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사서독 [383625] · MS 2011 · 쪽지

2015-02-02 18:10:28
조회수 14,662

10년이 지나고 의대 하나 남았다...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5630747

제가 입시를 치렀던 2002년만 하더라도,


문, 이과 최상위권들이 서연고 말고도 갈 곳이 많았습니다.

인기있는 대학, 학과가 많았죠.

대충 나열해 보자면,



치대, 한의대 = 의대 뺨 후려치는 인기. 연대 치대의 경우 가톨릭, 울산대 등 메이저 의대 부럽지 않은 입결을 자랑했고, 그밖의 치대들도 쟁쟁했다. 한의대 인기야 말하면 입 아픈 수준. 지방한>=인설의였으니 뭐... 의치한 중에서도 치대, 한의대의 인기가 두드러졌던 이유는 개원가의 호황을 넘어선 활황 덕분이었다는 생각이다. 당시 우스갯소리로 어떤 건물에 한의원이 들어서면 몇 년 후에는 그 한의원 원장이 건물을 산다는 이야기가 돌 정도였는데, 이게 단순한 농담이 아니었다고... -_-;; 의대에 비해 수련기간도 짧고 개원만 했다 하면 족족 풍악을 울렸으니 치대, 한의대의 인기는 대단했다.


교대 = 외환위기 이후 이과에서 의치한의 인기가 급등했다면 문과에서는 교대의 인기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재수학원에 가면 교대에 가려는 장수생들이 득실거렸다(여기서 말하는 장수생은 최소 군필 예비역). 입결도 상당해서 연고대 뺨을 후려칠 정도가 됐다. 재수해서 04학번으로 부산교대에 간 내 친구는 수능에서 350점 정도를 받았는데 그 점수면 연고대 중상위학과에 진학이 가능한 정도였다(문과). 교대의 인기에 힘입어 한국교원대의 인기도 높아졌고, 이대 또한 초등교육과가 이대를 대표하는 학과였던 영문을 넘어서게 됐다(스크랜튼 같은 특성학과가 없던 시절이다).


약대 = 지금은 없어진 4년제 약대가 의치한과 더불어 이과 최상위권을 쓸어담았다. 특히 인서울 약대인 서울대, 중대, 성대, 이대 약대의 인기가 매우 좋아서 웬만한 지방의대보다 점수가 높았다. 재수했던 친구 한 명이 04 수능 당시 삼육대 약대 떨어지고 연대 공대 붙었다고, 삼수해야겠다고 푸념을 늘어놓았던 기억이 난다(이 친구는 결국 삼수해서 지방의대에 진학했고 지금은 외과의사가 됐다). 약대는 좀 특이하게 인서울과 지방대 간의 점수 격차가 꽤 있었다.


수의대 = 수의대도 인기가 정말 좋았다. 암튼 그 당시(2000년대 초반)는 흰 가운 걸치는 직업군의 학과는 다 인기가 폭발이었다. 외환위기를 막 극복(했다고 정부는 주장했지만 그 여파는 상당히 남아 있었다. 특히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지고 월급쟁이 목숨은 파리 목숨이라는 공포감이 전국 각지로 퍼져서 정착했던 시기다)했을 무렵이라 전문직 '면허'의 값어치가 급등할 때였고, 수의사도 이에 기꺼이 편승했다. 서울대 수의대가 전남, 계명, 영남, 고신대 의대 등보다 점수가 높았다. 건대 수의대는 그보다 점수가 좀 낮았고, 나머지 수의대들은 그보다 더 낮았다.


사범대 = 역시 외환위기 덕분에 교사에 대한 인식이 전반적으로 높아지던 시기였다. 교대뿐만이 아니라 사범대 역시 입결이 쭉쭉 올라갔다. 특히 국교, 영교, 수교, 세 학과이 인기는 굉장할 정도였다. 인서울뿐만 아니라 지거국 사범대의 인기도 좋았다. 특히 경북대 영교나 수교의 인기가 서성한 뺨을 후려칠 정도였던 걸로 기억된다.


생명공학과 = 주요 대학 생명공학과의 인기도 갑자기 치솟았는데 말할 것도 없이 의치전 때문이다. 내 기억이 맞다면 03 수능이 41개 의대에서 모두 학부생을 뽑던 마지막 해였고, 04 수능부터 부산대, 가천대, 포천중문의대(현 차의대) 등이 의전으로 전환하면서 본격적인 의전 시대가 개막했는데, 이에 의대 점수에 못 미치는 많은 이과 최상위권 학생들이 의전을 노리고 생명공학과에 입학했다.



적고 보니 꽤 많았네요. ㅎ

저 학과들 지금은 다 시들해져 버리고,
(저 당시에 비해서)

이제 의대 하나 남았군요. -_-;;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