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공지망 [988591] · MS 2020 · 쪽지

2022-05-28 13:39:50
조회수 6,931

너무 우울해서 죽어버리고 싶은 사람들만 봐주세요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56864312

저는 죽었다 살아났습니다. 무슨 말인지 이해가시나요?




저는 한 달 전 자살을 시도했습니다. 높은 층에서 뛰어내렸지요.

그런데 어쩌다 살아났습니다. 현대의학의 이기는 죽기 직전의 절 어떻게해서인지 살려내더군요. 분명 죽어야 했을 높이인데..?


떨어질 때의 기억은 없습니다. 단지 마지막 메세지를 보내고 난간에 걸터앉은 지점에서 기억이 끊겼어요. 며칠 뒤에 깨어나보니 머리부터 발끝까지 몸 몇십군데 금이 가고 부러졌더라구요.


천운인지 모든 상처가 치유 가능했고, 두개골의 파열 또한 다행히도 뇌를 건드리지 않았습니다. 몇 달 뒤, 전 퇴원하겠지요.

죽으려 한 원인은 여러분들이 지금 느끼는 그것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다만 전 조금 어리다는, 18살이라는 점이 하나의 차이겠지요.


다시 깨어났을 때, 갑자기 학교에서 사라진 저를 찾아 수십 통의 연락이 와 있었습니다.


저들 중 내가 사라진 진짜 이유를 아는 사람은 얼마 없었죠. 정말 친한 아이들 몇몇과 선생님들이 일반 아이들 사이에 퍼지는 걸 잘 막아줘서요. 


깨어나고, 부모님, 선생님들, 친구들 합쳐서 수십 명이 저를 위해 울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무도 나를 걱정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학교에 다시 돌아갈 자신은 없습니다. 그리고 복귀한다 하더라도 치료 기간 때문에 출석일수 미달로 유급되겠지요.


이상, 두서없이 제 이야기를 써내려갔습니다.


한번 죽어보니 유튜브의 여러 ’힘내, 당신은 죽지 마’라는 영상보다는 조금 ‘진짜’라 감히 자부하는 말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새로 얻은 삶은, 비록 수술을 몇 번 더 하기 이전엔 제대로 움직일 수도 없는 신세지만, 훨씬 더 활기차요.


그리고 아무 걱정도 없고, 내가 잘못했던 일도, 내게 잘못했던 일도, 내가 그렇게 싫었던 일도, 나를 붙잡고 괴롭혔던 일도.


마치 하룻밤 찝찝한 꿈처럼 기억의 너머로 휘발되었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저를 걱정해주는 저 아이들과 어른들과 함께할 수 없었겠구나,

그들과 함께할 내일을 그릴 기회조차 없을 수도 있었겠구나,


내가 생각한 것보다, 이 세상은 훠얼씬 날 위해 울어줄 사람들이 많았구나.


그래서, 저는 다시 주어진 삶을 열심히 살아내려고요.


불행과 우울과 부정은 그날의 저와 함께 사라져버렸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자신을 던져 사라져버리려 하는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사라져버리지 마세요.



P.s. 아직 마약성 진통제를 투여 중이라 글이 다소 두서 없어도 이해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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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대좀보내줘 · 1139745 · 05/28 13:42 · MS 2022

  • 힘내세요... 저도 목매달고 아둥바둥거리다가
    녹내장처럼 시야 껌껌해지면서 눈앞이 깜깜새지는게 무서워서
    의자에 발을 다시 딛었다가 발을 다시 떼고 점프하기를 수십번 반복하다가
    온몸이 땀범벅이 되고나서야 그만뒀던 기억이 있네요

    후유증 없이 얼른 완쾌하시길 바랍니다

  • 설공지망 · 988591 · 05/28 16:39 · MS 2020

    고마워요:) 정말 다행히 후유증은 없을 건가 봐요
    지나간바람님도 언제나 행복하시길 빌어욥

  • common tangent · 777376 · 05/28 14:45 · MS 2017

    어디에 계시든지 무얼 하시든지 항상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울림을 주는 글 고마워요

  • 설공지망 · 988591 · 05/28 16:42 · MS 2020

    감사해요 앞으로 꼭 행복하겠습니다

  • 강풀화1 · 1062561 · 05/28 14:55 · MS 2021

    글쓴이 분을 살려드리기 위해 노력하신 많은 분들의 노고와 걱정, 사랑을 느끼시며 다시 한 번 시작하신 새로운 삶은 글쓴이 분께서 받으신 모든 사랑을 다른 분들에게 쏟을 수 있는 삶이 되셨으면 합니다 :)

    응원하겠습니다.

  • 설공지망 · 988591 · 05/28 16:55 · MS 2020

    언젠가 저와 같은 고민을 가질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싶어요.
    그날을 위해서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MonK · 1052265 · 05/28 14:58 · MS 2021

    저와 같은 또래 친구가 힘든 삶을 겪어왔다는 게 슬프네요 ... 새 삶을 얻은 지금부터라도 항상 활기차게 사시길 빌겠습니다 멀리서 응원할게요

  • 설공지망 · 988591 · 05/28 16:49 · MS 2020

    헉 동갑이셨군요..말씀처럼 지나간 날들은 저편으로 날리고 생각 새로 얻은 날들은 정말 활기차게, 희망차게 꽉 채워서 보내겠어요!! Monk님도 언제나 화이팅입니다
  • lokid · 767110 · 05/28 15:04 · MS 2017

    글 정말 와닿게 잘쓰시네요 간혹가다보면 이런류의 소재로 허세넘치거나 현학적으로 써서 거부감 드는글이 많았는데 잘 읽고갑니다 잘 살아봅시다 화이팅~

  • 설공지망 · 988591 · 05/28 16:50 · MS 2020

    말씀하신 글들 저도 정말 많이 봤었는데..나중에 제가 그런 글들의 저자가 될 줄은 꿈에나 알았죠 ㅋㅎㅋㅎ
  • 애기야옹이 · 1086732 · 05/28 15:23 · MS 2021

    동갑인데 대박… 글 보고 힘 내고가요

  • 설공지망 · 988591 · 05/28 16:51 · MS 2020

    힘내셨다니 저도 덩달아 힘이 나네요.. 우리 재미있게 살아보자구요!!

  • 필합하자 · 956935 · 05/28 15:48 · MS 2020

    글 읽으면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네요 좋은 일 있으시길 바랍니다

  • 설공지망 · 988591 · 05/28 16:46 · MS 2020

    ㅠㅠ울지 마세요..되살아나면서 좋은 일은 충분히 많이 받은 거 같아요ㅎㅎ

  • dndd · 989178 · 05/28 16:18 · MS 2020

    신이 넌 아직 때가 아니다라고 하는 것처럼 기적이네요 ㅠㅠ

  • 설공지망 · 988591 · 05/28 16:45 · MS 2020

    살아나는 과정에서, 어떤 친구가 그 말을 하더군요.. ‘신이 아직 때가 아니다라고 돌려보낸거다’
    아직 이 정도로 죽을 운명은 아니었나 봐요 그래서 앞으론 두 번째 삶이라고 여기고 정말 최선을 다하려구요

  • 전두엽 · 1147358 · 05/28 18:14 · MS 2022

    인생은 모르지만 우울증은 자신있게 말할 수 있어요.
    우울증은 병이에요.
    뇌구조가 바뀌고 부정적인 생각밖에 못하는 병.
    님이 이상해서 그런것도, 자아가 관련있는 것도 아닙니다.
    과학적인 현상이며, 의학적으로 '치료가 가능한 병'입니다.

  • 멀티버스 · 996063 · 05/28 20:16 · MS 2020

    정말로 뇌구조가 바뀌나요? 왠지 우울하면 집중도 안되고 머리가 안 돌아간다싶더니..

  • 전두엽 · 1147358 · 05/28 20:44 · MS 2022

    뇌피셜이긴 하지만...
    사람은 자고 일어나면 뇌구조가 바뀝니다.(팩트)
    으울증 걸렸을때 점점 사람이 바뀜.(경험)
    나중에는 정상적인 사고가 안되고 감정이 계속 우울하더라고요.(경험)
    집중도 안되고 자기컨트롤도ㅜ안되고 전두옂이 퇴화하고 해마도 줄고 감정컨트롤이 안되요.(팩트.)

    즉 뇌구조가 바뀜.(뇌피셜)
    실제로 우울한 사람이랑 보통 사람이랑 뇌활성영역도 달라요(팩트)

  • 전두엽 · 1147358 · 05/28 20:45 · MS 2022

    그건 스트레스랑 뇌구조변화(위 참조) 때문일거에요. 리프레쉬 하고 습관 들이다보면 낫습니다.

  • 유아무와 · 996866 · 05/28 19:18 · MS 2020

    저도 자살시도했다가 학교 한달반 쉬고 겨우 복귀했는데 (고3) 많이 힘드네요...
    위로받고갑니다

  • 아인슈타인털2 · 970324 · 05/28 19:34 · MS 2020

    우울하다기보다는 막연한 불안증이 막 올라오는...

  • 전두엽 · 1147358 · 05/28 22:14 · MS 2022

    그것도 병인데.. 쌓인겁니다

  • 감자탕 2만5천원 · 1080576 · 05/28 20:54 · MS 2021

    성공하길 기도하겠습니다

  • 화학팸 · 1057408 · 05/28 22:24 · MS 2021

    앞으로의 인생이 행복허셨음 좋갰어요!

  • Mårlįñ-gázâmimüchim · 968590 · 05/28 22:43 · MS 2020

    저는 너무 힘들었을 때, 상담센터 가고 정신과의원 다니니깐 호전되더라고요. 마음의 병은 정말 참 힘듭니다.

  • Sjkiii778 · 1103600 · 05/29 00:23 · MS 2021

    요세 저도 많이 우울했는데 좋은글 감사합니다.

  • 빼꼼 ⍝ •᎑ • ⍝ · 876034 · 05/29 00:39 · MS 2019 (수정됨)

    와 너무 와닿네요,, 유서까지 써본 저는 겨우 다시 일어나서 어떻게든 좀 더 살아보려고 정신과를 찾아갔어요 어느덧 벌써 반년이 지났네요.. 설공님의 인생에 언젠가 어둠이 지고 태양이 떠오르면 좋겠어요 항상 응원합니다

  • 만주산미곡 · 892915 · 05/29 16:33 · MS 2019

    저도 유서 써봤는데ㅋㅋㅋㅋ 아 이러다가 내가 좀만 더 용감해지면 죽겠구나 해서 바로 정신과 달려감 ㅋㅋㅋㅋㅋ지금은 행복하게 살아요 ㅎㅎ

  • 빼꼼 ⍝ •᎑ • ⍝ · 876034 · 05/29 16:47 · MS 2019

    저는 아직이요

    그냥저냥 살아가는 거 같은
  • ​​무우​ · 1130521 · 05/29 09:38 · MS 2022

    응원해요

  • 티르 · 1051956 · 05/29 10:49 · MS 2021

    나는 칼로 경동맥과 요골동맥을 베려고 했지만 잘 안 베지더라. 높은데서 뛰어내리려고 했지만 도저히 못하겠어 한강 다리 위에서도. 번

  • 딸떨234 · 1056065 · 05/29 11:06 · MS 2021

    처음으로 댓글 남깁니다.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