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색으로물들어♬ [1090040] · MS 2021 · 쪽지

2022-07-23 00: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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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크크라운 온 소네치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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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비웃음당하고 있어서 웃어봤던 건데 화내는 건 어째서야?


언제나 망상 한 것 만큼 제대로 풀리지 않아서 '죄송해요' 라고 말 하는 건 어째서야?


엄마에게 보여줄 수 없을 만큼 엉망진창이 된 머리로 용서해달라고 빌어


짓밟은 쪽도 나름 마음이 아프다고 했던 건, 거짓말인가요?


할 수 없어 그런 재능은 없어

할 수 없어 그런 재능도 없어


할 수 없어 그런 재능 따위 어느 가게에서도 팔고 있지 않은걸


하늘에 계신 신님께서도 이런 잡동사니로 손을 더럽히고 싶진 않으신 거죠


나만이 알고 있는, 찰나에 피어난 조그만 대관식


부탁이니 고고한 척하는 아가씨 흉내라도 내게 해줘 소냐 소냐


솔직히, 거짓말투성이인 작고 작은 이 세상에 죄 같은 걸


방치해뒀다고 그걸 원망하거나 비난하는 게 손해겠어 이득이겠어?


사랑을 설파하며 만족스러워 하는 교과서의 관용구


금지해주세요 '실수였습니다' 하고 말야


잠깐, 어째서 이렇게까지 비참한 태도로 용서를 구하고 있는 거지?


이게 깜짝 놀랄 정도로 바보같아서 우두커니 서서 울고


다소 부루퉁히 자라난 자의식에 기대어 삐딱하게 선 채로


하늘이라도 우러러보려 했지만 까마귀가 예술적으로 망쳐버렸어


언제나 자는 척만 하고 지냈더니 돌이라도 되어버린 듯 숨이 턱턱 막혀


등에 대고 손가락질 당하는 감각, 그래요 면목없습니다 사라지고 싶네요!


어물쩡 잘 웃어넘기는 방법부터 가르쳐줄래?


지저분하게 때 묻은 소원을 가다듬으며 죄책감을 숨겨왔어


발에 치일 만큼 흔해빠진, 날것의 감정들을


대체 어떤 기준으로 고결하다·부정 탔다 분류해낼 건가요


청렴한 척 관두시고 답이나 해주세요 수녀님!


부디 한 번만 평등해지게끔 눈감아주세요 제가 돌멩이를 걷어차도

 

하자 있는 장난감은 아무도 색칠해주지 않았어


무릎 꿇고 버텨 봤자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어!


너무하지 않습니까 한 명만 겉돌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습니까


모자란 사람이 참회해봤자 알 바 아니라는 겁니까


솔직히, 거짓말투성이인 작고 작은 이 세상에 죄 같은 걸


방치해뒀다고 그걸 원망하거나 비난하는 게 손해겠어 이득이겠어?


사랑의 경전, 횡설수설하는 성자의 명문을 듣고


「유난떤다」고 중얼거려본들 별거 아닌 일로 치부한들


선연해진 꽃이 오늘, 미소 짓는다 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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