岳畵殺 [72210] · MS 2004 · 쪽지

2015-04-07 01:25:49
조회수 3,211

의사 입지가 좁아진 이유가 정말 기존 선배의사들 때문일까요?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5867828

요즘에 의사들의 페이가 떨어진 것은 저수가 떄문이 아니다. 

왜냐면 수가는 낮은 수준이더라도 지속적으로 상승했고 

의료비 지출은 상승했다 

(OECD 통계 기준 전체 GDP 중 의료비 비중이 2000년 4.2%에서 2013년 7.4%로 

42 76.2%나 상승했습니다.)

이렇게 파이가 늘어났는데 의사 페이가 줄어드는 것은 

저수가가 문제가 아니라 선배 의사들이 꽉 쥐고 있어서 그렇다!

라는 주장을 펴는 분들이 보이네요.


100% 틀린 말은 아니지만 상당수는 틀린 말입니다.

1. 의사 수도 그만큼 늘어났습니다. 

OECD 기준 2000년 60895명이던 의사가 2013년 108909명으로 무려 78% 증가했습니다.

자 전체 파이가 42 76.2% 증가하는데 파이를 나눠먹을 사람이 78% 증가했습니다.

이게 정말 파이가 늘어난 것일까요?

http://stats.oecd.org/


2. 그나마 있던 파이 조차 쏠림 현상이 심해졌습니다.

2000년 건보 외래진료비 중 의원이 차지하던 비율과 상급종합병원이 차지하던 비율이

65.9% 대 14.9% 였다가

2012년 56.4% 대 17.7%로

의원의 파이는 줄었고 상급종합병원의 파이는 늘어났습니다.

http://www.dailypharm.com/Users/News/SendNewsPrint.html?mode=print&ID=176721

특히 상급종합병원은 소위 빅5 위주로 파이가 크게 늘어났습니다. 

빅5나 상급종합병원들을 '선배 의사 것'이라고 지칭하긴 무리가 있죠.

그 정도 병원들은 자본의 것입니다.

(일부 병원급은 선배 의사들의 몫도 있겠지만 빅5의 증가에 비하면 거의 미미합니다.)




3. 그렇지만 대형마트가 쓸어담듯이 빅5가 쓸어담는 것으로 자연스러운 현상이지 불합리한 정책 탓은 아니지 않느냐

그게 불합리한 정책 때문인 겁니다. 세계 어느 나라도 의료를 대형마트와 동네마켓 경쟁하든 방치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는 식코에서 보여준 막장 수준인 미국보다도 공공병상 비율이 떨어지는 나라입니다.

http://m.zum.com/news/society/6266278

대부분의 의료기관이 사적 자본에 얽혀 있기 때문에 이윤 추구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고, 그러다보니 3차 의료기관이 1차 의료기관이 해야 할 일까지 잠식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그러다보니 의료 전달 체계의 교통 시스템이 엉망이고 굉장히 비효율적으로 의료 자원이 배분되고 있죠. 사실 지금까진 어떻게든 땜빵으로 먹히긴 했는데 점점 더 막장으로 치닫고 있는게 현실입니다. 


----------------------------------------------

아 물론 이런 상황 남들이 먹고 버린 꿀찌꺼기 핥아먹으면서 근본적인 문제를 외면한 기존 선배의사들 문제가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나라가 의료가 개판된 것이 100% 정부정책 탓만도 아닌 것처럼 선배 의사들 잘못도 없는게 아니니까요

그래서 의사 커뮤니티에서는 기득권 의사들을 싫어하는 젊은 의사들도 실제로 많습니다. 

그렇다고 선배 의사들 싹 물갈이한다고 1,2,3번 문제가 해결될까요? 

(독재자들처럼 파이 나눠먹을 사람을 아예 없애버리면 되긴 하겠습니다만...)

근본적인 시스템이 변하지 않는 이상 좁은 우리 안에서 

인구밀도 초과 상태의 동물들끼리 싸움하는 것 밖에 안 됩니다. 

우리를 부수고 나가야 문제가 해결됩니다.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고민쟁이대학생 · 563194 · 15/04/07 09:05 · MS 2015

    일단 가장 눈에 띄는 오류는 GDP증가률을 고려치않고 비중의 변화로만 증감을 논했다는겁니다

    제가 알기론 02-13년만으로 따져도 GDP는 70%넘게 올랐습니다(GNP였나 하튼)

    거기서 큰 오류가 발생했네요 ㄷㄷ

  • 추억앨범™ · 6955 · 15/04/07 09:07 · MS 2002

    GDP가 오르면 물가도 오르죠.

  • 고민쟁이대학생 · 563194 · 15/04/07 09:35 · MS 2015

    물가상승률은 GDP에 비할바가 못됩니다 13년간 총계로 내도 130, 140% 남짓일겁니다

  • 岳畵殺 · 72210 · 15/04/07 09:43 · MS 2004

    한은 통계 기준으로 (http://ecos.bok.or.kr/)

    2010년 소비자물가지수 100으로 놓고 봤을 때

    2013.12 107.92
    2000. 1 72.298로

    거의 50% 증가했습니다.

  • 고민쟁이대학생 · 563194 · 15/04/07 10:45 · MS 2015

    전 02-13년까지 140% 전후라고 알고있었는데요 의협관계자 인터뷰 보고요 그건 정정하겠습니다

    하지만 절대적 페이가 줄어드는 것과 무관한 지표아닌가요?

  • 岳畵殺 · 72210 · 15/04/07 11:07 · MS 2004

    보통 의사 페이를 세후 단위로 따지는데

    예전에 비해 탈세같은 불법적인 수입 감소도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즉 정부에 잡히는 양성적인 수입은 늘었지만 불법적인 수입 감소 증가 폭이 더 클 수 있는 문제겠죠.

  • 고민쟁이대학생 · 563194 · 15/04/07 11:15 · MS 2015

    그거야 이 자리에서 증명하기는 불가능할거같네요...

    선생님이나 저나 어느정도는 수리통계적인 증명을 시도하는 쪽이니깐요...

  • 岳畵殺 · 72210 · 15/04/07 11:33 · MS 2004

    의사의 소득이 소득세율 최고구간에 걸리는 부분이라 이 부분은 소득 신고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세금이 크게 변합니다.

    http://socialandmaterial.net/?tag=marxist-political-economy

    우리나라 소득세율은 최고 35-38% 정도였고, 예를 들어 연간소득이 3억인 의사가 2억으로 축소 신고하면 세금만으로 3,4천만원을 줄일 수 있습니다.

    지금 연봉계산기로 계산해보니

    연봉 3억 -> 한달 세금 880만원
    연봉 2억 -> 한달 세금 500만원

    이니깐 탈세를 하냐 안하느냐에 따라 세후 페이가 많이 달라집니다.

    과거에 비해 전문직, 특히 의사의 탈세는 수치 상으로 정확히 나타낼 수는 없지만 상대적으로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건강보험 급여 적용되는 비중이 높아지다보니 탈세 여지가 별로 없습니다. 예전에 비해 신용카드/현금영수증 발급 비율도 의무화로 늘어났습니다. 피부과, 성형외과처럼 비급여 위주인 곳이 주로 탈세로 문제가 되죠.)

    세금 공제가 많아지면서 세후 소득은 제자리 처럼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봅니다.

    사실은 이게 정상적인 과정이기도 합니다.

  • 고민쟁이대학생 · 563194 · 15/04/07 12:40 · MS 2015

    탈루 덕분에 의사 1인당 의료비가 실제로 줄었는데 통계상으론 늘어났다는 주장 맞으신지요?

    의료비라는게 환자와 의사간의 상호교류같은거라 환자 입장에서 소득공제 받을려는 움직임 또한존재하는터라

    의사들의 탈루만으로 모든것이 가려지는것은 아니죠

    그래서 통계에 잡히지 않는 무언가를 주장하시면 이를 증명하기 힘들다는거구요....

    물론 실제로 줄어들었을 가능성을 100% 일축 할 수는 없겠네요

  • 岳畵殺 · 72210 · 15/04/07 13:00 · MS 2004

    탈루가 줄면서 실질적인 세후 소득이 감소했다는거죠.

    즉 세전 100 - 세후 80이던 것이

    세전 110 - 세후 70이 되면

    (탈세 추징 증가로 세금 증가)

    세전 수입은 증가했으나 (의료비는 증가)

    세후 수입은 감소할 수 있는거죠. (의사 페이 감소)


    소득 공제 같은 것도 최근 들어서 점차 혜택이 강화된 것이고 과거에는 소득 공제를 하지 않고 현금 할인하는 방식으로 탈세를 많이 했죠. 급여 항목은 탈세 하기 어렵지만 비급여는 이런 식으로 탈세하기 쉬운데 15년 전에 비해 지금은 급여가 적용되는 비중이 훨씬 늘었습니다. (지금도 비급여 시술하는 곳에서 하는 방식입니다.)

  • 고민쟁이대학생 · 563194 · 15/04/07 13:07 · MS 2015

    그렇군요....

  • 고민쟁이대학생 · 563194 · 15/04/07 09:38 · MS 2015

    또한 지금 의료계의 문제는 절대적인 페이가 줄고있는 것 때문인걸로 압니다

    왜 절대적으로 줄어드는지에 대해 탐구하기위해선 물가상승률을 고려할필요가 전혀없는것 아닌가요?

    우선 것부터 따지고 후에 논해볼만한 주제겠죠

  • 岳畵殺 · 72210 · 15/04/07 09:44 · MS 2004

    파이가 느는 속도보다 파이를 나눠먹는 사람 증가수가 더 크니

    절대적인 페이가 줄고 있는 거죠.

  • 고민쟁이대학생 · 563194 · 15/04/07 09:48 · MS 2015

    GDP증가까지 고려하면 글쎄요 ㅎㅎ

    절대적 페이가 줄어드는 이유로 들기에는....

  • 岳畵殺 · 72210 · 15/04/07 10:09 · MS 2004

    전문의 수로만 따지면

    2004년 52269명
    2013년 79157명으로 51.4% 증가했고

    같은 기간 전체 의사는
    75236명 -> 108909명으로 44.8% 증가했습니다.

    전문의 숫자 증가가 빨랐기 때문에 이런 영향도 있다고 봐야죠. (보통 의사 페이는 전문의 페이를 기준으로 얘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 고민쟁이대학생 · 563194 · 15/04/07 10:42 · MS 2015

    의사수가 많이 늘어난건 알겠는데요 의료비지출도 그에 상응하게 늘어났습니다

    GDP는 약 02-13년까지170%이상 증가했고 의료비 비중마저 늘어났으니 그 증가를 상쇄하고도남죠

    그렇기때문에 의사수때문에 절대적 페이가 줄어든다고 말 할 수는 없는거죠

  • 岳畵殺 · 72210 · 15/04/07 10:56 · MS 2004

    http://www.mo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74291

    의료비 통계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기준이 달라질 수도 있는 점이고 과거와 통계 기준이 변하면서 예전보다 증가폭이 더 커 보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과거 비급여 항목의 경우 아예 통계에서 누락되는 경우도 많았는데 (탈세 등) 급여로 전환되면서 과거에는 잡히지 않던 통계가 잡혀서 통계 상 의료비 증가 폭이 더 커보일 수도 있는 겁니다.

  • 고민쟁이대학생 · 563194 · 15/04/07 11:08 · MS 2015

    통계 산출의 어려움과 부정확성은 어느정도 감안해야겠죠

    은퇴의사수 집계가 힘든 의사수 통계도

    물가상승률도 GDP 성장률도 그러할테고요

    다만 그런 이유로 통계를거부하면 수리학적으로 어떤 결론을 낼 수 있을까요

    의료비 비중 통계도 제가 먼저 제시한것도 아닌데ㅠㅜ

  • 岳畵殺 · 72210 · 15/04/07 11:10 · MS 2004

    통계를 볼 때 그런 점도 감안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걸 보고 뜬금없이 통계를 거부한다 라고 해석하니 당황스럽네요.)

    즉 과거에 비해 지금으로 올 수록 누락되었던 부분이 새로 잡히면서 실제보다 증가폭이 커 보일 수 있다는 점 말입니다. (반대로 지금 누락되던 부분이 과거에 잡힐 수는 없으니까요.)

  • 고민쟁이대학생 · 563194 · 15/04/07 11:17 · MS 2015

    알겠습니다 저도 통계가 어느정도 오차라도 있을리가 없다.이런 사실을 무리하게 주장하고 싶진 않네요

  • 岳畵殺 · 72210 · 15/04/07 11:35 · MS 2004

    네 여러가지 지적 좋습니다.

  • 岳畵殺 · 72210 · 15/04/07 09:31 · MS 2004

    절대액수만 따지면

    2000년 최저임금이 1600원이었다가

    2015년 현재는 5580원이기 때문에 무려 3배 넘게 올랐으니 행복해야 하겠죠.

  • 추억앨범™ · 6955 · 15/04/07 09:06 · MS 2002

    굳이 선배들에게서 이유를 찾고자 한다면 기득권 독점이 아니라 각종 의료제도의 변화를 방치한 책임이 더 큽니다.

  • 고민쟁이대학생 · 563194 · 15/04/07 09:22 · MS 2015

    두번째 특정병원 쏠림은 상급병원으로만 나타나는게 아닙니다 의원급에서도 병원급에서도 나타나고 있죠

  • 고민쟁이대학생 · 563194 · 15/04/07 09:29 · MS 2015

    세번째 이런한게 선배탓이라고 보긴힘듭니다 지역민의 신뢰와 교통편리 등의 이유로 환자가 특정 의원,병원에 몰린다는게 왜 선배탓입니까?

    더 만족을 주고 더 좋은 의료를 받기위한 움직임의 일환으로 나타난 움직임일텐데요

    재래시장과 대형마트의 관계와 비슷하겠네요

    물론 상급종합병원 접근성은 대형마트에 비견되지못할정도로 좋지못하지만요

  • 岳畵殺 · 72210 · 15/04/07 10:15 · MS 2004

    여기서 얘기하는 것은 의원-의원, 병원-병원 간 경쟁의 문제가 아니라

    3차 의료기관이 1차 의료기관과 경쟁하는 문제입니다.

  • 고민쟁이대학생 · 563194 · 15/04/07 10:26 · MS 2015

    제가 말하는건 3차 의료기관의 쏠림현상이 병,의원 쏠림 현상의 일부라는겁니다

  • 고민쟁이대학생 · 563194 · 15/04/07 09:33 · MS 2015

    어떠한 어려움이 반드시 누군가의 악한 마음이 동반되어야한다는 생각은 너무 초등적이지않나요?

    그렇게 쏠림현상 완화가 쉬웠다면 대형마트 휴무일까지만들어서 대형마트의 강제적 양보를 종용할까요?

    유통관리 개선이 쉽지않다는 방증아닌가요? 아니죠 애초에 문제가 없던것일수 있죠

    마찬가지아닌가요?

  • 岳畵殺 · 72210 · 15/04/07 09:58 · MS 2004

    다른 나라가 바보가 아니라서 1,2,3차 의료기관 전달 체계를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니죠.

    그래야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처럼 환자가 바로 전문의 진료를 볼 수 있거나 대학병원 진료를 볼 수 있는 나라는 없습니다.

  • 고민쟁이대학생 · 563194 · 15/04/07 10:20 · MS 2015

    3차에만 쏠림현상이 벌어지는게아니잖습니까

    그리고 타 국가같은 경우 1차는 GP, 가정의가 맡고

    2,3차는 전문의 등이 병원에 개설, 취직하는 개념이 아닌지요?

    물론 큰 참고가 되겠지만 한국과 의료구조 자체가 다르니깐 그 방법이 꼭 우수하다 볼 수는 없고 설령 그렇다해도 하루아침에 바꿀수 없습니다

  • 고민쟁이대학생 · 563194 · 15/04/07 10:20 · MS 2015

    3차에만 쏠림현상이 벌어지는게아니잖습니까

    그리고 타 국가같은 경우 1차는 GP, 가정의가 맡고

    2,3차는 전문의 등이 병원에 개설, 취직하는 개념이 아닌지요?

    물론 큰 참고가 되겠지만 한국과 의료구조 자체가 다르니깐 그 방법이 꼭 우수하다 볼 수는 없고 설령 그렇다해도 하루아침에 바꿀수 없습니다

  • 마사노리 · 440345 · 15/04/07 20:25 · MS 2013

    글이 너무 좋아서 개인적으로 정리해나가다가 수치의 오류가 있는 것 같아서 확인부탁드립니다. 서두에"OECD 통계 기준 전체 GDP 중 의료비 비중이 2000년 4.2%에서 2013년 7.4%로 42%나 상승했습니다." 부분이 있는데 42%가 상승한게 아니라76.2%가 상승한 것이네요. 어느 숫자가 오류가 있는지 확인부탁합니다. 감사합니다.

  • 岳畵殺 · 72210 · 15/04/07 22:45 · MS 2004

    76.2%가 맞습니다.

  • 제르맹 · 343315 · 15/04/08 08:52 · MS 2010

    아무리 의사수가 늘어난다해도 어느순간 평형을 이루는 순간이 올텐데 그게 언제쯤일까요? 지금과 차이가 많이날까요? 현직 의사들의 예상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 岳畵殺 · 72210 · 15/04/08 13:01 · MS 2004

    마지막으로 의대가 만들어진 게 90년대 후반이고 보통 의사가 전문의 과정까지 밟고 나오는데 15년 정도 걸리니 서서히 평형을 이루기 시작하겠죠.

    그리고 전문의 감축 중에 있는데 이것도 평형을 좀 더 앞당길 겁니다.

  • 제르맹 · 343315 · 15/04/08 14:20 · MS 2010

    그 평형상태에 어떤 상황일지가 관건이겠군요.. ㅋ친절한 답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