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천한수학자 [675375] · MS 2016 · 쪽지

2022-09-22 01: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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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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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 때, 오르비 1타였던 미천한 수학자입니다.


이제 거의 아는 사람이 없을 듯 하네요. ^^;





2016년에 촌철살인 확률과 통계 1권을 집필하고, 


한참동안 거의 10권도 팔리지 않아서 홍보관련방법을 알아보다 오르비를 처음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때 아무생각없이 제가 집필한 책을 홍보하다가 지금도 있는 벌점을 60점이나 먹었지만


오르비 관리자님들의 도움으로 홍보도 잘했고, 결국 초판 2000권을 모두 팔았습니다. 


지금도 너무 감사하고 있습니다. 이후 촌철살인 2권은 오르비와 출판을 했고, 


역시 초판 500권을 모두 판매했습니다.





2017년 말에는 오르비에서 열었던 

 

    '흩어진 지식을 모아 강력한 무기로 만들어줄게'


라는 특강이 대박이 터지면서 처음으로 100명 넘는 학생에게 수업을 했고, 


지진으로 인해 약 일주일정도 팔았던 인강 또한 1000만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2018년에도 모의고사 특강이나 추석특강에 많은 학생들이 참여를 했고, 


오르비 1타까지 찍었으나, 이후 대치동 큰 학원 콘텐츠 팀에 소속이 되면서 전반적으로 정리를 했습니다.





2019년 6월에 그 학원을 나와,


학원을 운영하면서 그동안의 깨달음을 바탕으로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고, 


현재 직원이 40명정도까지 늘었고, 아직 그 사업을 영위하고, 확장하고 있습니다.





여기 와보니 역시 열정적이고, 오랫동안 수능을 준비하는 친구들이 많은 것 같네요.


저도 부모님이 무학이셨고, 20살에 학원이라는 것을 처음 다녀본 부천촌놈이었습니다. 


n수끝에 서울에 있는 S대 수학과에 입학하고, 그 다음해에 사고를 치는 바람에 학교를 그만두고,


과외, 학원을 전전하며 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제 37인데, 아들이 12살이에요 ㅋㅋㅋ


그래도 그때 


    '난 반드시 잘될거야. 왜냐면 난 마흔이 되어도 개열심히 살거니까!'


    '적어도 제 주위에 나보다 똑똑하고 잘하는 사람은 있어도 나보다 열심히 하는 사람은 없게 해야지.'


이런 마인드로 '노력의 가치'를 믿으며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했습니다.


하지만 30이 넘어가고,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삶의 무게가 너무 무거웠습니다.


그리고, 신앙과 같았던 '열심히'라는 말의 무게도 점점

 

    '운명인가..? 결국은 될놈될인가?'


라는 말로 치환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살기에는 마음의 무게가 견디기 어려울 만큼 무거웠고,


그래서 오히려 발버둥치며 '살기위해' 더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이런 삶에서 한가지 깨달은게 있는데요. 


    역시 '노력의 가치'는 신봉할만 하다는 것입니다.


노력을 아무리 해도 좋은 대학을 못갈 수도 있습니다. 대학은 노력으로 가는게 아니라 실력으로 가는거니까요.


특출나지 않은 범인으로서, 남들보다 늦게 시작했다는 건, 단지 시작만 늦은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시작이 늦었다는건, 환경 역시 따라주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경우 남들이 당연하게 아는 것도 굉장히 오래 걸려서 알게 되는데, 그것이 정상입니다.


그만큼 공부와 친할 수 없는 환경이었을 테니까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를 보면 극중 최민식이 학생에게 수학은 이해하는 게 아니고, 친해지는 것이라는 말을 합니다.


이름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저명한 수학자의 몇십자리의 숫자의 계산을 일일이 하루종일 해놓은 노트를 보여주며, 


한 말이었습니다. 저 역시 그 말을 100% 공감합니다. 그만큼 친숙하지 않는 지식들은 머릿속에 잘 들어오지 않습니다. 


즉, 실력이 떨어지는 친구가 엄청 노력하면 결국 남들만큼 하게 되는 것입니다.


저 역시 그러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뒤늦게 깨달은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배워서 아는 것과 깨달아 아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깨달아 아는 것은 아는 방법을 안 것이기 때문이다."


라는 사실입니다. 즉, 뒤늦게 공부했고, 뒤늦게 그들만큼의 실력을 갖추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자기 자신과 싸우고, 작은 합리화에도 자기자신을 질책하고,


아무리 노력해도 반보씩 전진하는 경험을 계속하면서,


어떤 실력을 얻으려면 어느 정도의 시간과 노력, 그리고 친숙함이 필요한지 몸으로 깨닫는 것입니다. 


저의 그런 삶이 30대 중반의 나이에도 프로그래밍과 AI를 공부하게 했고, 


스타트업관련한 많은 공부들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투자도 받고, IT기업을 운영하게 되었구요.  





수능이 얼마 안남아서 초조할텐데, 노력의 끈을 놓지 마세요.


남은 시간이 실력을 올리는데 충분하지 않을지는 몰라도,


자기 자신의 의지력과 자제력을 테스트 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입니다.


그 누구도 50일간 다 끊고, 한가지에만 몰입하는 건 굉장히 어렵거든요.






아 근데... ㅋㅋㅋ  늙으니 말이 많네요...ㅋㅋㅋㅋ


주무십쇼..ㅎ




미천한 수학자 올림




그리고.. 2016년 말부터 2018년 초까지는 오르비 친구들에게 정말 큰 힘을 얻었습니다. 


대부분의 친구들이 격려를 해주었거든요. 오히려 제가 격려를 해주었어야 했는데 말이죠.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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