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맥주 [1088100] · MS 2021 (수정됨) · 쪽지

2022-06-14 00:31:24
조회수 11,917

La Vida 생명과학 1 기출문제집 후기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57130454

안녕하세요 여러분! 

이제 정말로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남겨야 할 글이 하나 있어서 왔어요.


다름이 아니라, 엄마게이의 6평 도전의 마지막 교시이자, 최대 약점이었던

생명과학 1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준, 

La vida 기출문제집에 대한 후기를 남겨보려고 해요.


========================================


이 책의 구성은 재미있게도 

생명과학 1의 4단원에 해당하는 유전 파트가 

(상)권 맨 처음으로 배정되어 있는데,


이는 생1을 버리는 학생들의 경우 

대부분 유전 킬러 문항에서 벽을 느끼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손절 칠 거라면 빠른 손절이 유리할 것이라는 집필진의 배려(?)에요.

책의 구성만 보아도, 후속작인 라비다 N제의 판매량에 구애받지 않고

학생들의 입시 성공을 우선으로 생각하겠다는 집필진의 희생정신을 느낄 수 있어요^^...


기출문제집은 문제의 질에서 책들 간에 차이가 날 일은 거의 없는 대신

해설의 질에서 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으니까, 

후기를 남기기에 앞서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확인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시중 문제집들의 해설 중에는, 이미 답을 아는 상태에서 

단순히 이 선지는 이래서 옳고, 저 선지는 저래서 틀리고

그냥 결과론적인 참/거짓 판단에 그쳐, 읽어 봐도 아무런 감흥이 없는 해설이 있는 반면에


왜 여기를 풀이의 시작점으로 삼았는지, 왜 이렇게 푸는 것이 효율적인지 

이런 유형의 문제에서 어떤 꿀팁을 써먹을 수 있는지, 

이 문제가 향후 평가원의 출제 방향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지 등등

풀이의 '필연성'을 제시하는, 그래서 읽고 나면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풀이가 있잖아요.


그런데 라비다 기출문제집의 풀이는, 교과서를 자세히 읽은 학생이라면 이미 알고 있는

지루한 개념 설명은 다소 과감히 생략한 대신

생명 고인물들이 사용하는 꿀팁이나, 요령, 감(感), 

또는 야매(감히 제가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이게 저자분의 표현이었어요^^;;)에는

초록색 글씨나, <Comment> 박스 안의 주석, 또는 손글씨 풀이로 HIGHLIGHT를 따로 해 두었기 때문에

문제는 문제대로 내가 직접 풀면서 얻어 가는 게 있고,

이후 해설을 정독하면서 강조된 부분 위주로 읽다 보면 참고서에서도 알려 주지 않는 문제풀이 요령을 얻을 수 있었어요.

해설집 자체가, 이러이러해서 답은 이거다 땡! 이 아니라

뉴런 문제 하단부 & 드릴 문제집 오른쪽 면에 있는 

문제풀이 관련 comment들을 모아 놓은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되어요.


그래서 저는 아예 시험장 들어갈 때는, 힘이 딸려서 문제집은 집에 두고 갔지마는

해설집 두 권은 시험장에 가지고 가서 마지막 쉬는 시간까지 틈틈이 읽었어요.

(부피가 상당하긴 하지만, 모든 과목 통틀어서 가장 불안했던 게 물리랑 생물이었으니까요)


=============================================


제가 이번 수능을 도전하면서 마지막에 마음고생을 했던 부분이

'왜 탐구가 마지막까지 발목을 잡는가?' 하는 것이었어요

아니 애초에 탐구 과목에 공부시간을 이렇게 많이 할애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쌍팔년도... 아니 08년도 마인드로는 이해가 가지 않았어요.

제가 응시하던 시절의 수능은, 탐구과목이 4과목인 대신에 

물리 1, 2를 제외하면 순전히 암기과목이었거든요 

(심지어 물리 1의 계산문제도 분모가 3을 넘지 않는...)


그래서 이번 6평을 준비하면서도, 

탐구는 그냥 N제 한두 권씩 풀고 들어가면 되겠지? 하고 안이하게 생각했는데

아무리 실모로 연습을 해도, 물리랑 생물이 1~3등급을 왔다리갔다리하면서

좀처럼 안정적인 모습이 나오지 않는 거에요.

도대체 어떤 부분을 채워야 하나 계속 고민하고 있었는데


라비다 기출문제집을 풀면서 그 부족한 부분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어요.

오늘날의 수능 탐구영역은, 교과서 이론만 공부하는 것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시간 내에 문제를 풀기 위한 전략이 필요한데

(수학이랑 비슷해진 것 같아요. 교과서에 있는 개념을 단순 적용하는 데서 벗어나, 

문제풀이를 위한 심화 개념으로 끌어올리는 과정이 한 단계 추가된 느낌이어요)

이를 무한정 문제를 풀어나가면서 스스로 깨우칠 수도 있지만

앞서간 고인물들의 유산을 물려받는다면 훨씬 빠르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걸 깨달았지요.

그러니까, 해설지 자체가 마치 선배들의 오답노트를 물려받는 느낌이었어요.


공간이 부족해서 (& 후기에 모든 내용을 스포일 할 수는 없으니까) 여기에 다 적을 수는 없지만,

- 가계도 문제에서 유전자형을 명료하게 기록하는 방법 

  (어떨 때는 T/t로, 어떨 때는 Tㄱ*>T로, 

   또 질병유전자와 정상유전자 중 무엇이 우성인지조차 결정되지 않을 때는 정/병 으로...)

- 써먹으면 유용한 표현형 표기법

- 가장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발문을 찾는 방법

- 상인/상반 연관 관련 스킬, 비분리 관련 스킬, 등등...

- 평가원이 사랑하는 낚시 (비분리 문제에서 '감수 1분열' 또는 '2분열' 반대로 내기, '정자'와 '난자' 반대로 내기, A~C의 세포 핵형 찾기 문제에서 X 염색체만 제외해서 나타내기 등...)


문제들 하나하나에서, 고인물들의 눈으로 생명과학 1을 바라보는 방법을 배웠어요.


=======================================================


2~3일에 한 번은 당직, 또 주말에는 하루 종일 아가를 돌보면서 

공부할 시간이 너무나 부족했음에도 간신히 등급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물리에서는 파급효과가 있었다면, 생물에서는 La Vida 기출문제집의 공이 너무나 컸어요

(다만 저 말고 조금 더 훌륭한 독자들을 만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ㅠㅠ)


대학생활을 즐길 시간에, 뒤따라오는 수험생들을 위해서 비법을 전수해 주시는 괴수분들도 감사하고

또 이런 괴수분들을 접하게 해 준 오르비에도 고맙고...

처음부터 끝까지 오르비에는 감사할 일들밖에는 없네요...!


자, 이제 마음의 빚을 조금이나마 갚고 가벼운 마음으로 떠나도록 할게요

모두들 그 동안 보내 주신 과분한 응원에, 너무 감사했어요...! ^^




 

그래도 공부는 계속 할 거니까, 궁금한 거 있음 가끔씩 눈팅해도 되죠 ? : )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