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세대 갈등이 심한 이유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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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새 학기 잘 보내고 계셨나요? 저도 글 쓰랴 운동하랴 병원다니랴 경찰서 가느랴(물론 가해자 입장에서는 아니고요 ^^)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올해 대선이 3월에 있어서 그랬는지 새해 되고 한 100일 정도 되어서 대통령도 새로 뽑히고, 그 과정에서 극심한 성갈등, 세대갈등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무슨 한국인이 특별히 다른 나라보다 호전적이고 욕을 잘해서 갈등이 심한걸까요? 절대 아닙니다. 또 자국은 반드시 까야지 속이 풀리는 사람들은 이걸 예시로 들면서 한국이 후전적이네 물타기를 할까봐 걱정되기도 합니다.
이념갈등은 이미 70년 전에 웬 탐욕스러운 돼지가 나라를 반쪽내고 죽어버리는 바람에 아직도 매우 심각한 사안이며, 독특하게도 대한민국 헌법은 완전한 민주주의에 가까우면서도 유일하게 '이념의 자유'는 제한하고 있습니다. 유럽이나 남미에서는 대놓고 공산당이 존재하는 것을 보면 꽤 신기한 일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남북갈등은 여태 심각한 이슈였었습니다.
근데 이제는 남한도 동서로 갈라지게 생겼네요(신라 백제 고구려?)
위의 사진들이 참 좋은 예시라고 생각해서 가져와봤습니다. 남녀, 세대 갈등이 모두 있는 그야말로 갈등 비빔밥 대선후보 선호도입니다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dcbest&no=45557&s_type=search_subject_memo&s_keyword=%EB%82%A8%EB%85%80%EA%B0%88%EB%93%B1&page=1
남녀갈등은 워낙 뜨겁기도 하고, 사실 남녀갈등의 뿌리는 따로 있기에 좀 더 본질적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한국에서 세대갈등이 심한데, 그 대표적인 가장 강력한 이유를 뽑으라면 '급격한 단기 압축 성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강의 기적이라는 말이 있죠? 비슷하게 독일도 라인강의 기적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런데 독특하게도 독일은 원래부터 서구권, 그러니까 한창 대항해시대부터 남미나 아프리카를 착취하고 부를 쌓았던 원죄가 있는 제 1세계 국가입니다. 그러니까 무슨 소리냐면, 아무리 나라가 세계 대전으로 박살났다 하더라도 기본적인 전통이라던지 철학, 예체능 외에도 핵심적인 산업 기술, 개발력, 전통이 있습니다.
1945년에 주저앉아있는 라인강 도로. 그런데 이미 사진으로 보아도 부숴지긴 했습니다만 규모가 상당히 커 보이죠?
625 전쟁 당시에 무너진 한강 철교. 윗 사진은 공중에서 찍은 사진인데 훨씬 잘 보이고, 우리나라의 한강은 뭔가 규모가 작아보이지 않습니까?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pzkpfw3485&logNo=70154491764
사실 독일은 이미 제 1세계에서도 뛰어난 국가였습니다. 나폴레옹한테 박살나기 직전에도 프리드리히 대왕이라는 사람이 활발한 정복 전쟁을 통해서 나라의 크기를 넓히기도 했었고 전통적으로 기술, 산업이 근대에 와서 프랑스와 영국을 따라잡을 정도로 뛰어난 국가였습니다(1차 세계대전의 이유이기도 하죠)
그러니까 무너졌던 독일이 다시 일어난 것은 마치 전교 3등하던 친구가 독감에 걸려서 결석으로 중간고사를 못 봐서 망쳤을 뿐이지, 이제 회복하고 나서 기말고사를 보니까 전교 2등 가까이에 접근할 정도의 성적을 받은 것으로 매우 쉽게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한국은 굉장히 신기하게도 상황이 반대였습니다. 비록 조선왕조까지 통일된 중앙정부 체제에서 오랫동안 민족성과 국가성을 기른 배경은 있지만 박지원의 <열하일기>에서도 볼 수 있듯이 중국 최전성기라 불리우는 청나라 시기에 비해서 산업과 상업이 발전하지 못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자력으로 많이 발전하는듯 하다가 일본한테 싸그리 착취당하고 625 전쟁으로 남은 밥그릇까지 완전히 개박살났죠.
그러니 당연히 상식있는 사람이라면 625 직후 세계 최빈국으로 나락을 가버린 한국이라는 나라가 훗날 성공적인 민주주의 국가이면서 세계 10대 경제규모에 들어가는 강대국이 되리라고 아무도 상상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민주주의가 꽃 피우길 바라는 것은 마치 쓰레기통에서 장미가 피어나길 기대하는 것과 같다" 라는 말도 있었는데 진짜 꽃이 피긴 하더군요 놀랍게도.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철강기업 중 하나인 포스코도 625 이후에 뒤늦게 일본의 배상금과 기술을 빌려서 다른나라 제품이나 베껴서 만들던 삼류 기업이었습니다.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22023479&memberNo=11166748
이는 한국에서 나이를 중시하고, 세대간의 대화가 통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당장 미국 문화에서는 할아버지가 꼬마와 동등한 위치에서 서로 편안하게 이야기 하는 것을 당연시 하지만, 당연히 한국은 그보다 훨씬 보수적입니다. 왜 그럴까요?
당장 제 친할머니를 예시로 들어보겠습니다. 저희 친할머니는 47년 생으로 625로 나라가 박살난 상태에서 정말 어렵게 사셨습니다. 교육은 꿈조차 꿀 상상할 여유조차 없었고 온갖 일을 하셨는데요 대표적으로 서해안에서 굴을 그렇게 많이 채취해서 팔으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할머니는 그런 교육에 대해서 한이 있어서 저희 아버지를 지극정성으로 키우셔서 지금은 좋은 대학교도 나온 괜찮은 사업가까지 성장했고, 저는 그런 아버지의 뒷받침으로 이렇게 편안히 글도 쓰고 공부도 오래 할 수 있는거죠. 사실 우리가 과학, 철학에서 기억하는 위인들은 대부분 집안이 끝내줬습니다. 세상의 진리도 중요하긴 하지만 그걸 발견할때까지 지원해줄 여력이 있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희 할머니는 아직도 북한이라던지, 혹은 탈북민에 대해서 625 전쟁 당시의 생각을 가지고 계십니다. 저희 아버지는 지금 딱 50대로 한국의 격정적인 민주화 시대를 경험한 세대이고, 저는 97년도에 태어나서 한국이 지금 현재까지 선진국으로 올라온 모습을 보면서 살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 특히 미국도 보면 200년 내외의 역사 동안 매우 꾸준하면서도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막 당장 할아버지가 남북전쟁을 경험하셔서 지역감정을 내세우시면서 이웃집 아저씨들과 싸우질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미 다 끝난 일들이고, 당장 한국의 할머니 - 아들 - 손자는 50년이라는 대한민국의 압축 성장을 경험했는데, 미국의 3세대들은 서로 자란 환경도 비슷하고 대충 겪은 일도 비슷비슷합니다.
유럽같은 국가들은 200년동안 차근차근 겪게될 산업화와 민주주의 혁명(프랑스 혁명이 1700년대 입니다 ^^)을 겪어왔기에 세대가 서로 거의 비슷한 경험과 경제, 사회 문화를 누려왔습니다. 그런데 한국은 최빈국에서 선진국까지를 딱 3세대가 전부 겪어보았습니다.
저희 아버지도 이런 말씀을 종종 하십니다. 지금 할머니와 아버지간의 기술, 시대 격차보다도 아버지와 저의 격차가 훨씬 더 큰 것 같다고. 저 또한 이 말에 공감합니다. 한국은 압축적인 산업화와 민주화도 모자라 곧장 터미네이터가 연상되는 5G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심지어 과거에 자신들을 착취하던 국가만큼 성장해가면서 견제구도 심하게 받고 있습니다. 다만 과연 한국이 일본을 완전히 뛰어넘을까? 라고 묻는다면 전 글쎄요 라고 답할텐데 나중에 한번 기회가 되면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https://ppss.kr/archives/132021
이러한 극심한 세대 갈등이 곧 여성 남성 문제로도 직결된 것입니다. 아직도 가부장적인 집안에서는 여자가 (심지어 일을 하더라도!) 집안일과 육아를 전부 도맡아줘야 한다는 보수적인 분들도 계십니다. 이미 시대는 여성과 남성이 각자 자신의 직업을 갖고 1인 가구로 접어들었는데, 제 할머니께도 이런 말씀 드리면 화들짝 놀라십니다.
실제로 과거에는 교수 중에서 여성 교수도 굉장히 적었죠. 그러니까 아주 당연하게도, 남성 교수들이 악의를 가진 것도 아닌데 소위 여성 교수를 '경리' 정도로 취급하여 커피를 타오게 하는게 당연하게 생각했다고 합니다. 저라도 그렇게 생각했을듯 합니다. 요새는 많이 변화했지만요.
특히 제 할아버지 세대들은 다음 세대를 위해서 악착같이 일하고 희생한 것이 많고, 제 아버지 세대는 나름 성공과 경제 성장의 과정에서 맛을 보았고, 저는 선진국 직전의 한국에서 태어나서 명실상부한 선진국이 된 나라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남자도 그렇게 희생하고 돈벌어야지 사람대접을 받던 시대에서, 여성은 얼마나 힘들었겠습니까. 그래서 기성 60대 이상의 정치인들은 그런 모습을 보아왔기에 여성이 대우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건데, 특별히 남자가 싫어서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냥 너무 빠르게 변화한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신의 편견에 빠진 것으로 생각합니다.
물론 여태 제가 글을 연재하면서 극단적인 페미니즘에 대해서 분명한 태도를 보여왔지만, 그렇다고 여러분이 완전히 정 반대 극단으로 달려가서 피투성이가 되도록 싸우라고도 하지 않고 싶습니다. 다들 당장 남녀 갈등으로 피 튀어가면서 싸우는데, 사실 본질은 그게 아니라서 둘 중 하나가 전멸할때까지 결론도 나오지 않을 것입니다. 어떤 생각이든 극단적으로 치우치면 오류를 범할 확률이 매우 높아집니다.
사실 저는 생각하기에 제 아버지나 제가 친할머니 머리를 물려받았다는 은근한 생각이 있기도 하고, 최근에 인천에 사시다가 일이 있어서 부산에서 한달 좀 넘게 같이 생활하시는데 눈도 잘 안보이시고 여기저기도 많이 아프시고 겁도 많으십니다. 저야 자식된 도리로 최선을 다해서 보살펴드릴 뿐입니다.
최근에는 '평생 투표 총량제'라는 것도 제시되던데, 막 극단적으로 무슨 고령자를 투표에서 배제하자가 아니라(이 말을 했다가 한방에 가버린 정치인도 있습니다), 시대가 빠르게 바뀌니까 시대 정신에 맞게 각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선거에 투표를 하도록 사회적으로 합의하자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저도 나중에 노인이 되겠지만 해당 아이디어가 그럴듯 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한국처럼 세대 차이가 심각하고 또 지금은 고령화와 저출생으로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한국의 상황에서는요.
무엇이든지 너무 단순하게 보면 안됩니다. 앞선 글을 읽지도 않고 제가 이런 제도를 지지한다고만 보면 많은 학생들이 절 미친놈이라고 생각하실껍니다 ㅋㅋㅋㅋ
https://news.v.daum.net/v/20220313073246228
제가 여태 배우고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한국에서는 왜 남녀갈등이 심각한가? 더 나아가서 근본적으로 왜 세대갈등이 이렇게나 심한가?에 대해서 설명해보았습니다. 반박이나 다른 의견, 혹은 공감 등 모든 댓글 환영하고, 한쪽으로만 단순하게 생각이 치우치시지 않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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