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짐승은 통사적 합성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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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짐승이 비통사적 합성어라는 글을 봤는데 어원적으로 보면 통사적으로 보아야 한다. 물론 '날짐승'만 놓고 보면 '날-'이 어간인지 용언의 관형형인지 분간이 안 갈 수도 있다. ㄹ탈락을 하는 용언이기 때문이다. 혹자는 '길짐승'과의 관계 때문에 '날' 역시 관형형으로 보아야 형평성에 맞아 통사적 합성어라고 하거나 아니면 발음이 [날찜승]이므로 표준발음법의 규정에 따라 관형형 어미 '-ㄹ'로 추론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는 '날짐승'이 왜 통사적 합성어인지 명확히 알려주진 않는다. 문법적인 근거를 알려면 중세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현재 국국원도 통사적합성어로 보는데 어원을 보면 납득이 갈 것이다.
'날짐승'은 'ㄴㆍㄹㆆ죵쇵(ㅚ는ㆍㅣ )'으로 소급되는데 여기 여린히읗이 존재한다. '날다'의 고형은 'ㄴㆍㄹ다'였고 'ㄴㆍㄹ'만 쓰였다면 이건 '날다'의 어간일 것이다. 하지만 여린히읗이 존재하는데 여린히읗은 그 쓰임이 매우 제한적이긴 하지만 성문 파열음을 나타내거나 뒤의 평음을 경음화하거나, 뒤에 ㄴ이나 ㄹ이 오면 유음화를 막아주는 절음의 역할을 하기도 했는데 이때 여린히읗이 붙은 형태는 관형어의 기능을 했다. 여린히읗을 '관형격 조사'로 보기도 하는데 결론이 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으니 경음을 나타내는 표지나 절음의 표지를 나타내고 이때 그 부분은 관형어라는 것만 알면 된다. 여린히읗이 쓰인 환경은 크게
1) 관형사형 어미 ‘-ㄹ’ 뒤
2) 받침소리 없는 한자어나 고유어의 받침 ‘ㄹ’ 뒤로 나뉜다.
아무튼 날짐승의 고형과 1)의 조건을 보면 '날짐승'의 '날'의 옛형태는 관형형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게 아니라면 여린히읗을 쓸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여린히읗이 관형격 조사로 쓰일 때 앞말이 ㄹ이라면 이 ㄹ은 관형형 어미거나 명사의 종성 ㄹ일 텐데 'ㄴㆍㄹㆆ'은 관형형 어미로 보아야 한다. 여기서 여린히읗이 탈락하고 근대 후기에 일어난 아래아의 2차 소실로 ㅏ로 바뀌었는데 이는 19세기의 표기와 일치한다. 즉 통시적으로 보면 '날'의 'ㄹ'이 어간의 ㄹ이 아니라 관형형 어미라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날짐승'은 어간+명사의 비통사적 합성어가 아니라 '용언의 관형형+명사'의 꼴인 통사적 합성어라 할 수 있다.
짐승의 변천은 굳이 알 필요가 없으니 패스.
ㄴ 법화경언해/월인석보
ㄴ 능엄경언해(관형형이 쓰인 또 다른 예. '날다람쥐'의 옛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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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다에 관형사형전성어미 안들어가도
통사인거임?
'날다'의 'ㄹ'을 그냥 어미로 보는 거임. '날-+-ㄹ' --> 날(어간의 ㄹ탈락)
오,,
그 남 잠담 태그 달면 안 보임
그리고 저런 건 학습자료 태그다셈
학습 자료까지는 아닌 거 같은데.... 그냥 국어만 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