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와 정치적 승리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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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지금 어떤 진영을 지지하고 있고, 그 진영이 더 옳다고 생각하며, 그래서 그것이 승리하길 바란다면, 다음과 같은 건전하고 적극적인 참여민주주의를 일궈내는 것이 당신의 과제가 될 것이다.
왜냐하면, 물타기와 선동, 정치적 무관심 등으로 옳고 그름이 흐려지는 것은 오직 '옳은 자'에게만 불리한 현상이며,
당신은 적어도 당신의 믿음 하에선, 옳은 축에 속할 것이기 때문이다.
즉 당신은 당신의 진영에게만 주어지는, 일종의 불합리한 불리함을 제거하기 위해 노력할 충분한 이유를 가진다.
1. 정치적 접근성
정치의 장벽이 높아질수록 정치에 무관심하고 무기력한 대중이 늘어난다. 이 경우 극성 지지자들만이 정치판을 지배하는 현상이 벌어지며, 이에 따라 옳고 그름을 분별할 이 사회의 집합적 능력이 소실되는 상황까지 벌어질 수 있다.
반면에 다양한 대중이 더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할수록, 개개인의 공적 시민으로서의 역할이 강조되고, 그 정치적 역량을 성장시킬 기회를 얻는다.
그렇기에 우리는 먼저 정치에 무관심한 대중에게, 정치가 불쾌하지 않고 건전한 영역임을 나타낼 필요가 있다. 전자와 같은 인식이 정치에 대한 일종의 무관심과 무기력을 낳곤 하기 때문이다.
즉 불필요하게 혼잡한 개싸움식 정치판은, 정치의 장벽을 높여 한국의 참여민주주의를 심각하게 퇴보시킨다.
2. 문명적, 도덕적 의식
혹자는 도덕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하곤 한다. 하지만 이는 그 자체에 대한 우리의 신념과 이상(ideal)으로써의 의미를 넘어서, 단순히 진영 간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무기로써도 충분히 가치있다. 왜냐하면 적절한 교육을 받은 다수의 대중은 도덕을 '우리가 추구해야만 하는 어떤 가치'로 받아들이고 있고, 이들은 (가장 핵심적인) 중위 투표자층은 물론이고, 아군 진영, 상대 진영에도 다수 분포해 있기 때문이다.
즉 도덕적, 문명적 면모를 갖추는 것은 단순히 신념적인 요인을 넘어서, 실제로 실용적일 뿐더러, 반대로 이것을 갖추지 않는 것은 치명적인 약점이 된다.
물론 우리의 신념을 완전히 저버린 상태에선, 다음과 같은 아이디어도 유효할 수는 있다. 즉 이 사회에 '일부' 존재하는 비도덕적 대중을 끌어들이기 위한 소수의 task force(?)가 움직여, 과격하되 통쾌한 컨텐츠를 그들에게 일종의 유혹제로써 노출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경우 우리가 그것의 영향력을 우리 진영에 대한 더 큰 악영향 없이 제대로 컨트롤할 수 있는지의 문제와, 앞선 가정과는 달리 우리가 일종의 '신념'을 추구할 수 있지 않느냐는 문제를 안고 있다. 또한 비도덕성이 실제로 그러한 유혹제로써의 필요조건을 담당하는지에 대한 의심은, 아마 가장 논쟁적인 쟁점이 될 것이다.
3. 적극적인 상호작용, 건전한 토론의 장 형성
이것은 결국 설득과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다음과 같은 의심을 해볼 수 있다.
<설득이란 것이 정치판에서 정말로 유효한 도구인가? 그것이 정말로 상대 진영 지지자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가?>
이는 많은 사람에게 의미심장하게 느껴질 것이다.
아마 정치적 지지의 중심부에 있는 열정적인 인간들을 설득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란 사실이, 이러한 의심의 중요한 이유가 될 것이다.
하지만, 사실 정말 많은 사람들은 오히려 정치적 지지에서 상당히 얕은 공간에 존재하는 가벼운 지지자들이다. 이들 중 많은 이들은 여러 기사나 뉴스, 여론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어느 진영이 더 나은지에 대한 깊은 고민을 반복하곤 한다. 그렇기에 이런 대중들을 대상으로 할 때, 설득은 오히려 치명적인 영향력을 지닌 도구가 된다.
그런데 여기서 두 번째 의문이 들 수 있다.
분명히 우리 진영과 상대 진영 모두에 그 '얕은 공간'이 존재할텐데, 과연 '적극적인 상호작용'을 활성화하는 것이 우리의 진영에 정말로 도움이 되는가?
당연하다. 단, 두 가지 전제를 해야 한다.
1. 우리의 진영은 옳다.
(사실 절대적으로 옳은 진영이란 가정이 필요하다기보단, '비교적' 옳음이 중요하다.)
2. 우리가 적극적으로 설득할 의지를 가진다.
왜냐하면, 토론은 옳고 그름의 분별에 대한, 완벽하지 않지만 최소한 긍정적인 도구이며, 이것의 유일한 수혜자는 바로 '옳은 진영'이기 때문이다.
결론은 이렇다. 우리가 흔히 허울뿐인 신념에 불과하다고 착각하곤 하는 일종의 '건전함'은, 오히려 정치를 진영 간 전쟁으로 보는 자들이 가장 중요한 가치로 두는, 정치적 승리-의 도구로써도 큰 가치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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