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정외 규리 [1057009] · MS 2021 · 쪽지

2022-04-06 13:41:57
조회수 306

(장문) 인간관계 고민 좀 보고가줘요..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56013451

19살입니다. 딱히 문제라곤 생각 안 하는데요. 제가 인관관계를 맺을 때 사람을 거르는 성향이 있어요. 딱히 친해지고 싶지 않다거나, 간접적으로 관찰한 언행 등이 제 기준, 가치관 등에 어긋나면 바로 선을 그어요. 상대쪽에서 직접적인 접근이 없는 경우엔 절대 먼저 다가가지 않아요. 제 신경과 생각, 에너지를 소비하는게 너무 가치없고 무의미한 것 같아서요. 심지어 속으론 불특정다수인 그들을 보면서 감히 한심하다거나 안타깝다거나, 또는 분노와 경멸, 혐오의 감정을 가지기도 합니다. 이런 제가 특별한 사람은 아닙니다. 빼어난 부분이 있는 것도 아니고,,,, 뭐 빼어나다고 이러해도 괜찮다는 것은 아니지만요. 다만 이러한 타인을 평가하는 제 태도에 대한 지적을 친한 친구들로부터 받았고 그래서 돌아보게됐어요. 가끔 제 감정을 가끔 터놓은 적이 있거든요.

사실 그 친구들조차도 요즘 거리감이 생겼어요. 초등학교때부터, 중학교때부터, 고등학교때부터 친분을 쌓아 왔는데, 오로지 저 하나한테 신경쓰는 것도 힘들고해서 기가 빨리는 기분이라 전부 먼저 거리를 둔 것도 있고 제 부정적인 기운을 친구들한테 옳기고 싶지 않기도 해서인데 솔직히 외롭습니다. 주변에 아무도 안 남은 것 같아요. 점점 제가 그들의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것을 한 번씩 대화를 하거나, 밥을 먹거나하면 뼈저리게 느낍니다. 근데 지금 저로선 이를 해결할 여유가 없네요.입시가 끝나고 20살이 되어 원하는 대학에 진학한다면 모든게 해결될까요? 뭔가 문제가 있을까요?

조언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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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래 이 · 1141393 · 22/04/06 13:54 · MS 2022

    제가 고등학생때 했던 생각과 일치하네요.
    물론 지금도 저는 약간 그런 경향이 있으나,살짝 개선이 됐어요.우선..즉답부터 하자면 원하는 대학에 가더라도 저 문제는 작성자님 본인이 해소해야할 문제라고 봅니다.물론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면 마음 속에 입시에 대한 여유가 생기고,여유가 생기면 사람이 조금 달라질 수 있고 대학교엔 다양한 사람들이 있어 지금과는 환경 자체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겠으나 작성자님께서 해소를 하셔야 상황이 바뀐다고 봐요.
    음..꼰대 같은 말은 아니고 작성자님과 제가 생각이 비슷한데,본인 기준과 다른 사람은 사회생활을 하면 정말 많이 볼 수 있어요.이상한 사람도 정말 많이 볼 수 있듯이요.그런데 그럴때마다 상사든 동료든 신경 안 쓰고 벽을 칠 순 없잖아요? 뭐 사람을 적게 상대하는 직업도 있지만 아예 본인과 맞는 사람들끼리만 어울릴 순 없죠! 그래서 '그럴수도 있지'라는 말을 의식적으로 했어요.사람은 원래 달라요.누굴 만나도 나만큼 편한 사람은 없고,완벽히 이해할 수 없다고 봐요.그냥 그 사람의 특징이라고 생각하며 그럴수도 있지라고 생각을 하고,정말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을 보면 제 인간관계 거리에서 살짝 투명한 가림막을 쳐두고 지켜봐요.관계에도 스펙트럼이라는게 있잖아요.살짝 가깝지 않은 사람,조금 가까운 사람... 이런식으로요.투명한 가림막을 쳐두고 공적으로 대해야 하는 사람,가림막을 칠 필욘 없지만 공적으로 대해야하는 사람.이런식으로 생각하고 있어요.근데 신기한게 저도 처음에는 제 기준과 다른 사람이라고 벽을 쳤던 사람중에 막상 지내보니 스펙트럼에서 가까운 사람이 되는 경우도 있었고,저의 거름망에서 안 걸러졌으나 스펙트럼 상에서 남보다 못한 관계가 된 사람도 있어요.사람은 겪어봐야 안다는 말이 있듯이 정말 정말 입체적이에요.사람을 싫어하는 저지만,아이러니하게 제가 힘을 얻는 존재는 사람이에요.그러니까 작성자님도 살짝 내려놓고 보시는게 중요한 거 같아요

  • 연정외 규리 · 1057009 · 22/04/07 01:08 · MS 2021 (수정됨)

    감사합니다.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되네요. "그럴 수도 있지", 이 마인드 참 좋은 것 같아요. 그리곤 첫 인상으로 누군가를 낙인찍지 말고 진면목을 찾아보려 애써봐야겠네요. 진심으로 말씀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생각 날 때마다 이 댓글 보면서 마인드를 가다듬어봐야겠어요.

  • 칸예웨스트 · 1126622 · 22/04/06 13:57 · MS 2022

    저도 꽤 오랜 시간동안 그랬던 적이 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제가 제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모습이 남들에게까지 적용 된 것 같더라고요 혹시 작성자 님도 그런가요? 언젠가 제가 가지고 있는 부담이나 생각을 한창 내려놓고 해야 할 것에 집중하다보니 오히려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타인을 바라볼때 썩 좋지 않은 구석이 생기더라도 ‘쟤는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는 자세를 얻게 됐네요 고3이신 거 같은데 우선 해야 할 일에 집중하면서 마음의 여유도 챙기시면 괜찮아지실 겁니다 작성자 님도 작성자 님의 친구들도 다 지쳐있는 시기라 그렇게 느껴지시는 부분이 더 극대화 된 걸수도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요 본 게시물의 목적과 맞지 않은 답변인 거 같아 죄송하네요

  • 연정외 규리 · 1057009 · 22/04/07 01:18 · MS 2021 (수정됨)

    감사합니다. 넵, 잘 아시네요. 사실 자존감이 바닥을 치는 상태였습니다. 긍정하는 태도를 항상 지니고자 했는데 그게 어느새 낙관이 되었고, 그것이 결과적으론 되려 나태함, 우울감, 무기력함 등을 끌고 왔었네요. 지금이야 많이 괜찮아졌고 하루하루 태우고 있어요. 저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이 정확해요. 사실 게시글에서도 언급했듯이 대학을 가면 다 해결될까요라는 제 질문의 시발점이, 전 저라는 사람자체를 인정받아본 경험이 적어요. 제 주변 사람들은 "나"보단 제 성적, 위치 등의 외적인 부분들에 대해 평가하고, 인정해줬었고 이것으로부터 파생된 가볍디 가벼운 인간관계들에 한껏 취하기도, 그 허영에 아파하기도 했죠. 어릴적부터 이것이 버릇되어서 남에게 인정받고자하는 욕구가 강해요. 그래서 현재 제 상태에 만족을 못 하고, 이상적인 대학에 감으로써 나라는 사람을 증명하고자하는 욕구가 있습니다. 해야 할 일에 집중해야죠! 물론 절 위해서인거죠. 어쨋든요. 말씀하신대로 타인의 입장도 잘 생각해봐야겠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