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덕이 [834351] · MS 2018 · 쪽지

2022-02-20 17:3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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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07 의대생을 보며 드는 중등교육 시절에 대한 여러 생각 그리고 삶에 대한 후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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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그 분'이 떠오르고 있죠? ㅎㅎ 그냥 이러한 사례들을 보면 제 중고등학교 6년 세월에 대한 한탄을 안 할 수가 없네요.


나는 중학교, 고등학교를 모두 정상적으로 졸업하였고 이에 더불어 2021년까지 생삼수를 했다.


나는 중고등학교를 다니면서 매년 찐따나 왕따에 가까운 삶을 살았다. 나는 겉으로 인사를 하거나 대화에 끼려고 노력하거나 드립을 치는 등 친구를 사귀어 보려고 은근히 적지 않은 노력을 했다. 그런데 나에게 돌아오는 것은 '외면'이었다. 매년 3~4월에는 서로 잘 지내는 것 같다가 특정한 시기가 지나면 바로 동급생 자신들끼리의 연결고리가 형성된다. 나를 제외하고. 그래서 혹시나 나처럼 소외된 사람들이 있을까 싶어서 주위를 둘러보면 그렇게 보이는 사람들은 다른 반에 친구가 있거나, 교실에 잘 들어오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러다가 연말에서 연초가 되면 매년 '나와 잘 지낼 친구'를 그리워하거나 상상하는 삶을 산다. 그래도 희망을 놓지 않으며.


아무튼 그런 삶을 살면서 든 생각이 종종 있었다.


'학교 자퇴하고 싶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중학교를 다녔을 때 아빠는 매우 엄격했고 보수적이어서 중학교 자퇴는 말도 못 꺼냈고 엄마에게도 말하기 힘들었다. 그나마 학교 생활 자체의 개선 혹은 내 마음에 대한 누군가의 공감이 있었다면 버틸 지팡이라도 있었겠지만 그러지는 않았다. 게다가 궁극적으로는 학교를 자퇴하고 행할 명확한 계획이 없고 단지 학교 다니기 싫어서 자퇴를 생각한 셈이라서 나 자신도 이를 비합리적이라고 여겼고, 그렇게 쭉 참다가 결국 중학교 동창들을 보고 싶지 않아 기숙사가 있는 거주지로부터 먼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이때는 어느 정도 희망을 가지고 임시 반장에 지원도 해보고 약간 인싸인 척 하면서 잘 해보려고 했다. 그러나 4월~5월이 되자 갑자기 다들 나를 피하더라. 처음에는 내가 너무 이기적이어서 그랬나 싶지만, 나는 그저 '동급생들 대다수의 성격이나 형질'이 부족했을 뿐이었다. 내 성격을 개성으로 볼 사람들이 부족했던 것이다. 그렇게 마찬가지로 항상 '상상 친구'를 생각하고 눈물 흘리며 고등학교 3년을 버텼다. 이미 중학교 동창도 버렸고, 고등학교 동급생들에게도 버림 받은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었겠는가. 공부라도 열심히 해야지. 그런데 그렇게 지친 심리 상태로 내신을 공부하고 교내 활동에 참여하기는 참 어려웠다. 자동봉진+교내 대회의 많은 비중에 솔플이 드물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웬만하면 수시로 가라는 가스라이팅을 들으며 고3 때 결국 수시 6장을 써서 5떨 1합을 해서 한 지거국에 입학했다. 내가 다녔던 고등학교가 소재하는. 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고등학교 다니면서 그 대학이 무난하다고 가스라이팅 당하면서 살아온 내가 죄인이지.


이때 나는 중고 동창들을 대학 다니면서 만난다고 생각하니 소름이 끼쳐서 견딜 수가 없었다... 그래서 재수하게 해달라고 부모님께 빌었다. 이때 나는 허락을 못 받았다. 가정 형편이 매우 어려워서...


그렇게 부모님도 싫고 동창들도 싫고 그래서 거주지 지거국을 다님에도 불구하고 기숙사에 들어갔다. 비록 비대면 수업이 많아서 다행이었지만 대학 내 건물을 드나들고 가끔 있는 대면 수업에 가면서도 나는 매우 두려워 했다. 그 끈을 자르고 싶어 나는 부모님께 반수를 지원해달라고 계속 사정해서 결국 허락을 받았다. 그렇게 반수를 했으나 결과는 썩 좋지 않았다. 국어는 3~4등급 실력에, 나머지 과목도 기초 개념은 바삭한데 실전 개념은 모자란 나에게 5개월이면 엄청나게 짧은 것이었다... 내가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하는지 머리에 전구가 켜진 순간이 그 해 10월~11월이었으니...


물론 그 성적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내 열등감을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랐다. 그렇다. 나는 동창들에 대한 혐오와 열등감을 '공부'로 풀고 싶었다. 그런데 결과가 이를 이뤄주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부모님께 다시 생삼수를 간청했다. 결국은 허락을 받고 공부를 하고 이 자리에 왔다. 고려대학교 정도면 나름 '내가 못난 사람은 아니다.'를 보여줄 수 있고 열등감이 5층 빌딩이라면 1층이 되도록 부술 수 있는 그런 곳이니 정시 원서를 쓰고 발표를 보며 마음은 놓았다. 


하지만 학창 시절 트라우마는 지속된다.


이제는 과거의 옷을 벗고 새 옷을 입을 때라서 옛날에 가졌던 미련, 열등감 등은 버릴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든다.


중등교육 6년 받을 바에 차라리 검정고시 보고 정시를 파도 괜찮을 수 있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있었더라면, 정시러 특화 사교육을 제대로 받을 환경이 뒷받침되었더라면, 그리고 그렇게 마음 고생하면서 뭐하러 학교를 다니냐고, 휴학이나 자퇴를 꼭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고려 가능한 선택지는 맞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있었더라면...


내가 이 시간들을 날렸을까?


이곳에서 종종 현역들보다 어린 나이에 정시로 좋은 결과를 낸 수험생들을 보면 '차라리 일찍이 학교 때려치우고 대입에 뛰어들 걸...'이라는 생각이 크게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저들은 나와 달리 '성적 개 잘 나옴'이 전제된 사람들이니 가능했겠다는 생각도 든다.


혹시나 이 뻘글을 본 사람이 나처럼 중고등학교 다니면서 스트레스나 트라우마로 속을 태우고 있다면 이 말만은 기억했으면 좋겠다.


''학교는 네가 그렇게 속을 썩여서까지 다녀야 하는 곳은 아니다. 네가 남들과 다르다면 그것을 그냥 쿨하게 인정하고 다른 길로 가도 된다. 사회성이나 대인 관계라는 명분으로 네가 묶이고 있다면 그것은 '그것들을 정말 필요로 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나 차는 목걸이이다.''


아무튼 이제 대학 생활 잘 하겠습니다. ㅎㅎ 제목에 그 분으로 어그로 끌어서 대단히 죄송합니다. 혹시 올해 경희대 의예과 들어가실 07년생 그 분이 우연히 보신다면 절대로 님에 대한 비방이 없다고는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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