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 시크릿 [1033492] · MS 2021 (수정됨) · 쪽지

2022-03-10 15:28:59
조회수 511

만약 지구가 평평하다면,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55403456

어떤 미친 외계인이 우리를 가속 시키는 중인지, 아니면 우리가 지구 중력장 안에 있는지 구분 불가능 함.


아인슈타인의 등가원리는 "대충" 중력과 관성력을 구분할 수 없다는 걸 말하고 있음.


이 등가원리에 따라서 평평한 지구에서는 지구가 위로 가속하는 중인지, 아니면 중력이 진짜 작용하는지 알 수 없음.


그렇다면 둥근 지구에선?


---


일반상대론이 시공간의 휘어짐에 대해 말하는 이론임은 대충 알 거임. 중력이 크면 시간이 어쩌고 공간이 저쩌고...


아래는 공 두 개를 둥근 지구에 떨어트리는 실험을 보여주는 움짤임.


구글 뒤져보다가 너무 설명하기 좋아서 들고 왔음.



위 움짤에서 매 프레임은 'local'함

그걸 이어 붙인 움짤 전체는 'global'하고


'local'과 'global'의 의미는 그냥 직관적으로 받아들여도 됨. 한 순간과 전체 시간이라든지.. 등등


움짤의 'local'한 각 프레임에서는 두 물체의 거리가 가까워지는지 알 수 없음. 그냥 그 순간의 위치, 속도만 알 수 있지.


그런데 프레임을 합친 'global'한 움짤에서는 두 물체의 거리가 가까워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음.


---


아인슈타인의 등가원리는 중력과 관성력을 절대적으로 구분할 수 없다는 말이 아님.


'local'하게는 구분 불가능하지만, 이렇게 'global'한 관점에서 본다면, 중력과 관성력을 구분할 수 있다는 말임.


---


둥근 지구에서는 시공간이 구대칭적으로 휘어지게 됨.


공은 휘어진 시공간의 측지선(Geodesic line)을 따라, 우리가 봤을 때 둘 사이의 거리가 가까워지는 방향으로(공의 입장에서는 수직아래로) 떨어지게 됨.


그러나 지구가 평평하다면 시공간이 적당히 z축 방향으로만 왜곡되어 있음을 생각할 수 있을 거임.


그래서 두 공이 측지선을 따라 떨어져도 둘의 거리가 가까워지지 않아, 저 실험 만으로는 중력과 관성력을 구분할 수 없음.


---


방금 위에서 자연스럽게 측지선이라는 말을 사용했음.


측지선 방정식이라는 텐서방정식을 풀면, 휘어진 공간에서 물체가 어떻게 움직일지 알려주는 측지선을 알려줌.


이 측지선은 두 점 사이의 최단거리를 알려주기 때문에, 휘어진 시공간 속의 사람에게는 직선으로 보임.


어려운 말들이 갑자기 막 튀어나왔는데, 그냥 '휘어진 시공간 속에서도 물체의 운동을 기술할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음.


사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무슨 말인지, 왜 직선으로 보이는지 알 수 있을 것임.


---


잠시 전자기학 이야기를 해볼까 함.


아예 생뚱맞은 건 또 아닌 것이, 물리학에서 장(field) 이론은 전기장과 자기장으로부터 출발했으니까..


장과 입자는 상호작용을 함.


장은 입자에게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알려주고(how to move),

입자는 장이 어떻게 펼쳐져야 하는지 알려줌(how to sway).


전자기학과 일반상대론의 각각의 장 이론에서도 이에 해당하는 식이 있음.


전자기학에서 (how to move)는 로렌츠 힘이, (how to sway)는 맥스웰 방정식이 담당하고 있으며,

일반상대론에서는 측지선 방정식이 (how to move)를 알려주고, 아인슈타인 장방정식이 (how to sway)를 알려줌.


---


휜 시공간에서 물체의 운동을 어떻게 계산하느냐에 대한 문제가 남았음.


우리가 일반적으로 물체의 운동을 나타낼 때는 벡터를 사용함.

속도, 운동량 이런 건 다 벡터량으로 알고 있으니까..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음.

도대체 벡터를 휜 시공간에서 어떻게 다룰 건데?

화살표를 구부리나?? 시공간을 뚫고 최단거리로 가나??


이런 이유로, 더 이상 벡터를 '화살표'로 생각한다면 좀 곤란할 수 있음.


근데 뭐 직관적이니까 좋지. 나도 화살표 좋아함.

MBTI 맹신하지는 않지만 우리 학교 공식 MBTI 조사에서, 물리학과의 N(직관형) 비율이 타 과들에 비해서 유의미하게 높긴 하더라..


---


휘어진 시공간이 있다면, 휜 시공간의 한 점에 대해 'local'하게 접하는 공간을 생각할 수 있음.

마치 미분을 통해 곡선의 한 점에 접선을 긋듯이, 곡면에 대해 접평면을 그리듯이..


이 접하는 공간 위에서 아주아주 작게 움직일 때는, 평평한 공간에서 움직이는 것과 같은 상황이므로 우리가 알던 벡터를 살릴 수 있음.


이런 공간을 'Lorentzian Manifold'라 함. 이름이 뭐가 됐든 알게 뭐람? 아무튼


이렇게 우리는 그 점에 대한 'Lorentzian Manifold' 위에서는 물리를 할 수 있게 되었음.


그리고 'local'하게 접하는 'Lorentzian Manifold'를, 한 점을 넘어서 시공간의 모든 점에 대해 찾는 것으로 확장할 수 있음.


그러면 우리는 휘어진 시공간의 모든 점에 대해서 우리가 알던 물리를 할 수 있음.


이게 일반상대론의 아이디어임.


조금 느낌은 왔는가 모르겠네

rare-수정됨 rare-무지개 rare-MATLAB rare-진주환수학연구소 rare-레무링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