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신 들어오지 않으려던 오르비 오랜만에 찾아왔습니다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5596144
찡찡대고 싶지만 친구들과 여자친구에게는 약한 모습 보이기 싫어 글을 남기고 갑니다.
비관적인 글 읽기 싫으신분은 그냥 지나가 주세요 ㅎㅎ
간단히 제 소개를 하자면
전 지거국에서 반수를 두 번이나 한 3수생입니다. (복학 후 재도전)
수능에서 참패를 했고요
시립대 경제 최초합이고 중대 경영 기다리고 있습니다.
자주 들어온 건 아니지만 정시철에 정보를 얻는답시고 하루종일 모바일로 오르비만 붙들고 있었는데
만족하지 못할 점수대로 이 대학 저 대학 비교하다보니 정신만 피폐해지고 괜히 비참해지더라구요.
정시마감일 날을 마지막으로 안들어오기로 했습니다. (엥 그래봐야 한달밖에 안됏네)
나름 공부를 잘한다는 자신감이 있었으나 지거국에 다니고 있으니 열등감만 심했고 (지거국 비하의도는 없습니다만...) 막연한 기대감에 좋은 학벌 얻기만을 원했습니다. 꿈도 없었고 그냥 현실이 마음에 안들었을 뿐입니다.
첫 반수를 패망하고 복학하게되었을 때는... 정말 ㅋㅋㅋ.ㅋㅋㅋ.ㅋㅋ 경험하지 못한분은 알 수 없는 기분일 거에요. 부모님은 결사반대하셨지만 저는 속으로 또다시 반수 생각을 하며 복학을 하게됩니다. 간신히 허락을 맡고 소규모 학원에 들어가 삼반수를 하게 되었고 재수때와 마찬가지로 탄탄한 모의고사 성적에 기대감에 부풀어 늘 서울대를 꿈꾸게 되었습니다.
결과는 비참했습니다. 재수때와 상황은 비슷하지만 체감하는 고통은 질적으로 다르더군요. 자괴감, 열등감이 폭풍처럼 밀려와 하루하루 힘들었습니다. 덕분에 둥글둥글했던 성격은 어딘가 모난데가 보이기 시작하고 악몽도 매일같이 꿨습니다. 자존감은 나락으로 떨어지고요.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나한테 도움이 될만한 시립대, 중앙대 정보가 있을까? 하고 오랜만에 오르비를 찾았는데....
전 그동안 힘들었던 기간동안, 몸과 마음은 병들었지만 눈물 한번 흘려본 적은 없습니다.
그런데 오늘 게시물 한 2개쯤봤나? 첫번째거는 '나는 정말 재수생이 되었다?' 이거였나
그냥 오르비에 오면 흔하디 흔하게 볼 수 있는 게시물인데
몇줄 안읽었는데 정말 오만가지 감정이 북받쳐오르면서
이제 정말 실감이 나는구나
그냥진짜 엉엉울었어요 이런적 처음이라 속으로도 당황스럽고 아 내가 이제 좀 견디기 힘들정도로 나약해졌구나 싶기도 하고.
그래도 이렇게 울고나니까 한편으로는 안심이 되더군요. 내가 드디어 내 인생에 대해 진심으로 진지하게 되었구나. 발전 가능성이 있겠구나. 여태까지는 소모적이고 부정적인 생각으로만 머리가 꽉 차 있었다면 울고 난 뒤에는 오히려 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어요.
겨우 수능가지고 뭐 이리 진지빠냐, 여긴 사수 오수도 넘쳐난다, 인생에서 수능이랑 입시는 아무 것도 아니다 하실 분들도 있겠죠.
하지만 기대를 많이 걸었었고 또 성공할거라 믿었던 재수 삼수 생활은 이렇게 고찰해 볼 충분한 가치가 있었던 것 같네요.
감성에 차올라 그냥 주절주절 쓴 글이라 두서 없을지도 몰라요. 그래도 어딘가에 이 기분을 전달하고 싶었는데 후련하네요.
비루한 삼수생의 부족한 글을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끝으로 절망에 빠져있는 분들, 같이 힘냈으면 좋겠어요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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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거국에서 삼수까지 하신 이유가 뭐예요?
취업 잘돼서? 그냥 학벌 욕심 때문에?
왜 지거국에 남아있었냐, 그러니까 왜 복학했냐는 말씀이시죠?
재수때 수능성적이 건동홍 중위과 정도였는데 그정도라면 학비나 취업면에서 차라리 복학하는게 낫겟다 싶었어요. 물론 부모님 주장이 컸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