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운 [1063872] · MS 2021 · 쪽지

2022-05-21 23:42:03
조회수 1,231

이제야 왜 재수가 힘든지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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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 시작한지 5개월이 넘은 지금 상황에서야 아는게 좀 웃기긴 한데

(1월부터 러셀에 처박힘)


초1때부터 대치동바닥에 굴러다니면서 공부한 사람이라

솔직히 '공부한다' 자체는 별로 힘들지 않음


앉아서 연필 휘적휘적거리는거

13년쯤 매일 하다보면 그냥 내 인생이 되어있으니까.



근데 5개월이 일주일처럼 지나고

6평이 다가오기 시작하니까 겨우 잊고 살았던 수능장에서 기억과 느낌이 다시 떠오르기 시작함.


그...뭐라고 해야하나.

허무함? 

수능 조지고 난 울지도 않았음. 허무함때문에 눈물도 안 나오더라



그리고 다시 재수를 시작하고

내 인생에서 이렇게 모든걸 공부에 때려넣은건 정말 몇 안되는 상황인데


이게 수능장에서 예기치 못한 일

아니 하다못해 샤프가 고장나는 작은 사고 하나로 망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그 허무함이 계속 떠오르면서

멘탈이 바스라지다 못해 그냥 나가버림


차라리 학원에서 모의고사 개쳐발리는거?

공부하면 되는거고

그러라고 모의고사 보는거니까

멘탈에 금이 가긴 하지만 금방 복구됨.


근데 내가 막을 수 없는 일로 내 모든 노력이 무산된다고 생각하는 순간

진짜 모든게 의미없어지는 것 같다



작년에 일대일 학원에서 같은 시간대에서 공부하던 재수생이

수능 전 마지막 수업 때

나한테 재수하면 정말 힘들다고 하지 말라고

그 아주 사소한 말 한마디가

계속 떠오르는 그런 날임



좀 징징거려 봤어

어디가서 누구 붙잡고 할 수 있는 말도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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