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방 친화 정책을 찬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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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굉장히 어그로스럽죠? 이렇게라도 해서 오르비언들이 한 번이라도 생각을 하게끔 하고 싶었습니다.
오랜만에 수능 지리를 떠나서 지리와 관련된 이슈들을 다뤄보고 싶었는데, 한 번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을 드리자면 저는 지방 친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편입니다.
어떤 이유로 그러냐 하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한국지리를 공부한 학생들은 알 겁니다. 우리나라는 세종과 일부 명확한 순유입 지역이 아니라면 대부분이 인구 감소추세에 있고, 인구학적으로 말도 안 되는 상황에 놓여져 있습니다. 많은 수의 지방이 텅텅 비고 사라질 것이며 지금 인구 구조를 감안해도 몇 십년 뒤면 피부양인구 증가로 청년들이 고통 받는 상황일텐데 그 이후는 더 심해질 겁니다.
인구학(demographic) 이론상으로도 우리나라의 인구 구조 현황은 정말 암울함을 떠나서 멸종(공룡에게나 쓰는 그 단어 맞습니다) 위기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출산율을 무작정 지원을 통해서 늘리려고 한다(정치적인 이야기가 아닙니다)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현 여건에 맞추어서 최대한 변화를 꾀해야 하는데, 그럴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향이 지역 균형 발전입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소멸 예정하는 지방을 전부 되살리기란 불가능합니다.
그럼에도 적어도 살릴 수 있는 곳들은 살리자는 겁니다.
인구학 전공 교수님이신 서울대학교 조영태 교수님이 설명하신 간략한 현 상황입니다. 결국 결론은 뭐냐면 우리나라의 인구문제는 단순히 젠더갈등이나 지원부족뿐만의 문제가 아닌 수도권 과밀화와 다양한 지리/인구학적 문제가 얽혀있다는 겁니다. 이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해결 방안은 수도권 과밀화 완화입니다.
쉽게 이야기 하면, 젊은이들은 여러모로 수도권이 아닌 선택지를 택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고, 너도나도 수도권에 모일려고 하기 때문에 경쟁은 과밀화 되고, 부동산은 폭등하고, 생활여건은 악화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에 아이를 낳을 생각조차도 할 수가없다는 겁니다.
얼마나 수도권 과밀화가 심하냐 하면, 일단 제 2의 도시인 부산부터가 극심환 고령화가 시작되었고 얼마 전 GDP부터 인천에게 제껴졌습니다. 이제 좀만 지나면 인구까지도 밀려서 제 2의 도시는 수도권에 위치한 인천이 될 겁니다.
한지러라면 위치까지 다 줄줄 외우는 혁신도시/기업도시들. 그게 기본적인 지역 균형 발전의 시작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혁신도시는 좀 실패한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영태 교수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지방으로 인구를 분산시키려면 서울만큼, 혹은 그에는 미치지 못하더라도 서울을 벗어날만큼의 매력이 있을 만한 인프라를 줘야 하는데 현 혁신도시들은 그러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혁신도시에서는 관광버스 장기대관해서 출퇴근 시간만 되면 수도권에서 왔다 갔다 하는 공무원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대형 마트들도 있고, 아이들 키울만한 교육 시설들도 있고, 문화생활 누릴만한 영화관 공연장도 있어야 하는데 허허벌판에 아파트랑 공관만 무더기로 지어놓으니 누가 살고 싶을까요.
그러면 결국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장기적인, 그리고 전폭적인 지혁균형 발전 정책입니다. 그리고 현실적인 방안은 지방 광역시들을 중심으로 대학을 지원하고, 일자리를 만드는 겁니다.
예를 들어 많은 학생들이 반대하는 '지방 할당제'도 손을 봐서, 그 지역 출신으로 자라온 학생들의 일자리를 지원해 인구 유출을 막는 것 뿐만이 아니라, 수도권에 있는 학생들(특히 지방 출신이지만 대학을 위해 서울로 올라온 학생들)이 지방에 내려가서 정착할 수 있도록 인구 유입을 꾀하는 정책으로 바뀐다면 긍정적으로 보일 수 있을 겁니다.
입시와 대학의 최전선에 있는 사람으로서 대학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해보자면,
카이스트(대전,충남) 지스트(광주, 전남), 유니스트(울산,경남), 디지스트(대구, 경북) 등 우리나라의 미래를 이끌어갈 이공계 인재들의 많은 인원부터가 지방에 있습니다.
또한 기본적으로 지방거점 국립대라는 이미 인프라와 교육여건을 갖춘 좋은 학교들도 많지요. 의,치,한,약,수,로... 다 지거국에 있습니다.
이런 지방에 위치한 대학들을 향한 전폭적인 지원부터가 지역 균형 개발의 첫 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학 자체의 여건과 지원이 빵빵해지면 그만큼 그 지역 학생들뿐만이 아니라 수도권에 사는 학생들까지 지방에 위치한 대학들을 갈만한 유인책이 생기는 것이지요. 현재에도 어느 정도 그러고 있다곤 하지만 현 정책에서 벗어나서 역차별은 더 적게, 그러나 적용 대상 범위는 더 많게 하는 겁니다.
그리고 그 지역에 있는 기업/국가기관과의 연계 등이 더 활발해지고 수도권에 있는 학생들이 지방으로 내려갈만한 생각이 들게끔 인프라를 갖춘다면 무조건 수도권! 하는 현상도 많이 완화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방 학생 입장에서도 '어 서울 굳이 안 가고 남으면 혜택도 커서 굳이 갈 필요 없을 것 같은데?' 싶을 수 있고, 그리고 본인이 진학하는 서울의 학교가 훨씬 좋은 여건이라고 생각해서 진학하더라도 졸업 이후에 리턴할 수 있는 체계가 있으면 서울에 남는 것보다 고향 내려가면 메리트가 크다고 생각할 확률도 높아진다는 겁니다. 수도권에 남고 싶으면 그렇게 하면 되는 것이고요.
이외에도 기업들과 공공기관의 지역 이전을 할만한 유인책(감세 혜택이라든지)을 적극적으로 추진을 해서 표면적으로만 지역 발전이 아니라 실질적인 균형 발전을 꾀해야 합니다. 지방에 보내놓은 공공기관들 다시 다 본사 이전하려고 추진 중인 경우 정말 많습니다. 왜냐면 지방에 위치해봤자 얻는 이점이 하나도 없거든요. 사기업은 더 심하지요. '포항제철'이 근간인 포스코가 지주회사 출범 이후 본사를 서울로 이전한다고 합니다.
인구 감소때문에 예전만큼은 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대학'과 '기업' 중심 사회인 대한민국이기 때문에 지방에 있는 대학과 기업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지역사회를 구축해놓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위 영상에서 교수님께서 말씀하셨듯이 피라미드를 없애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므로, 다양한 형식의 피라미드를 구축해놓아서 과도한 경쟁과 차별을 완화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서울에 있는 대학 출신 학생들이 취업하려 하는 곳을 무작정 지방으로 보내버리고, 혹은 지방대 출신 학생들'만' 지방에 있는 좋은 기업들에 취직 우대를 하는 정책이 지역균형 발전이 아니라
지방 자체를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서 지거국 출신 학생들이 지역에 남을만한 메리트가 있고, 그런 메리트 때문에 서연고 출신 학생들이 지방으로 내려가서 살아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사회.
출신이 수도권이든, 지방이든 간에 본인이 살아갈 터전을 조금 더 많은 선택지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 그런 사회로 만드는 것이 지역 균형 발전이 아닐까요.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것이 정치적인 부분들, 지역 간 이익 다툼의 부분들 때문에 부정적인 시선이 많은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모든 정치적인 생각들이나 이념들을 벗어나서 현재 대한민국이 국가적으로 직면한 가장 큰 문제이기에 이제 대학에 진학하고, 대한민국의 납세자가 되고(?), 대한민국에서 살아갈 분들이라면 한 번쯤은
이런 인구 문제와 지역 균형 발전 문제에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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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잘쓰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