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적인) 3월 모의고사 총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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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모의고사가 끝난 지 이틀이 지났음에도 B형 출제 오류에 대한 논의로 게시판이 뜨겁네요. 모의고사 총평이 제시문 출제 오류에 묻혀 올라오는 글이 없는 것 같아 B형 위주로 몇 자 적어볼까 합니다.
이번 모의고사는 전체적으로 지난 수능과 대동소이 했습니다. 경제 지문을 제외한 문제들이 지문에 비해 평이하게 출제되어 최상위권 학생들은 19번 문제를 제외하고는 무난하게 풀었을 것입니다. 단지 전체적으로 비문학보다는 문학이 약간 더 어려웠던 것으로 사료됩니다.
특히 3-4등급 학생들에게는 과 의 공통점을 묻는 34번, 임철우의 지문에서 출제된 41번과 44번 정도가 좀 까다롭게 느껴졌을 문제입니다. 소설 지문이 약한 학생들의 경우는 임철우의 작품을 읽고 줄거리 파악이 어려워서 41번 이후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꽤 힘들었을 거라 생각됩니다.
대체로 소설 작품의 경우, 서사가 뚜렷하지 않는 작품들, 특히 의식의 흐름 기법이 사용되거나 현재와 회상이 뒤엉켜 있는 작품들을 어려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번에 출제된 임철우의 작품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하겠습니다.
화작문에서는 2번 문제가 좀 헷갈릴 수 있는 문제였고, 11번, 15번, 16번 문법 문제 역시 일부 선택지로 인해 헷갈릴 수 있는 여지가 있었습니다. 문법이 약한 학생들의 경우 고전할 수 있었을 듯합니다.
비문학(독서)의 경우 경제 지문을 제외하고는 글의 밀도가 높지 않고, 대체로 일치 불일치 위주의 문항들이 많아 수월하게 풀었을 것입니다. 단지 ‘사후 과잉 확신 편향’은 모의고사에서 처음 출제된 제재 여서 생소했지만, 심화된 추론 사항을 묻는 문제가 없었기에 무난한 출제였다고 생각합니다.
과학 지문의 경우는 오랜만에 지질학에 관한 제재를 출제했는데, 작년 수능 제시문의 천문학 제재에 비하면 밀도가 그리 높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26번 문제의 경우 지문에서 ‘압력-운모류 광물’을 놓치지 않았다면 틀릴 수 없는 문제입니다.
비문학 대부분의 문제들이 경제 지문을 제외하고 모두 지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선지였습니다. 예술 지문은 건축에 관한 제재였는데, 매우 쉬웠습니다. 시문학도 평이했습니다.
가장 논란이 많은 것은 경제 지문이었고, 지문에서 오류가 발생하여 19번 문제가 복수정답 처리될지 의견이 분분한 상황입니다. 사실 18번과 19번은 출제되지 말았어야 했을 문제들이었습니다. 지문의 오류가 없더라도 지문의 내용만 가지고 문제를 해결하라는 것은 수능의 본질을 벗어난 문제였습니다. 이에 대해 개인적인 생각을 부가해 보겠습니다.
지문에서 한계대체율의 의미를 좀 더 명확히 부연설명하고, 대체효과와 소득효과를 그래프로 이해할 수 있도록 했어야 했습니다. 출제된 지문만으로 18번과 19번 문제를 해결하라는 것은 무리였습니다. 이는 사실 경제학 문제였습니다.
물론 기출문제를 철저히 공부한 학생들은 한계대체율과 무차별곡선의 개념을 알고 있었겠지요. 2011년 4월 모의고사에서 이미 예산선과 무차별곡선이 접하는 합리적 소비가 출제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노동(임금)과 여가의 관계를 대체효과와 소득효과로 설명하는 미시경제학 이론은 수능 수준에서 출제될 내용이 아닙니다.
지문이 더 확실하고 자세해도 문제를 출제할 경우 쉽지 않은 부분인데, 출제자는 이를 간과한 거 같습니다. 실제 경제학 교과서를 보면 18번 그래프 4번 선택지를 설명하기 위해 1페이지를 할애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경제원론 교과서가 아니라 각론인 미시경제학에서 설명하고 있지요.
사실 경제학 교과서는 18번 그래프에 더하여 여가가 정상재인지의 여부가 부가됩니다. 노동과 여가가 정상재인지 열등재인지에 따라 그래프 곡선은 달라집니다. 여가가 정상재일 때는 여가 소비를 늘리고, 여가가 열등재일 때는 여가 소비를 줄입니다. 그래서 여가가 열등재이면 후방 굴절 노동공급곡선이 도출될 수 없게 됩니다. 물론 지문보다 자세하긴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를 소득효과와 대체효과로 설명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프 설명도 더 해야 합니다. 무차별곡선 나의 b점에서 X4점으로 이동한 것은 대체효과이고, 무차별곡선 a점에서 X4점으로 이동한 것은 소득효과입니다. 가상의 보조선은 왜 그어져 있는지도 설명이 되어야지요. 18번 설명만으로 4번 선택지를 그래프로 해석하라는 것은 수능 문제라 볼 수 없습니다. 이건 경제학 문제로 봐야 합니다. (대체효과란 쉽게 말해서 비싼 걸 싼 것으로 대체하는 것이고, 소득효과는 ‘이제 내가 부제가 됐다’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18번과 19번 문제를 틀린 학생들은 그리 심각하게 여기지 않아도 될 듯합니다. 수능에서 이런 문제는 검수 과정에서 걸러져서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문제로 탈바꿈하니까요. 단지 18번 문제에서 대체효과와 소득효과가 그래프에서 어떻게 표현되고 있는지, 19번에서 한계대체율과 그래프의 기울기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정도(소득을 선호할 경우 기울기가 급한지 완만한지)만 이해하시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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