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꿈틀 [91] · 쪽지

2011-01-06 23: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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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라스트 갓파더 보다 더 웃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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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공소내용의 핵심은 그 해 3월 초 한 사장이 한 총리의 비서 김 피고인을 통해 한 총리의 전화번호를 얻었고, 이를 자신의 핸드폰에 입력했으며 바로 한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민주당 경선자금을 제공할 용의를 전달했다는 것이다. 이후에도 한 사장은 십 수차례 한 총리와의 통화를 통해 자세한 자금 수수날짜와 수수방법을 논의했다는 것이다.


변호인(검찰이 한 사장 핸드폰에 내장된 수백 개 전화번호를 복제한 내용을 보여주며) : “이것이 증인의 전화번호 맞지요? 한 총리와 통화했다면 이 전화로 한 거겠지요?”


한 사장 : “예, 그렇습니다.”


변호인 : “이 전화번호를 복제한 날짜가 모두 2007년 7월 20일로 나오는데 이것은 증인이 핸드폰을 바꿀 때 일괄적으로 이 날짜에 기존 핸드폰에 내장돼 있던 전화번호를 옮겨 왔기 때문입니다.”


한 사장(신기하다는 듯이) : “아, 그렇습니까. 제가 신경질이 나면 핸드폰을 집어던지는 습관 때문에 자주 핸드폰을 바꾸기는 했습니다만….”


변호인 : “그런데 수백 개 번호 중에서 유독 10여 개 번호만은 다른 날짜가 찍혀 있어요. 이것은 나중에 별도로 그 번호를 입력했다는 이야기지요.”


그러면서 변호인은 검찰이 그 부분만 검게 표시한 번호 하나를 제시했다.


변호인 : “이 번호는 한 총리님 번호가 맞지요?”


한 사장 : “예, 그렇습니다.”


변호인 : “그런데 복제날짜가 7월20일이 아니라 2007년 8월 21일과 2010년 4월 26일이네요?”



이런 재판 더 해도 좋은 건가


이때의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이때에야 비로소 사태를 파악한 검사들의 벌레 씹은 표정보다도 한 사장의 천진난만한 반응이었다. “아, 정말 그러네요!”


백 변호인이 친절하게 결론을 내렸다. “결국 적어도 2007년 8월 21일 이전에는 한 사장의 핸드폰에 한 총리님의 전화번호는 입력이 되어 있지 않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십 수 번씩 전화를 했을 턱이 없지요.”


그리하여 검찰이 한 사장을 상대로 열심히 꾸민 조서는 처음부터 거짓투성이 엉터리였음이 통렬하게 드러났다. 이런 엉터리 조서를 토대로 한 나라의 총리를 지낸 인물에게 지금 누명을 씌우고 망신을 주려고 하는 것이다.


2007년 3월 한 총리에게 정치자금을 주겠다고 직접 전화를 건 후에도 계속 전화로 돈을 건넬 날짜를 정하고, 돈을 건넬 장소와 방법을 정했던 것이 한 사장이 아니라면 아마도 허깨비였을 수는 있겠다. 그렇다면 이 대명천지에 대한민국 검찰은 몽당 빗자루를 부둥켜안은 채 용을 쓰고 있는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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