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풍초똥팔삼 [248959] · MS 2008 · 쪽지

2011-01-12 01:4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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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하면무서운이야기] 약간긴거 하나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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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4일.... 만기제대를 코앞에 둔 나지만 요즘은 지루함에 하루종일 온몸을 뒤틀고 있다.

내가 있는곳은 계룡산 꼭대기. 산꼭대기에서 후임 2명과 24시간 보초를 서는게 내 임무의 전부다.

말이 보초지, 이런 산구석에서 일이 일어나 봤자 얼마나 큰일이 일어나겠는가.

가끔씩 길 잘못든 등산객 쫓아내는것 외엔 할일이 없다.

저쪽 숲 밑에 한 200m 쯤 떨어진 우리관할 외 구역에 별장이 하나 있긴 한데 버려진건지,

한번도 사람이 드나드는 것을 본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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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 박상병, 나 눈좀 붙일테니 경계 잘서고 있어라”

“이병장님!”

“왜 임마, 꼽냐?”

“아뇨, 그게 아니라, 저 밑에 별장에 년놈 둘이서 들어가는데요?”


“뭐 참말이냐? 망원경 줘봐, 어 진짜네, 와 저년 몸매도 장난 아니구만, 시발 저 남자 게세끼"




남자도 귀티나는 꽃미남 스타일 이었지만

확실히 그 여자는 몸매가 꽤나 좋았다.

지난 휴가때부터 3달넘게 여자구경을 못한 탓도 있겠지만 객관적으로도

색기가 넘쳐보이는 그여자는, 뭐가 불만인지 남자와 말다툼을 하는듯이 보였다.





“저 별장에도 사람이 살긴 사나보네요. 저희 할 일도 없는데 저놈들 뭐하나 관찰이나 할까요?”

“ 이 새끼 너도 머리 돌아갈때가 있구나, 이몸은 사회의 풍기 단속을 위해서

저 별장을 항시 감시할테니 보초 잘 서도록”






그날 이후로 난 심심할때마다 망원경으로 별장을 훔쳐봤다.

다행히 그쪽에서는 이쪽 초소가 거리도 멀고 지형 때문에 보이지 않는 형세였다.

더욱이 초소의 망원경은 최전방 관측용 망원경으로 배율이 200배이상 확대 되었기 때문에 창문

이 많은 그 별장을 제한적이지만 제법 소상하게 관찰 할수 있었다.

혹시나 운좋으면 좋은구경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그날이후로 후임들과 별장을 상시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관찰 시작 이틀만에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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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 박상병 김이병 뭔가 이상하지 않냐?”

“뭐가 말입니까 병장님?”

“아니 어젠 분명히 둘이 들어갔자나, 근데 오늘은 왜 하루종일 여자가 안보이냐?”

“에이, 아마도 어제 둘이서 진탕 굴르고 아직 자겠죠 뭐”

“아니...그래도 이상해,,벌써 오후 4시인데 한번도 안나오다니.. 여기선 거실이랑 주방 일부 밖엔

안보이긴 하지만 어제부터 여자얼굴은 한번도 안보였단 말이야...남자는 몇 번 나왔는데 말이지..”





나의 이상한 예감은 점점 구체화 되었다. 관찰 3일째.. 여자는 한번도 나오지 않았다.




“아무래도 여자신변에 무슨 일이 생긴 것 같다. 저 별장 방안에서 무슨일이 있었던게 틀림없어.

아마 내 예감이 맞다면 이건 살인이다. 저놈이 여자를 죽인것이 확실해. 너희는 오늘부터 한시도

눈을 떼지말고 저집을 잘 관찰해라. 만약에 녀석이 수상한 행동을 한다거나 하면 즉시 보고하고.”





우리는 녀석을 살인범으로 간주하고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 하기로 하였다.

아마도 이때 바로 경찰에 알리지 않은것은 녀석이 살인범이라는 확실한 물증이 없기도 하였거니와,

녀석을 관찰하는것이 마치 탐정놀이 라도 되는듯이 재미있었기 때문에 지루한 일상에 활력소 쯤으로

생각했던것 같기도 하다. 어쩌다가 살인범을 잡아내기라도 한다면 큰 상이 있을것도 분명했고....






관찰 4일째... 녀석이 아침에 일어나서 땅을 파기 시작했다. 지름 50cm 정도에 깊이는 약 1m 쯤 되는 흙구

덩이를 녀석은 4시간에 걸쳐 파냈다.

“병장님, 저놈 아무래도 시체를 묻으려나 본데요, 저정도 크기면 여자하나 묻기에 적당한 크기 같습니

다.”





....그렇다. 녀석은 아마 저기에 시체를 묻겠지. 구덩이는 얼추 완성되었고, 아마 조금뒤 여자시

체를 끌고 와서 땅에 묻을 것이다. 그럼 우리들은 그 순간을 포착해서 녀석을 포박하고 경찰을 부를것이

다. 완벽하다. 어쩌면 말년에 포상휴가를 한번더 갔다 올지도 모르겠다.






“얘들아 준비해라, 총이랑 챙겨서 별장 앞 숲에서 매복한다. 실수하는 놈은 조져놓을테니까 알아서 조심해”


“예!”





..우리는 재빨리 별장앞 나무숲까지 뛰어내려가서 녀석이 여자를 끌고 나오기 만을 기다렸다.





하지만 녀석은 별장에 들어간지 두시간이 지나도록 나오지 않았다.


“쓰펄!! 저세끼 뭐냐 왜 아직 안나와”

“병장님 저놈 지금 주방쪽에 있는거 보니까 밥먹나 본데요, 잘못 짚은거 아닐까요?”

“그년도 있냐?”


“잘 보이진 않지만, 없는것 같습니다”

“젠장 오늘은 철수한다.”










그걸로 그날은 끝이였다. 우린 초소에서 눈에 불을

켜고 별장을 관찰했지만 밤 늦도록 녀석은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관찰 5일째.. 녀석이 구덩이 옆에 또하나의 구덩이를 파내려갔다.







“저 새끼 구멍을 또 파는데요? 여자를 토막이라도 쳤나?”








......알수 없는 일이었다. 시체를 치울꺼면 그냥 한구멍에다가 묻을것이지 왜 구덩이를 두 개나 팔까?

박상병 말대로 여자를 토막낸 다음에 나눠서 묻으려는 것인가?





...제법 삽질이 능숙해진 그놈은 3시간도 안되어서 두 번째 구멍을 완성했다.




빨라진 손놀림에 스스로 만족하는듯한 표정을 짓던 녀석은 알수없는 행동을 또 시작했다.



세 번째 구덩이를 파기 시작한 것이다. 장장 반나절에 걸쳐 두 개의 구멍을 판 녀석은 총 3개의 구덩이

를 파놓고 별장으로 들어가버렸다.

... 이번에야 말로 시체를 가지고 나올것인가.... 그러나 그이후 녀석은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관찰6일째.. 혼란스럽다..

저놈은 싸이코인가... 녀석은 지금 힘들게 파놓았던 구멍을 다시 메우고 있다.....

“너희들 새벽에 잘 관찰한거 맞냐? 저 놈이 밤사이에 저 구덩이에 시체넣는거 못봤어?

팔이나 다리같은거 말이야!”


“아뇨 전혀아닙니다!. 저 놈 어젯밤 한번도 밖으로 나온적도 없습니다.”







....알수 없는 일이다. 어쩌면 처음에 왔던 여자가 아파서 계속

방안에만 있는건 아닐까. 이젠 뭐가 뭔지 모르겠다.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박상병 ,근데 저새끼들 들어올때 음식 같은거 가져왔었나?

저놈은 매일 무슨 요리를 저렇게 해먹는거지?”



“저놈 처음에 작은 가방 하나밖에 안메고 왔을걸요? 아마도 별장안에 음식이 많나 봅니다”



“아니야.. 내가 처음 여기 발령받은게 벌써 2년전이다.

그동안 저집에는 한번도 사람이 들락인적이 없다고.. 그때도 저집은 지저분했어.

그때 있었던 선임놈도 저집은 아마 버려진 집일꺼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저집에는 먹을게 있어봤자, 마른식량 정도 일꺼다,,.... 저렇게 요리해 먹을만 한게 저집에

있을까?......... 헉!!!”






그렇다! 아마도 저놈은.....



“병장님!! 그겁니다. 저 놈 여자를 먹어치우고 있던게 분명해요! ”





맞다 . 확실하다. 저 새끼 매일 뭘 그렇게 먹나 싶었는데... 여자를 해치운 다음 매일 먹고 있었던 것이

다.! 그렇다 그러니까 여자 시체가 보이지 않았겠지. 왜 진작 이생각을 못했을까!







“앗 병장님 저 새끼 지금 차타고 돌아가려합니다!”

“뭣! 빨리 본대에 연락넣고 경찰에 신고해 차넘버 적어놓고!!”





신고를 마치고 우리는 급히 별장으로 뛰어 내려갔다.

급히 뛰었지만 산중인데다 거리가 꽤 되는지라 10분뒤 도착했을때 놈은 이미 떠나고 없었다.


“야 집안 샅샅이 뒤져봐. 그 남자 혼자 돌아간거 맞지? 그렇다면 아마 여기 여자 시체나 아니면 흔적이라

도 있을꺼다 빨리 찾아봐!” 하지만 방안에는 여자 시체는 없었다, 그렇단 말은...



“병장님 아무래도 그새끼 여자를 먹어치운게 맞는것 같습니다. 시체가 보이지않습니다.”




지독한 놈. 인육을 먹다니. 아무리 증거인멸을 위해서 라지만..

어쨌든 신고를 넣었으니 그놈은 곧 잡힐것이다.






다음날.. 하지만 그놈은 잡히지 않았다.

녀석이 탄 차량은 훔친 차량이었고 초소로부터 약 5km 떨어진 기차역에 버

려져 있었다고 한다. 상부에서 사람들이 내려와 그 동안의 일들을 보고하고 몽타주도 작성하려 했으나

망원경으로 어렴풋이 본 것이 전부라 몽타주는 작성할 수가 없었다.



우리의 말을 증명해 주는것은 팠다가 다시 매워진 구덩이 3개와 얼마전 까지 사용한 듯한 주방기구

들 뿐이었다. 혹시나 몰라서 수색대가 구덩이를 파헤치고 인근 숲속을 뒤져봤으나 여자는 찾아볼수가

없었다. 아마도 여자를 먹어치우고, 뼈는 가방에 가져갔으리라.. 이렇게 이 사건은 끝내 녀

석이 잡히지 않음으로써 우리3명만의 해프닝이 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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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남은 군생활이 끝나고 전역날은 다가왔다.


“어이 큭큭 너희들은 앞날이 깜깜하지! 난 오늘부터 자유다 푸하하하 잘있거라 전우들”

“병장님 만기제대 축하드립니다. 앞으로 여기 무서워서 보초 어떻게 설지 모르겠습니다. 휴”

“짜식들 그래도 군대 왔으면 그정도 추억쯤은 만들고 가야지, 그나저나 그놈 구덩이는 왜 힘들게

팠다가 다시 메웠나 몰라 또라이 새끼”


“그러게 말입니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죠."


“어쨌든 간에 수고해라. 오후에 사격연습장 보수하러 삽질하러 간다메. 수고해라 난 떠나간다!

후후”

“예. 병장님 안녕히 가십시오 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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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사격장..



“어이 김이병 힘드냐”

“ 아닙니다.힘들지 않습니다!”

“ 새끼 기합은 들어가지고 오늘은 이만파고 내일 마저 파자.쓰펄 이딴걸 왜 우리한테 시키는지원,,

빨리 초소로 돌아가서 밥이나 먹자. 지금쯤 와있을테니"



“예! 박상병님. 휴...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삽질 졸라한 담에 먹는 밥은 꿀맛이라니까요!”















몇년전에 공포게시판에 올렸던 거예요. 지금보니 원체 글도못쓰고 굉장히 허접하네요 ㅋㅋ

그때 반응은 괜찮았는데 , 역량부족으로 집중해서 안읽으면 글이 눈에 잘 안들어오는지라 이해를 잘 못하시는분들도 많더라구요

참고로 어렸을적에 공포책에서 본내용을 바탕으로 마음대로 다시 써본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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