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 연구소 [1084446] · MS 2021 · 쪽지

2022-02-26 16:2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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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하위권 학생 많이 가르치면서 느끼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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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중하위권 학생만 10명 넘게 가르치며


매일 매일 자발적인 정신 수행을 하고 있는 104 연구소라고 합니다.


오늘은 제가 중하위권 학생들 보면서 느낀 것들을 알려드리려합니다.


이거 나 아니야? 라는 생각이 다들 안 드셨으면 좋겠네요. 


1. 자기합리화를 엄청 한다

핸드폰으로 딴짓하다 걸리면 "아 잠깐 본거에요"

인강인 줄 알았는데 썰 유튜브 클립 보다 걸리면 "이런 건 괜찮잖아요"

모의고사 문제 연달아 틀리면 "오늘 컨디션이 안좋아서 ㅎㅎ"

갑자기 과외 오늘 쉬겠다고 하면서 "최근에 열심히 했으니까 하루 정도는 쉬어도 괜찮잖아요" (고3)

자기 합리화를 하며 계속 공부를 회피한다.

이는 자기 객관화가 안되서 발생하는 것 같다.

 

2. 졸아도 안 존 척을 한다

공부시간 기록 하는 거에 존 시간도 포함. "놀지는 않았으니까~"

내가 왜 자냐고 추궁하면 눈 아파서 잠깐 감고 있었어요 (헤드 뱅잉하는거 다 봤다 이것아)

졸아서 넘어간 인강 다시 듣지도 않음. "아는 거라서 존거에요"

자기가 졸리면 스스로의 의지로 잠깐 쪽잠을 자면 된다 (5분~15분)

조는 것을 알고도 방치하고 잠을깨려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물을 마신다던지 스트레칭 등) 계속 졸게 된다.

특히 인강 들으면서 졸면 그것을 결국엔 다시 들어야 되기에 시간 낭비가 엄청나다.


3. 집이나 학교에서 공부를 ㅈ도 안한다

집이나 학교에서는 핸드폰, 친구들이 있으니... 공부를 1도 안한다.

그런 유혹들도 이겨내지 못하면서 목표대학을 서성한으로 잡으니 기가 찬다.

중하위권 학생이 1년만에 서성한을 갈 수 없다는게 아니다.

난 오히려 충분히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근데 환경빨을 이렇게 타면 의지가 부족한 것이기에 의지를 기르지 않는 한 가망이 없다고 생각한다.

환경 탓만을 할게 아니다. 힘든 환경이어도 할 놈들은 한다.


4. 친구들과 불필요한 문자, 전화를 많이 한다

내가 연락하는 건 한참 뒤에야 보면서

친구들이 과외 중에 연락하는건 따박 따박 챙기는....

친구들이 많은게 나쁜건 아니지만

수능 1년도 안 남은 사람들이 친구관계에 그렇게 시간을 많이 쏟는 것은 안 좋다고 생각한다.


5. 잠이 불규칙적이다 + 많이 잔다

언제는 새벽 3시에 자고, 언제는 11시에 자고.

잠을 불규칙적이게 자니까 막상 공부에 집중해야하는 시간, 깨어있는 시간을 온전히 활용하지 못한다.


6. 공부시간을 제대로 측정하지 않는다

자기가 하루에 공부한 시간을 제대로 재지 않고

스터디카페에 입실한 시간 - 퇴실한 시간을 기준으로 공부한 시간을 재려 한다.

한마디로 뻥튀기한 공부시간을 가지고 자위하는 것이다.


7. 노래 들으면서 멍을 많이 때린다

수학 문제 풀다가 막힐때

연필돌리기를 시전하면서 멍을 10분간 때리다가

갑자기 정신을 차리고 다시 문제를 풀기 시작한다.

하루에 한번이면 문제가 없지만 생각보다 엄청 빈도가 잦다.


8. 오답을 할 때 답지를 보고 읽고 넘긴다

오답을 하는 이유는 실수를 한 이유를 파악하고

이를 되풀이 하지 않도록 되새김하는 용도인데

중하위권 학생들은 답지만 보고 "응 이거 답 이거였네. 이거 때문이구나" 대충 읽고 넘긴다.

그래놓고 또 틀리는 걸 아직 스스로 알아채지 못했다.

자기 지능을 과대 평가해서 벌어진 일이라 생각한다.


9. 먹으면서 공부한답시고 먹방을 찍는다

간간히 편의점에서 "공부할때 입이 심심하면 안되거든요"하며 먹을거를 사오는데

이게 어느 순간부터 문제에 어려움을 느끼다보면

먹을것으로 자기 관심을 돌리는 학생들이 있다.

원의 방정식 문제를 풀라니까 

양파링 손가락으로 빙빙 돌리며 "쌤 이거 신기하죠?"라고 했던 여학생이 특히 인상 깊었다.


10. 애니, 웹소설, 웹툰을 좋아한다

내가 가르치는 표본 내에선

가장 불성실한 집단은 애니 보는 친구들이었다.

이들에겐 좋아하는 애니의 신규 방영, 극장판은 놓칠 수 없는 성역에 속하기에

공부보다 더 중요한 것으로 두고 이들을 놓치지 않으려 한다.

웹툰, 웹소설 보는 친구들은 공부하다가 딴짓 하면서 많이 보는 것 같다.

과외 학생 고3 한명이 주술회전 극장판 보러가야한다고 과외 빠진다 했을때 처음으로 학생상대로 폭력이란게 마려웠다.

스터디카페에서 야툰을 공개적으로 보는 학생은 놀랍기만했다.

여학생이 쉬는시간에 팬아트 끄적이는 건... 괜찮았는데 공부하는 척 하며 그림 그렸을때는 혈압올라 쓰러지는 줄 알았다


이상입니다.


더 있기는 한데 쓰면서도 혈압이 올라서 오늘은 이만 그만 쓰렵니다.


엄청 빨리 쓴것으로 미루어 보아 제가 쌓인게 쫌 많았나 봅니다.


오르비언들은 만약 위에 언급된 특징에 해당하는게 있다면 고치도록 합시다 (10번은 과몰입만 하지 않는 것으로)


좋아요 많이 눌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공부글도 많이 쓰고 뻘글도 많이 쓰고 별에별 내용으로 글을 씁니다.


관심 있으시면 팔로우 박아두시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들 행복한 하루 되세요.


104 연구소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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