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벅더벅 [1146018] · MS 2022 (수정됨) · 쪽지

2022-05-26 23: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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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를 버리고 설공을 선택할 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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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너가 수학이나 과탐을 정말 좋아하니? 입시로서의 수학이나 과탐 말고. 정말 좋아하는 거 맞니? 좋아한다면, 그걸 연속으로 하루에 5시간 넘게 하더라도, 그 학문에 대한 정이 떨어지지 않을 자신이 있는 거겠지?


2. 서울대는 국내 최고 대학이니까 막연하게 인프라도 좋겠지~ 라고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니지? 연구나 공부가 아닌 생활 측면에서의 인프라는 ky에 비해 부끄러운 수준인 것을 알고 있니? 관악산 올라가는 버스 퇴근 지하철보다 더 붐비는 것 알았니? 물론 못 다닐 정도로 구리진 않은데, 너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많이 구릴걸?


3. 그래도 등록금도 적고 샤뽕도 차는데 좋은 게 좋은 거 아니냐고? 설공 당연히 좋은 대학이지. 근데 1학년 때부터 미친 듯이 굴리는 건 알지? 동아리에서 신나게 놀고, 연애도 열심히 할 생각인 건 아니지? 학연동 (학업, 연애/인간관계, 동아리) 중 하나 챙기면 평타, 두 개 챙기면 대단한 놈이라는 말 들어 봤어?


4. 의대의 긴 수련 기간 없이 일찍 돈 벌 수 있으니까 좋다고? 대학원 나오면 그게 그거일걸? 대학원 안 나오고 학부취업만 해도 돈이 복사될 줄 아는 건 아니지? 너가 생각한 것보다는 대우가 안 좋을걸? 적어도 너가 "그래도 의대 버리고 왔는데 이 정도는 살겠지"라고 생각한 것보다는.


5. 특히 의대와 설공 사이에서 고민하는 너. 너는 정시로 가는 거잖아? 수시로 가는 애들이랑 다르게 선택권이 있지? 정말 후회 안 할거야? 가서 너가 지금 빛나듯이, 또는 지금 빛나는 것의 절반이라도 빛날 자신이 있어?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안 살면 괜찮지 않냐고? 주위에 너보다 빛나는 친구들이 엄청나게 많아도, 비교하지 않고 명경지수의 마음을 유지할 수 있니?


6. 너가 어떤 선택을 하든 너의 앞날에 좋은 일만 있길 바랄게. 다만, 너한테 설공 말고 의대 가라고 훈수하는 사람들도 너의 앞날에 좋은 일만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러는 거지, 너를 방해하고 훼방놓으려는 의도에서 그러는 게 아냐. 투과목이 힘든 선택이라, 너한테 그런 조언을 하는 주변 사람들이 나쁘게 보일 수 있는데, 케바케겠지만 대다수는 통계적으로 본인들의 관점에서 맞는 말을 하는 거야. 본인들이 인생 살면서 본 것으로는, 대다수의 설공보다 무난한 의대가 더 잘 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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