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어 [1147788] · MS 2022 (수정됨) · 쪽지

2022-06-01 15:5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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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콘텐츠 리뷰] 비기출 비문학(한재현)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56927490

안녕하세요? 저는 동네 학원에서 조교 일을 하고 있는 평범한 대학생입니다.


요즘 끊임없이 쏟아지는 콘텐츠들의 홍수 속에서 무엇을 공부해야 할까 고민중인 수험생분들이 많은 것 같아서, 수험생의 시간은 금이니까 나같이 할일 없고 심심한 한량이 수험생들 대신 시간을 낭비해보자! 는 취지에서 이와 같은 콘텐츠 리뷰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상업적인 목적으로 호평과 칭찬 일색의 홍보성 리뷰를 올리거나 특정 콘텐츠를 비방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저부터가 수능을 오랫동안 준비했고 또 여러 번 응시한 수험생의 입장에서 중립적으로 정보를 전달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또한 구매에 대한 선택은 항상 글을 읽는 독자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달려 있는 것이지 제가 강요하는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제가 어떤 수험서나 모의고사에 대하여 긍정적인 평을 한다고 한들 그에는 구매를 종용하는 광고의 목적이 없으며, 비판적 입장을 취하거나 단점을 거론한다 한들 그에는 어떠한 영업방해의 목적도 없음을 먼저 분명히 합니다.






먼저 오늘 리뷰할 콘텐츠는 오르비북스에서 출판된 <비기출 비문학> 입니다.


제가 처음 수능을 보던 시기에는 국어라는 과목이 아주 쉽고 전혀 부담이 되지 않았는데, 어느덧 국어 과목은 많은 수험생들에게 가장 큰 장벽으로 다가오게 되었고, 시험의 난이도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때문에 '이렇게 점차 그 성격이 변질되고 있는 시험에 대하여 우리는 다르게 공부해야 한다'는 성찰의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어 오고 있습니다.


그것이 맞는 주장인지 틀린 주장인지에 대한 판단은 잠시 유보한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기조 속에서 실제로 '다른 공부법'에 대한 수요는 현재 분명히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 책은 충분히 그러한 수험생들의 수요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책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감히 해 봅니다.







제가 무슨 지위가 있어서 협찬받은게 아니고 저자분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직접 서점에 가서 내돈내산 flex를 해 보았습니다. 전 가난한 대학생이기 때문에 콘텐츠를 후원해 주실 분들은 (그럴 일은 일어나지 않겠지만)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본 책의 표지는 이렇습니다. 표지 투표 당시에 제가 골랐던 초안이 아니라서 아쉽지만 그래도 디자인은 괜찮은 것 같네요. 오르비북스에서 나오는 책들은 대부분 표지가 잘 뽑히는 거 같습니다.







국어 문제집이기 때문에 별 거 아니지만 본문 옆에 해설지를 같이 펼쳐 놓고 공부할 수 있도록 분리하기 쉽게 되어 있습니다. 가끔 해설이 그냥 뒤에 이어져 있는 책들이 있는데 공부하다보면 짜증이 날 때가 많아서 이렇게 해설지가 분권이 쉬운 책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두께는 지문의 개수가 그리 많지 않다 보니 엄청 두껍진 않고 본문이 148페이지, 해설이 136페이지로 되어 있습니다. 해설지를 굳이 필요로 하지 않는 분은 본책에 빠른정답도 붙어있어서 어디 들고 다니기에 별로 부담은 없습니다.









책의 목차를 보면 크게 PSAT 언어논리 / LEET 언어이해 / MDEET 언어추론 세 파트로 구성이 되어 있고, 각 파트마다 지문을 공부하는 목적 내지는 저자가 강조하고 싶은 학습 포인트에 따라 선별된 지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PSAT 13지문, LEET 18지문, MDEET 10지문으로 총 41개의 비문학 지문이 수록되어 있으며, 문항 수는 총 100문항입니다. 수록된 문항 수가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LEET/MDEET의 경우 수능과 달리 단순한 내용 일치나 주제 파악을 하는 정도의 쉬운 문제가 없이 2~3개의 고난도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고


단순히 많은 양의 내용을 공부하는 것보다는 꼭 필요한 중요한 내용을 내 것이 될 수 있도록 제대로 소화하는 것이 더 우선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양이 그리 지나치게 적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다만 나는 양치기를 위해 릿 밋 피셋을 그냥 많이 접하면서 풀고싶어 하시는 분들에게는 확실히 좋은 선택지는 아니겠죠. 다른 책을 언급하기는 좀 그렇지만 시중에 LEET 관련 수험서들은 수능용으로도 많이 있으니까요.


지문의 배치는 테마 우선이라 난이도가 순차적으로 구성되지는 않았는데, 일단 이러한 비기출 문제를 풀고자 하는 수험생의 대부분이 국어 1~2등급 이상의 우수한 실력자들이고, 수능보다 더 상위 단계의 시험이기 때문에 난이도가 아무리 쉽다고 하더라도 그리 녹록치 않은 부분도 있으므로 그리 큰 문제는 되지 않을 듯 합니다.










각 지문은 이렇게 소제목을 통해서 '문제풀이를 하면서 중시해야 할 관점'에 대하여 강조하고 있고, 지문 옆에는 읽으면서 중요한 포인트를 놓치지 않았는지 점검할 수 있도록 지문의 핵심을 관통하는 내용들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보았을 때 마무리를 위한 실력 점검용의 책이라기보다는 학습을 목적으로 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LEET나 PSAT 등이 어렵다고 해서 풀긴 푸는데 내가 이걸 공부하면서 무엇을 얻어갈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을 갖고 계신 분들이 이를 '제대로' 공부하기에는 이러한 구성이 더 적합할 것 같습니다.


다만 저는 개인적으로 코멘트가 지문 옆에 보기 좋은 자리에 붙어 있어서 몰입에 약간 방해가 되기도 했고, 수능 시험지와 같은 다단식 구성의 글을 읽는 데에 더 익숙해져 있어서 약간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습니다. 만약 내가 LEET 정도도 가볍게 잘 풀 수 있는 실력인데 이 책을 보고자 한다면 이와 비슷한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지문을 다 읽고 나면 이와 같이 학습에 있어서 중요한 포인트를 별도의 Comment를 통하여 다시 언급하며 이 문제들을 풀고 나서 내가 무엇을 중점적으로 피드백을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방향을 제공합니다.


확실히 이렇게 부연이 달려 있는 것이 그냥 무지성 양치기를 하면서 풀고 제끼는 것보다 학습에는 더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그냥 단순히 눈에 보이는 특징만 언급해서는 공부하면서 어떤 느낌을 받을지 잘 모르기 때문에 직접 풀어봐야겠다 하고서 샤프를 들고 아무거나 골라 풀어봤습니다. 2021학년도 LEET에 출제된 지문이 나왔네요.




난이도는 최상이라고 합니다. 확실히 재작년 LEET 중에서 쉽지 않았던 글이라고 느껴졌던 것이, 세부정보의 양이 워낙 많고 분류가 여러 갈래로 세분화될 수가 있어서 글의 내용을 머릿속에서 잘 정리하며 읽지 않으면 어려움에 빠질 수 있습니다. 전반적인 느낌은 2017학년도 수능에 출제되었던 '반추동물의 위'에 대한 지문(F, S, L 세가지 박테리아가 나오는)과 비슷합니다.











어쩌고저쩌고 하면서 그냥 수험생의 입장에서 평소 풀던 대로 풀어봤습니다.











해설지에서는 먼저 본문의 내용을 리뷰하면서 핵심 쟁점에 대하여 정리하고 있고, 지문을 읽고 받아들이는 과정과 문제풀이 과정에서 중요하게 바라보아야 할 부분에 대하여 언급하며 독해와 문제풀이에 대한 피드백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저는 정답 해설보다 이 문제의 이 선택지가 왜 오답인지를 논리적으로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오답 해설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해설을 읽으면서 전반적으로 제가 선지를 소거하고 선택하는 과정에서 했던 것과 사고가 유사했습니다. 제가 국어 쌉고수라는 뜻이 아니라 내 생각과 비슷해서 딱히 태클걸고 싶은 부분이 없군 하는 것입니다. 전반적으로 해설지는 특별한 흠결이 없었고 만족스러운 편이었습니다.


저는 이런 고난도의 지문을 푸는 것은 단순히 문제를 풀고 맞추고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 전반적인 독해 습관에 대해 점검하면서 잘못된 습관을 수정하고, 어려운 글을 만난다 하더라도 일관적이고 논리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것을 연습한다는 측면에 있어서 이 책에는 합격점을 주고 싶습니다.






어쨌든 직접 지문을 무작위로 골라서 하나 풀고 채점까지 해보는 과정을 거쳤는데 저는 전반적으로 큰 불만 없이 만족했습니다. 사라는 뜻은 아니고, 제가 수험생이라면 아마 공부하면서 한번쯤 풀어보았을 것 같네요. 누가 "그 책 괜찮냐?"고 물어보면 "생각보다 괜찮더라"라고 답해줄 만한 책인 것 같습니다.


정리하자면, 내가 수능 국어는 좀 그래도 괜찮게 해서 1~2등급 언저리는 되는데, LEET 같은 지문들을 학습의 도구로 이용하면서 실력을 좀더 늘려보고 완성하고 싶지만 어떻게 이용해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 있다 하시는 경우에 이 책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그런 종류의 수험서 중에서도 상당히 완성도가 높은 편이라 생각됩니다.


단, 개인적으로 3등급 이하한테는 이런 공부가 그리 의미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별로 권하고 싶지 않고요. 또 나는 쌉고수라 망해도 백분위 99 100이다 하는 분들은 굳이 필요할까?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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