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반.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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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오르기 시작한 지 1시간 15분 뒤에야, 나는 정상에 다다를 수 있었다.
땀이 방울져 흘렀고 얼굴은 눈물로 범벅이 되었다.
팔꿈치는 너덜너덜해져서, 흐른 피로 팔뚝이 얼룩졌다.
제대로 움직이는 다리 없이 87계단을 오르는 게 이렇게 힘들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
그래. 정확히 87계단을 지나왔다. 하나 하나를 눈에 새기며, 이 짓을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음을 상기했다.
척추골이 셋 탈골되어 신경이 절단된 상태로, 부러진 양 다리와 뭉개진 발목을 움직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다리에서 통증이 느껴지지는 않았다. 이미 마비가 와서 감각을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드디어 육교의 위에 올라왔다.
누군가 거리를 기어다니는 나를 봤을 수도 있겠지만, 아무도 오지 않았다. 이른 아침이기도 하고.
몇 분 더 아스팔트 위로 몸을 끌다가 숨을 고르려고 잠시 멈췄다.
육교 바깥쪽을 바라보았다. 끔찍한 몸상태에도 불구하고, 정말 아름다운 아침임을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움직일 수 있을 만큼 휴식을 취한 뒤, 팔을 이용해서 몸을 끌어올렸다.
처음에 기어오기 시작했던 도로 바닥을 볼 수 있었다.
다시금 몸을 던지면서, 이번에는 머리부터 떨어질 것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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