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후 22살에 시작한 '진짜'노베이스의 입시 썰 -절망편-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55263931



글을 쓰기에 앞서 현재 저는 전역후 수능을 두번 치른 24살이고 세번째 도전을 진행중입니다.
옛날에 정보를 찾아보고자 입시사이트를 여러 곳 찾아 봤는데 성공에 대한 이야기는 많은데 실패 이야기는 드물고
특히 저처럼 아예 처음 시작하는 사람은 없더라구요
그래서 주위 친구들에게도 못해본 저의 이야기를 익명을 빌려서라도 해볼까 저의 이야기를 적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가 '정말 노력만 하고 잘못된 방향으로 공부한' 케이스라서 누군가에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르비에서 보기 힘든 현실적인 글을 보실겁니다.
(글쓰기에 앞서 그동안 피나는 노력을 해오시며 앞으로 빛나는 인생을 살아가실 오르비 여러분에게 존경의 표현을 전합니다. 진심입니다. 저는 학교다닐때 남들에게 자랑스럽지 못한 인생을 살아왔거든요... )
-입대전-
지방에 살고 있는 꿈도 목표도 없는 학생이었습니다.
암기하는 것을 정말 못해서 공부하는 것을 싫어했거든요.
요즘도 그런지 모르겠는데 저희 학교는 국어,영어는 교과서에 있는 지문을 통째로 외워야 하는 ONLY암기위주의 시험이었습니다.
그래서 공부는 내가 갈 길이 아닌가 보다하고 놀기만 했습니다.
-전역후 2020년-
군대에서 별의 별 미친 인간들을 다 만나봤어요...
그래서 전역 후 난 저런 못 배운 사람은 안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수능 공부를 결심하게 됩니다.
그런데 공부가 쉽겠습니까? 인생에서 공부라고는 고1때 까지 부모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가본 동네수학학원에서 말고는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공부를 해야할까 인터넷으로 알아보기 시작했고 집에서 가까운 지방에 있는 기숙학원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그곳은 총 학생수가 100명도 안되는 소규모였고 이름을 말해도 아는 사람도 없을 그런 학원이었습니다.
하지만 아까 말한 것처럼 저는 공부를 거의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공부가 다 똑같겠지 라는 생각을 가지고 망설임 없이 등록신청을 한 후 4월부터 공부를 시작합니다.
-2020년-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끔찍한 수업을 들으면서 7개월 동안 공부하게 됩니다.
공부는 평가원이 감수한 수능특강,수능완성만 열심히 공부하면 원하는 대학 갈수있고 인터넷 강의 들으면 무조건 수능 망한다며 허구한 날 연설하는 원장이랑
수능특강사용설명서에 적혀있는 문학 용어 보고와서 책읽기 하는 국어선생,
증명과정이나 논리의 흐름을 가르쳐 주지도 않고 공식만 달달 외우라고 하는 수학선생 (심지어 다른 풀이로 질문을 하러가면 왜 가르쳐준대로 안하냐면서 지랄함)
수업시간에 혼자서 지문 해석만 하고 가는 영어선생 등등...
이 라인업으로 1년 내내 오직 ebs수능특강 수능완성 가지고 진도를 나갔습니다. (심지어 영어는 수능전날 까지 진도를 못끝냈음...)
하지만 공부에 대해선 까막눈인 저가 무슨 의심을 가지겠습니까...
성적을 올리는건 학생의 몫이고 오르지 않는 성적은 저가 열심히 하지 않은 탓이라고 생각하고 정말.. 정말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결과는 당연하게도 처참했습니다.
44324
사실 이 정도 성적도 다행인게 학원 처음 들어왔을 때 영단어장 첫 페이지부터 절반이 모르는 단어였고
리미트,시그마,미분도 할 줄 모르는 상태였습니다.
이런 실력으로 요행을 바라는 것도 정말 이기적이고, 욕심이죠.
지금 생각해도 어떻게 이런 상태로 시작해서 수특,수완으로만 공부해서 수학4,영어3,생명2를 받았는지 신기하네요...
성적표를 받은 뒤 객기인지 용감한건지는 모르겠지만 이딴 성적으로는 내 인생이 나아질 수가 없다는 생각때문에 3수를 결심하게 됩니다.
이번에는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생각으로 수도권에 있는 기숙학원을 알아봤고
부모님도 저가 열심히 공부했다는 사실을 아셔서 허락해주셨습니다.
그리고 한달정도 쉬는 기간을 가진 뒤에 경기도에 있는 기숙학원을 등록했습니다.
-2021년-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정말 제대로 된 공부를 하려면 수도권으로 가야한다는 생각에 경기도에 있는 기숙학원에 등록했습니다.(학원 이름은 안 밝히겠습니다)
거기가서 정말 미친듯이 공부했던 것 같습니다.
국어는 반의 학과담임선생님이 국어선생님이셨고 그 분의 풀이 방식을 체화시키는데 집중했습니다
그 쌤의 문제 풀이 방식은
현대시,고전시가는 지문,<보기>를 읽지 말고 문제들 간의 선지를 비교하며 모순관계를 파악한 후 답을 찍고
비문학은 문단독해를 하시는 분이었습니다.(1문단읽고 문제풀고 2문단읽고 문제풀고)
수학공부는 한완수 수1수2미적분 전부 3회독씩 하였고 영어는 조정식의 믿어봐 문장편, 생명이랑 지구과학은 학원에 있는 선생님들의 수업을 들었습니다.
어... 이렇게 6월 평가원 시험까지 공부를 했고 결과는 국어4 수학1 영어3 생명2 지구만점 이었습니다.
수학과 지구과학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냈지만 억장이 무너지는 기분이었습니다.
국어공부에 엄청난 투자를 했지만 점수가 수능때랑 똑같은 점수로 나왔거든요.
그 이후로 그 선생님의 국어 푸는 방식에 엄청난 회의감을 가지게 되고 7월달에 강민철의 기출분석을 사서 그때서야 기출공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저가 따라갔던 선생님은 기출수업을 해주지 않으셨습니다...)
하지만 7월달에 시작한 기출공부, 당연하게도 9월평가원 시험에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지 못했습니다.
국어4 수학1 영어3 생명2 지구과학1을 받았죠...
이때 저의 맨탈이 본격적으로 무너지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남은 기간동안 생명을 1로 끌어올린다 하더라도 성적표에 국어4등급이 있는 순간, 입시는 불보듯 뻔한 결과일 테니까요.
영어2등급을 포기하고 영어의 모든 공부시간을 국어로 돌렸고 수학,과탐과목을 1시간씩 빼서 국어공부에 투자했습니다.
이러면 당연히 다른과목에 시간이 부족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수학은 시간투자가 많이 필요한 실전모의고사 대신 한완수로 반복한 기출+n회독으로 공부방식을 바꿨습니다.
6/9모의고사가 기존 기출문제랑 느낌이 비슷해서 기출반복만으로 수능까지 무리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었습니다....
그렇다고 그만큼 국어공부를 유의미하게 했는가?
사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그것도 아니었습니다.
국어는 기출분석이 90%라는 생각을 가지고 강기분만 여러 번 반복하고 일주일에 두번 풀었던 실전모의고사는 실모는 실모일 뿐! 이라는 생각으로 오답피드백을 길어야 30분만 투자했었습니다.
그리고 10월 모의고사,
국어 2 수학 1 영어 3 생명 1 지구 1 을 받고
국어...해치웠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2022수능-
2021년 최저점인 43322로 끝내게 됩니다...
시험장에서 국어시간에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긴 했지만 자신있던 과목인 수학과 지구과학마저 이렇게 무너질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집에 가서 가채점 후 부모님께 죄송하다는 말밖에 못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의 이기심때문에 도저히 이 성적으로 대학을 가겠다는 생각은 못하겠더라구요...
그래서 지금 그동안의 실패를 뒤로하고 2022년 2월 10일을 시작으로 독학으로 공부를 재시작했습니다.
더 이상 집에 부담을 드리기 싫어서 학원은 포기하고 집 근처에서 독학을 하고 있습니다. 부모님도 이제 지치신게 보이기도 하구요...
-마치며-
하... 이 글을 써내려가면서 저도 마음이 답답하네요 ㅠㅠ
저가 2년간 공부하면서 가장 마음아프게 배운점은 공부는 노력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필요 이상으로 기출에 맹신한 것이 시험대처력을 잃게 만든 것 같네요...
글쓰면서 생각해보니 저가 2년동안 두 곳의 기숙학원을 다니면서 휴가를 나간적이 과장없이 총 20일 정도밖에 안 된 것 같습니다...
저 자신에게 너무나도 가혹했네요...
남들보다 앞서가려는 욕심이 조급함이 되면서 되려 저의 발목을 붙잡은 것 같습니다.
세줄요약)
1. 말 그대로 깡 노베이스가 맨땅에 해딩했다
2. 재수는 당연하게도 실패했다
3. 삼수때는 6평9평에서 선방했으나 수능에서 멸망했다
하소연에 가까운 볼품없는 저의 이야기를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에 대한 비판은 가슴 깊이 세겨 듣겠습니다.
(공부관련 피드백,상담 간절합니다.. 도움 주실 생각 있으신 분은 개인 쪽지로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졸려 0
학교 가야해.. 알람 꺼버리기
-
이라는게 도움이 될까요? 비문학 : 경제, 사회, 철학..
-
ㅇㅂㄱ 2
-
국어 기출 분석은 어떻게 하는 거임? 막 구조를 파악하고 선지 하나 하나 다 쪼개서...
-
죽엇다
-
언매 강의 보면 거의 비율이문법 99, 매체 1 같네 매체는 쉬운가매체 어려울거 같은데
-
아. 3
언매 개념 반 정도 밖에 안햇다.3모 언매로 봐야하는데 어카지개념 몰라도 풀 수...
-
주변사람들 개강 개학 하는거 보고있지니 외로운 마음도 뭔가 심해지고 인생 왜살지 싶음..
-
제가 대학 등록을 안 했는데요 국가장학금 신청해놨던 거 취소가 안 되는데 그냥...
-
결혼하고싶어요 15
난 조건 안보고 내가 사랑하는사람이랑 안분지족하면서 살고싶음 돈없으면 구미 원룸...
-
요즘 친구들을 보면 많은 생각이 드네요
-
?-?궁금
-
수학 커리를 어떻게 짤지 고민입니다. 작수에선 21 22 30 틀려서 미적분 1등급...
-
반수 불안.. 0
쌩재수하기엔 재수학원 비용도 부담되고 집에선 공부할 환경이 안돼서 기숙사 하나만...
-
계속 사먹으면 결국 탄수화물 위주로 밖에 안 먹게 되는 듯.. 근데 또 혼자 요리해...
-
개강병은공주병 0
세상이나만억까하는비련의여주인공이된기분매일매일졸린잠자는숲속의공주가된기분그냥개강은공주공주병
-
못참겟네
-
잠안와 5
윽
-
번호순으로 앉았는데 교탁 바로 맨앞자리입니다.... 원래 허락 안 받고 걍 조용히...
-
라면 뿌셔먹기 0
-
수특연계로 실모에 넣을려다가 실패한
-
팬이에요 3
-
잠이나 자야지
-
ㅇㅈ 9
-
배고파서 울엇어 2
엉엉
-
통안에 선풍기랑 휴지를 넣고 진공상태로 만든뒤 선풍기를 키면 휴지가 날아갈까?
-
바쁘다바빠 알바도 해야하고 휴
-
이젠 어떻게 해야 좀 나아지고 조금이라도 행복해질지도 모르겠고 과연 그게 있다고해도...
-
SSD 두개 꽂고 나서 더 필요하면 HDD 하나 더 꽂을 수 있음 걍 자료 정리나...
-
"신입생이 단 1명" 쓸쓸한 입학식…'0명' 문닫은 학교도 7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로 전국 초등학교 곳곳에서 쓸쓸한 입학식을 열었다....
-
근데 이거 약간 이상하게 개조한놈이라 내가 램을 뭘 꽂았길레 24기가인거지...
-
1년이 장난도 아니고
-
왜 나는 1
하고싶은거만 하려그러지ㅠ
-
홈스윗홈우ㅜ 1
ㅇ이야ㅑㅑ
-
프리이 1
한 삶이구나
-
1.미친개념 끝나면 뭐 해야되나요 ? 한완기 스탭1 미친기분 시작편 3회독 한상태로...
-
내신러이고 최저부담 없는데 수능 국어 1등급~만점받고 싶다는 목표가 생겨버림....
-
요즘 충전기 캐빡치네 17
왜 죄다 C to C인거임 대체 어따가 써먹으라고 이시ㅂ
-
우우 9
-
너무 기분좋음 0
몇년 된 친구를 좋아하는데 그 친구가 사랑한대요 아무 뜻 없이 한 말인거 아는데도 설레고 기쁘다
-
반수할까 1
단천 자전인데 광주사람이라 4인1실 긱사 사는데 룸메도 그냥 그렇고 친구도 없고...
-
개강천날 술자리라니
-
잠이안와 0
망해버렸다
-
이를 어쩌면 좋을까 허허.. 수송 꿀 맞겠지???!
-
지구 심화 0
이훈식 솔텍이랑 박선 코어특강 엄기은 Deep 중에 어떤거 할까요?
-
오야스미 2
네루!
-
친구가 없으니 자꾸 오르비하네

고생 많으셨습니다앞으로 잘 되시길 응원할게요!
따뜻한말 감사합니다ㅠㅠ 열심히 살게요
문단독해랑은 안맞으시나보네요... 저는 제 친구따라 문단독해를 시도해보려 하는데 제 친구가 4년간 국어 98~100이라서
근데 6/9월 10월 모의에서 수학1이 뜨셨는데 수능날 어떻게 3이 뜨셨나요???
계산실수가 너무 많이 나오셨었나.....이럴수가 있군요
기출만 지나치게 반복하면서 수학적 감각이 무뎌진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n제나 실모 병행은 거의 없으셨나용
9~수능 까지 기출과 나머지 비율로 생각하면 8:2 정도였던 것 같네요
그럼 꽤 비율좋게 잘 하신 것 같은데...어렵네요 수능 2017땐 그냥 밥이었는데 96점까지는
저도 22살이고 얼마전에 전역해서 수능 도전합니다 님이랑 비슷한거같네요 ㅋㅋ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ㅋㅋ 힘든길이지만 이겨냅시다
중학수학 부터 시작하셨나요?
아뇨 바로 수1수2부터 시작했습니다. 딱히 이전과정이 필요하다고 느낀적이 없었습니다
대단하세요 ㄷㄷ..
와..저랑 비슷하신데..나이도 같고..수학 어떻게 공부하셨나요ㅠㅠ
한완수에 있는 글 하나하나를 이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기출 문제에 있는 모든 풀이는 전부 외울정도로 반복하고 그 이유를 이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다만 그 방법이 7월을 넘어가며 단순 반복으로 변질되었고 무지성 회독이 되어서 수능날 멸망했습니다 ㅠㅠ
메인글 댓글보다가 후기 있다고 해서 봤는데 제대로 된 학습 커리큘럼과 멘탈만 옆에서 잘 잡아주면 메디컬도 가시겠네요 저 점수에서 이렇게 올라가는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데 대단하시네요 올해는 좋은 점수 있길 바라겠습니다
올해도 정말 노력하고있는데 6평성적에서 과도기가 와버렸습니다...ㅠ 작년10평이랑 똑같은 상태네요
메인댓글 보고 왔는데 정말 열심히 사셨네요 존경스럽습니다 올해는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랄게요 화이팅
17수능에서 21수능으로 올린 성적이 완전 레전드 성적 상승 기적인데;; 얼마나 했을지 가늠이 안 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