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소식 사실 근본은 '줏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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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섰다, 주서라' 등의 표기가 자주 보인다. 이렇게 쓰지는 않아도 발음을 이렇게 하는 사람들도 꽤 된다. 현재 사전을 찾아보면 '줏다'를 '줍다'의 방언으로 처리하지만 사실 원래 표기는 '줏다'였다.
'줍다’의 고형은 ‘줏다’인데 선행 환경에 따라 받침의 ㅅ이 반치음(ㅿ)으로 교체되었다. 이 환경은 모음어미 '어'와 매개모음을 취하는 어미 앞으로 보는 것이 정설이다. 즉 '짓다'나 '긋다'는 '지ᅀᅳ니'나 '그ㅿㅓ' 등의 형태로 활용된 것이다.
그러다 반치음의 음가가 사라지고 '줏다'가 '주ㅿㅓ/주ㅿㅡ면'이 아니라 ‘주어/주으면' 등으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근대 때 ‘줍-’이 보이기 시작했는데 이는 16세기 이후의 ‘주어, 주으면’과 같은 ‘줏-’의 ‘ㅅ’ 불규칙 활용형을 ‘줍다’의 ‘ㅂ’ 불규칙 활용형인 것으로 오인되었기 때문이다. 즉 ‘주어, 주으면’과 같은 형태를 보고 언중들은 기본형을 '줍다'로 인식한 것이다. 이는 아마 '우'의 음성학적 이유가 아닐까 싶은데 원순모음인 '우'가 뒤에 있는 '어'가 합쳐져 '주워'로 인식한 듯하다. 결국 근대부터 현재까지 '줍다'의 쓰임이 '줍다'가 '줏다'를 압도하고 '주어'가 '주워'와 같은 형태로 변하였기에 '줍다'가 인정된 것이다. 국국원은 교양 있는 현대 서울 화자들의 활용이 이랬다고 판단했ㅏ 보다.
현재 보이는 '줏다'는 중세국어의 흔적이 남아있는 방언의 특징이다.
중세 국어의 반치음이 사라지면서 'ㅅ' 받침으로 대체되었는데 반치음의 음가가 아예 사라져 모음어미가 올 때 ㅅ의 음가가 없는 것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는 반치음의 음가가 사라졌으나 아예 'ㅅ'으로 변해 버려 ㅅ 불규칙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중세국어: 줏다—> 주ㅿㅓ
중세~근대: 줏다—> 주ㅿㅓ —> 그어(반치음의 음가 소실)
현대 서울: '주어'를 ㅂ변칙의 영향으로 봐서 '줍다'로 생각. 줍다 --> 주워
일부 방언: 줏다 —> 주ㅿㅓ —> 주서(ㅿ의 음가가 사라졌으나 그 자리를 ㅅ이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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