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vs물리학 게시글에 대한 생각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5529328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둘중 뭐가 더 어렵냐는 글을 보고 쓴 겁니다.
일단 자연과학의 특징이 각 학문집단 내에서 통일된 패러다임을 통해 대상을 관찰하고 이론을 전개하기 때문에 그 패러다임을 익힌 후에는 직진만하면 됩니다.
그런데 인문, 사회분야는 가치관에서 주장이 발생하기 때문에 학문내에서 의견이 통일되는 게 아니라 학문의 분파가 나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분파의 탐구방향으로 탐구를 하고 그걸 가지고 상대분파와 논쟁을 해야죠. 대상을 바라보는 시각자체가 상대에겐 의심의 대상이 되는 거죠.
즉, 자연과학은 타당성 검증만이 논쟁점인데 인문분야는 연구당위성이나 방법론 자체도 논쟁 대상이 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단순공부 수준에서는 몰라도 연구쪽으로 가면 철학이 훨씬 골때리죠.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연필통 0
연필통 6주차 원래 없나요??
-
안녕하세요 작년에 반수 도전했다가 나태하게 쳐놀고 개같이 실패해서 이번에 삼반수를...
-
https://youtu.be/kiJcvL7n6hM?si=oAQhUJ5YL-onec8...
-
지수&삼각함수 관련 간단한 문제 하나만 풀어주실 분 4
해설 보면 0<sin<cos이니까 sin^sin<cos^sin이라는데...
-
ㄹㅇ 개덥네 5월이면 꽤 느렸네 올해는 짜피 집에 에어컨도 없는 거 나가야지 뭐
-
더워죽을거같아요 7
살려줘.......
-
기상 2
인생망햇네
-
오랜만에 본가옴 0
서울이 좋긴해
-
배고프다 10
-
피램같은 문제집으로 하시나요 아니면 강의로 해결하시나요??? 혹시 강의로 가시면...
-
아시아투데이(한국여론평판연구소) 이재명 47% 김문수 39% (-8%p) 이준석...
-
둘 중 실전연습용으로 뭐 하는게 나을까
-
29번같은 문제는 정신사나워서 못풀겠네요 필요한 정보만 표시하는 연습이 필요하겠어요
-
먹어 4
자
-
스킨 케어 추천 좀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지금 입학해봐야 15년은 있어야 내경쟁상대로 들어올건데 내가말했잖아 얘내 개원비용...
-
아 기분좋앙~~ 0
헤헤헤
-
벌떼처럼 화만 돋구지 얼마나 과학화 노력을 하는데 그러지말고 그냥...
-
성대 냥대 0
성대 냥대 목표로 공부 시작했는데요..!ㅠㅠ 6개월쯤 남았는데, 지금까지 병원 신세...
-
수분감 수1 수2 미적에서 스텝1만 하고 지금 평일에 뉴런 수1 수2, 주말에 뉴런...
-
과외끝남 14
가형 21번 30번만 2시간했으
-
아 1
점심 안먹고 공부하니까 배고파 죽겠넹
-
나도 전에 어떤 여자가 내 팔에 자기 엉덩이 비벼서 7
당황스러웟는데
-
재수 지침 6
2월달부터 시작한 재수생인데요 저번주까지는 쌩쌩하다가 이번주 부터 몸이 피곤하고...
-
합성함수 극대 극소가 많이 약하구나...
-
한지아, 공보의·군의관 복무기간 3년→2년 단축 추진 0
고점매수의 신 공군 의대생.... 또 퐁퐁당했다!!
-
나도 1
집가고십다
-
이것도 치한이야? 11
나 버스타고 있었는데 내 좌석 옆에 서잇던 중학생 되보이는 여자애가 내 팔에...
-
뱃지 삭제해주셈 안해준다면 의대생들 자퇴하듯이 한의대생들의 뱃지 자진반납을 권유함...
-
초반에 개념완강이랑 기출분석 돌리고 나서 수특 3년치 풀고 대충 실전개념강좌 돌리고...
-
사랑은 아름다운 꿈결처럼
-
5모 공통 종합-랑데뷰&2028학년도 예시문항 싱크99% 1
첫 줄 a3+a5=0입니다. a6처럼 보이지만 지난번에 올렸던 2028학년도...
-
개념편이랑 기출편 정말 완벽하게했는데, SPEED는 목차 대강보니까 마치 개념편...
-
1. 나는 GPT를 어떻게 활용하고있는가? "AI 시대, 수험생도 GPT로 독학할...
-
a_(n+1) 범위 한정시키고 나열하는 거랑 똑같은거임?
-
딱기다려
-
나랑 뽀뽀할 사람???
-
강대x 0회 1
해설강의는 없나요,?
-
님들 220915 이거 일차함수로 푸는거 질문 있음 12
실전에서 이렇게 그래프로 풀 수 있을 거 같음? 난 실전에서 저런 풀이를 떠올릴...
-
뭐가 거기서 거기라는걸까 나는 왤케 다 낯설까
-
죄책감 들어..
-
아와왕 5
강의만 7시간 들으니 토나올거같음
-
물리하고 있는데 진짜 너무 빡세서 사탐런 고민하고 있는데 사탐런 의대 가능하다면...
-
판검새 씹어먹는 문과 종결 전문직 vs 몸갈아서 돈버는 3d 노가다 인식도 안좋음...
-
수업 째낌 2
미용실 갔다가 인하대 축제 가야겠다
-
제가 오래간만에 확률과 통계 공부할려고 작년도 이해원N제 풀고 있는 도중에 안...
-
3점 기출들은 난이도 어떤 편인가요?
-
와씨발골때려
과학철학은 전자인가요 후자인가요
후자죠. 과학혁명의 구조만 봐도 포퍼가 쓴 추측과 논박을 신나게 씹습니다.
전 양자역학쪽은 안그렇다고 봐요. 고전철학은 우리의 직관과 맞아떨어지는데 양자역학은 직관과 완전히 어긋나버리는 경우가 많아서요. 타당성을 검증하는 게 아니라 이때까지 한번도 생각조차 못했던 새로운 주장을 내세우는게 어려운 거에요. 양자역학 공부하다 보면, 우리가 설명을 들어도 이해하지 못하는(예를 들어 확률이 음수인 확률파동함수라든가) 직관에 완전히 어긋나는 모델을 설정할 수 있는게 엄청나게 어려울꺼란 생각이 들어요.
양자역학이요? 흠...코펜하겐 해석이 일반인의 세계관을 뒤흔들었을까요? 오히려 지동설은 그 당시 그 누구도 생각치도 못했던 직관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당시 서양인의 세계관 자체를 뒤흔들었던 일대 사건이었습니다. 진화론도 마찬가지였죠. 양자역학은 전혀 학문사상 가장 중요한 변화에 끼지 못할겁니다.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은 기존 패러다임과 전혀 다른 세계관을 심어주기 때문에 기존의 직관에 위배되는 것은필연적입니다.양자역학이 어떤 유래없는 종류의 변화가 아니라는 거죠.
일반적으로 고교 수준까지 고전물리학을 다루기 때문에 현대 물리학이 직관에 어긋나 보이는겁니다.
결국 고전철학과의 비교는 옳지 못한 비교이죠. 과연 지젝이나 백번양보해서 레비스트로스의 철학이 우리의 직관에 맞을까요? 전 아니라고 봅니다.
글이 머리(서론)가 크네요;;;
어쨌든 코펜하겐 해석이라는 합의를 도출한 이후에 물리학자들이 이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연구는 하지 않는데요. 철학은 그런 합의라는 걸 이뤄본적이 없는 학문이라는 겁니다. 그러니 철학에서는 학파-현대에는 개인까지-의 연구방식 뿐만 아니라 연구 주제 그 자체도 무가치하다고 비판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니까 자연과학-정상과학 상태-에서 연구결과물을 내놓으면 연구를 잘 했는지를 따지지만 인문, 사회쪽은 '뭐 이런 연구가치도 없는 걸 연구해'라는 논점도 나올 수 있다는 겁니다.
(현대경제학이 이런면에서 상당히 자연과학화 되었죠)
글쎄요. 저는 양자역학이 유래없는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지동설 물론 충격적이였죠. 하지만 그건 비직관적인 것이 아니라 발상의 전환에 불과한 것입니다. 지동설은 (계속 무시되었지만) 고대부터 계속 주장되었었고, 또 그러한 생각을 하기가 어려울 뿐이지 그걸 받아들이자 하고 가정하면 이해하는 데에는 별 문제가 없어요. 그렇지만 양자역학은 발상의 전환인 동시에 직관적이지 못해요. 양자역학이 비직관적인 이유는 우리가(제가) 살면서 20년간 고전물리학을 배웠기 때문이 아니라, 20살 이전까지 그리고 이후로도 우리는 고전의 세계에서 살 수 밖에 없고, 양자역학은 우리의 경험세계의 너머를 다루기 때문이죠. 전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의 합(?)이 그 이전시대 어떤 변화보다도 훨씬 더 영향력있고, 충격적인 변화라고 봅니다.
이것도 서론이 길었는 데, 저는 님 주장 중 왜 타당성을 검증해야 한다는 것이 학문의 난이도 상승으로 귀결되는지 모르겠네요. 정상상태의 물리학에서 새로운 어떤 사실을 발견하는 것의 어려움의 정도가, 철학에서 비주류적인 어떤 것을 생각해내고, 그 타당성을 검증 받는 것의 어려움의 정도의 합보다 더 클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도 않을까요?
그리고 애초에 왜 양자역학이 지동설, 진화론과 비교되나요? 양자역학은 고전역학, 열역학, 전자기학 이런거랑 비교되는거지 지동설 같은 하나의 이론에 불과한 것과 비교할게 아니라 생각되네요.
학문을 배울때의 진입장벽은 물리학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철학이 '연구 측면'에서의 난점이 더 많다는 거죠. 자연과학의 천재는 심지어 현대에 이르러서도 20대에 성과를 얻을 수 있지만 인문분야는 그럴 수가 없다는 겁니다. 그리고 과거의 패러다임의 전환이 당연시 되는 건 우리가 그렇게 배워왔기 때문입니다. 지동설을 기점으로 중세의 세계관에서 뉴턴으로 완성되는 기계론적 세계관으로 전환되었고 상대론과 양자역학을 통해 또 전환이되었죠. 즉, 여지껏 이론물리학의 분야가 선형적 발전을 이루다가 양자역학에 이르러서 뒤흔들린게 아닙니다. 물론 양자역학이 그런역할을 했습니다만 양자역학만 그런게 아니라는 거죠. 하지만 자연과학은 학문적 패러다임의 전수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 선형적 발전을 해왔다는 식으로 후학들에게 가르치죠. 상대성이론이나 양자역학이 뉴턴 이론의 일반해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이는 위에 말씀드린 선형적 발전양상에 입각한 해석이죠. 전후로 세계관의 변화가 있었기에 그렇게 받아들이면 안됩니다. 마찬가지로 그 이전에 패러다임의 전환이 그렇게 작용한 것이 아니라는겁니다.
ps학문의 발전과정에 있어서 토마스 쿤의 관점에 거의 전적으로 동의하기 때문에 과학혁명의 구조를 읽어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쿤이 몇 백 페이지 쓴 내용을 댓글로 쓰려니까 어렵네요;;;
물리학하던 사람에게 철학 시켜보고
철학하던 사람이 물리학 시켜봤을 때
봐줄만한 결과가 나오는 건 전자가 압승일 거라 생각합니다.
물리학의 진입장벽이 압도적으로 높으니까 그런겁니다. 철학에서 의미있는 연구결과를 내놓는 건 별개의 문제고요.
수학과 4학년 학부과정으로 풀 수 있는(미분기하학) 일반상대론은 어떤지요
또 현대 물리학에서 검증은 안됐지만 끈이론이란게 있는데 끔찍끔찍하죠(얘는 아예 검증의 시도조차 힘듬)
위의 에피 분에게 달은 댓글과 상당히 유사한 답이 될거 같습니다. 참고해주세요
그나저나 애초에 비교가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각자 자신의 이야기만 할 줄 알지 상대방을 이해하진 못하거든요 이해했다면 그 학문을 공부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