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갤 명작 문학선 (1) 수능 샤프 헤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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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N수생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수능 날의 샤프들을 다 헤일 듯 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샤프를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군입대가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샤프 하나에 추억과
샤프 하나에 사랑과
샤프 하나에 쓸쓸함과
샤프 하나에 동경과
샤프 하나에 시와
샤프 하나에 서울대, 서울대,
서울대, 나는 샤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 봅니다. 재수 때 스타를 같이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SAT, 본고사 이런 이국(異國) 시험들의 이름과, 벌써 병장이 된 친구애들의 이름과, 5수도 한다는 사람들의 이름과, 괴구리, 리프레인, 하얀까마귀, 스페스, 괴호빗, 포르셀 이런 수험생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서울대는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슬히 멀듯이,
서울대,
그리고 당신은 멀리 관악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답안지들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마킹하고,
검정색싸인펜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사수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볕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게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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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군대가 지나고 나의 볕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적힌 신문 헤드라인에도
'성적비관'이라는 말이 대문짝처럼 적힐 거외다.
수갤 명작이라는데 왜 진성이가 없음?
진성이는 4수가 아니라 7수니까....
'괴호빗 이런 수험생들 이름 불러봅니다' 여기에 진성이가 톱시드 받아야 하는거 아닌가요?
그건 그러네. 지나친 볍신은 시드도 안 주나..
http://orbi.wizet.com/bbs/board.php?bo_table=xi_orbi_snu&wr_id=378466
입시가 끝나가는 설포에는
예비고3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설포 속의 글들을 다 읽을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글을
이제 다 못 읽는 것은
쉬이 추합이 끝난 까닭이요
다음 수능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입시가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글 하나에 내신과
글 하나에 스펙과
글 하나에 수능과
글 하나에 훌리와
글 하나에 논술과
글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글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적어 봅니다.
2010입시 때 설포를 같이 했던
오르비언들의 닉넴과
하버드, 옥스포드, 동경대 이런 외국 대학들의 이름과
벌써 서울대생이라고 하는 친구들의 이름과
전찬을 기다리는 연고포 사람들의 닉넴과
언어, 수리, 외국어, 사탐, 한문,
오승은, 박창희
이런 수능 만점자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서울대가 아스라이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갓바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아쉬워
이 많은 뻘글이 올라온 설포 위에
서울대학교를 써보고
남몰래 삭제해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수험생은
안타까운 불합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2011수능이 지나고
나의 입시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적힌 합격자조회 화면 위에도
자랑처럼 합격이 뚜렷할 게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