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ckkong [543867] · MS 2014 (수정됨) · 쪽지

2015-01-10 12: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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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후기] 31445 -> 111311 정시 경희대 한의예, 연대 응통 합격생의 재수 Tip[정시합격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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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써 놓고 좀 민망하긴 하지만, 제 경험이 다른 분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쓰려고 합니다.


일단 저는, 제목에 쓴 것처럼 고3 수능은 31445등급이었구요, 이번 수능 등급은 111311입니다. 마지막 1은 아랍어인데, 3 때는 아예 시험을 안 봤는데 이번엔 시험을 보고 1등급 떠서 탐구 3인 것을 대체할 수 있었습니다. 정시로 경희대 한의예과와 연세대 응용통계에 합격했습니다.


작년의, 아니 이제 재작년이군요...저는 고3이라고 할 수가 없었습니다. 학교에서는 자고, 방과후에는 PC방에서 시간만 낭비했습니다. 야자 참석률도 바닥을 기었구요


그런데도 6월 평가원이나 사설모의고사가 적당히 잘 나왔습니다. 저는 더욱 자만하여 게으른 시간을 보냈습니다. 적당히 공부해도 어느 정도 대학 쯤은 갈수 있을 줄 알았던 거죠. 그래서 EBS영어는 손도 안 댔고, 사탐공부도 하는둥 마는둥 했습니다


결국 9월 평가원에서 첨 보는 성적을 받았고, 그제서야 큰일이 났다는 것을 느꼈지만 결국 수능도 망했습니다. 수시 최저등급을 모두 맞추지 못한 것은 물론, 정시에 가서도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대학들을 써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 대학들마저도 전부 떨어졌습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재수를 하게 되었고, 집이 부천이라서 가까운 입시학원에서 재수를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지나고 나서는, 좀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이 아주 없는 건 아니지만 결과에는 만족하고 있구요, 이제부터 제 나름대로의 재수 성공 Tip을 생각나는 대로 써 보겠습니다.


1.불만을 갖지 말자


많은 사람들이 재수는 너무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실 그 생각은 환경에 대한 불만에서 나온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재수를 하는 사람들은 1년 내내 한곳에서 살다시피 합니다. 그게 독서실이든, 집이든, 학원이든 간에,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죠. '아 수업시간이 너무 많다. 나는 자습을 하고 싶은데' 혹은 '내가 왜 재수를 하지? 난 고3때 열심히 했는데..' 등등 상황에 대한 불만이 생기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그리고 이런 불만들은 공부를 지루하게 만들고, 하기 싫게 만듭니다. 그러지 않기 위해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물론 가장 좋습니다. 그런데 재수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긴 힘들 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그냥 긍정적으로도, 부정적으로도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럼 어떻게 했냐면, 그냥 했습니다. 여러가지 생각하지 않고 그냥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제가 재수생이라는 것조차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상황에 불만을 품지 마세요. , 자기가 왜 재수를 하는가보단, 지금 뭘 해야 되는가를 생각하고, 그걸 하세요


 


2.수업에 집중하자


재수학원에 다니면 여러 선생님들께 수업을 받을 텐데요, 자신의 스타일과 맞지 않는 선생님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 느낌을 갖게 되면, 그 수업에 집중하지 않을 겁니다. 그런데, 과연 그 수업에서 얻을 게 없을까요?


저는 솔직히 모범생이 아니었습니다. 자습시간 외의 시간에는 공부를 거의 안했습니다. 그런데, 전 수업만큼은 어떤 수업이든 집중해서 들었습니다. 재종반 선생님은 베테랑입니다. 제가 해온 공부는 그에 비하면 갓난아기 수준이죠. 물론 가르치시는 스타일이 맘에 안 들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선생님께 얻을 수 있는 건 모두 얻어야 합니다. 같은 반 친구들 중에서도 선생님의 호불호가 갈릴 텐데요, 그런 생각에 편승하지 마세요. 어떤 수업이든 제대로 집중해서 듣고, 그 시간에 얻은 것을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면, 실력은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수업을 안 듣고 자습을 한다고 해봤자, 새로운 것을 얻긴 매우 힘듭니다. 자습은 수업에서 얻은 것을 체화시키기 위해 하는 것이지, 모르는 것을 배우기 위해 하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무작정 선생님을 따라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그 수업이나 스타일을 자신에게 최적화시키는 것입니다. 단순하게도, 스타일이 다른 선생님들이 다른 것을 가르친다고 생각하고 한 선생님의 수업을 듣지 않는 우를 범하지 마세요. 어차피 그 뿌리는 같은 것입니다.


 


3. 자만 아닌 자신을 갖자.


재수를 하다보면, 성적이 잘 나오지 않을 때도 있고, 실력이 아직 제자리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기죽지 마세요. 성적표에 항상 자신의 노력이 다 담기는 것은 아닙니다. 모의고사 하나에 일희일비 하지 마세요. 모의고사는 모의고사답게 보면 됩니다. 1년 동안 착실히 학원 커리큘럼을 따라 공부한다면, 실력은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을 가지세요. 물론 그에 맞는 공부량은 기본으로 받쳐줘야 합니다. 근거 없는 자신감은 자만일 뿐이니까요.


 


4. 근거 없는 통계는 흘려듣자.


주위사람들이 재수를 만류하며 재수성공률이 10%20%다 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재수학원은 학교와 다릅니다.


제가 작년에 학교에서 얻은 입시정보는 거의 전무합니다. 그러나 학원은 다릅니다. 요즘의 입시학원은 거의 대기업 크기입니다. 제가 다닌 학원만 해도 작년 9개 지점에서 총 8,000명 정도가 재수를 했습니다. 입시연구소도 규모가 크구요, 그런 곳에서 해마다 입시정보와 전략을 연구하고 연구하며 학원생들에게 제공합니다. 처음부터 방향을 정확히 설정하고 지속적으로 과정을 점검하는 것은 방향 없이 그냥 열심히 하는 것과 완전 달랐습니다.


또한 공부량도 학교 때와 천지 차이일 수밖에 없습니다.


시켜서 시작하긴 했지만 제가 공부한 시간들을 매일 기록해 보니까, 평일날은 보통, 수업 6~7 시간, 자습 7~8시간, 14시간 정도는 공부할 수 있더군요. 보통 1시 정도에 자고 6시 반 정도 일어났으니까 잠 자는 시간도 크게 부족하진 않았습니다.


재수를 고민하는 분들 ,실패 사례에 자신을 이입하지 마세요.


물론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후회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재수를 하지 않았다고 해봅시다.


평생 후회하지 않을까요?? 도전조차 하지 못했던 자신을 한탄해도 그때가 되면 소용이 없습니다.


5. 2 외국어


문과인 분들은 재수를 할 때 제 2 외국어를 할지 하지 않을지 고민할 텐데요, 저는 제2외국어 중에서도 아랍어를 꼭 하길 추천합니다.


수능에서는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릅니다.


저도 사실 사회탐구 중 한국사가 3등급입니다. 그런데 아랍어의 백분위가99%라서, 대체를 한 것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제 아랍어 공부시간은 한국사를 공부한 시간의 20%정도도 되지 않았다는 것이죠. 그만큼 쉽고 확실하게 점수를 얻을 수 있는 과목이 아랍어입니다. 베트남어와 달리 아랍어는 접근성이 떨어집니다. 처음에 알파벳을 읽을 수조차 없기 때문이죠. 그러나, 배우면 배울수록 재밌고 수능수준에선 어렵지 않은 것이 아랍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저희 학원의 아랍어선생님은 정말 재밌게 잘 가르치시고, 이런저런 아랍얘기도 해주시기 때문에, 전 재수생활 중 가장 성공한 것 중 하나가 아랍어 선택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 꾸준한 공부는 필수입니다. 그런데 수업에만 잘 따라가면 어렵지 않게 1등급을 맞을 수 있게 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6.EBS


EBS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고민할 텐데요, 사실 EBS는 정말 허점이 많습니다.


국어, 특히 비문학은 EBS를 하지 않는 것을 오히려 추천합니다. 그걸 할 시간에 기출을 공부하는 것이 낫습니다. 지문의 수준이 다르니까요.


그렇지만 문학은 차근차근 해놓는 것이 좋습니다. 그 편이 나중에 안심이 되니까요


수학EBS는 정말 비추입니다. 거의 쓸모가 없어요. 학원에서 어차피 좋은 문제는 추려 주십니다. 그것만 공부해도 모자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수학 EBS를 더이상 풀 게 없을 때 풀었습니다.


영어는 EBS가 정말 중요한 것 모두 아실 겁니다. 특히 쉬운 영어수능이 되면서 더욱더 중요해졌죠. 이것에 대해선 제가 딱히 말하지 않아도 아실거라 생각합니다.


 


7.반복


저는 실력을 향상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반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는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수학을 정말 못했습니다. 그런데 고 2때부터 다녔던 수학학원에서 시킨 대로 했더니 고 3 때 수학만큼은 거의 모든 모의고사에서 1등급이었습니다. 그때 한 방법이 바로 반복 풀이였습니다.


기출문제를 단원 별, 난이도 별로 풀었는데, 예를 들어 행렬 1,2단계를 먼저 풀었습니다. 그 후 채점을 하고, 피드백을 했습니다. 그다음, 같은 행렬 1~2단계의 문제를 새로 전부 풀었습니다. 그리고 피드백을 했습니다. 그 후 지수로그와 수열 1~2단계를 똑같이 했습니다. 그다음, 다시 행렬부터 수열까지 1~2단계 반복을 했습니다. 그러고 나서야 행렬 3~4단계로 나아갔습니다. 그런 식으로 계속 반복을 하니, 수학실력은 정말 향상되었습니다. 그때 저와 같이 공부했던 친구들 모두 수학만큼은 잘 하게 되었습니다.


반복, 복습은 정말 중요합니다.


했었다고 무시하지 마세요. 애매하게 아는 것, 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모르는 것이 분명 존재할 겁니다. 이미 한 것을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하세요. 저는 이런 반복 학습이 제 재수성공의 제일 큰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재수를 처음 할 때는 막막하고 두려울 겁니다. 하지만 1년 금방 갑니다. 3 처음 시작할 때가 오래전 일 같나요? 저는 아직도 고등학교시절이 어제만 같습니다. 지나고 나면 매우 짧은 시간일 뿐인데, 두려워하지 마세요. 눈 깜빡할 새입니다.


인생의 극히 짧은 1, 1년이 제 미래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는 상상도 할 수 없지 않을까요?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제 경험이 조금이라도 님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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