로 시험에 맞서고 대처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수많은 불확실성이 만연하는 시험장에, 계획과 매뉴얼 없이 들어가는 것은 ‘수능 도박’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말이 좋아서 도박이지, 제대로 주사위를 던져보지도 못하고 시험의 함정과 수능장의 분위기에 휩쓸려버릴 공산이 큽니다.


모든 상황을 대비할 수는 없지만, 시험 전체에 대해 큰 그림을 그리고, 등장할 법한 상황들에 대해 대비책을 세워놓는 것은 유의미합니다. ‘절대 망하면 안되는 시험’에서 안정적인 시험 전략을 세우고, 매뉴얼로 만들어 체화해놓는 것은 수능 수험생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지입니다.


매뉴얼에 담겨야 하는 내용과 그 예시 (다음편!)

저의 이야기가 설득력이 있었다면, 매뉴얼에 어떤 내용을 담아야 할지가 궁금할 것입니다.

지금 바로 풀고 싶지만, 글이 길어져서 일단은 끊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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