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란 [1031679] · MS 2021 · 쪽지

2022-10-11 13:3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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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의고사에 붉은 비 속살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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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의고사에 붉은 비 속살거려

스카이는 남의 나라


재수생이란 슬픈 천명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볼까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담긴

보내주신 학원비를 받아


이감 봉투를 끼고

대치동 1타의 강의를 들으러 간다


생각해 보면 어린 때 수시 카드를

하나, 둘 죄다 잃어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6논술이 된 것일까?


재수생은 살기 힘들다던데

시가 이렇게 쉽게 쓰여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메디컬은 남의 나라

모의고사에 붉은 비 속살거리는데


스탠드를 밝혀 졸음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수능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나는 평가원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두 번째 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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