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드벤처타임 [544505] · MS 2014 · 쪽지

2014-12-23 17: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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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기숙학원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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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저번에 공부 수기를 올렸는데 많은 분들이 질문해주신 것 중에서 기숙학원의 생활에 대해 질문을 해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정말 광고나 인터넷에서는 볼 수 없었던 기숙학원의 뒷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음 어떻게 이 글을 풀어나가야할지 생각을 좀 해봤는데 일주일 매일매일 24시간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려드리는것이 좋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럼 시작해볼게요

참고로 이 글은 제가 공부한 학원만 해당되는것이고 다른 학원은 다를 수도 있어요.

1. 월요일~금요일

아침 기상시간은 6시 반입니다. 월요일 아침이 그나마나은게 전날 일요일에는 평소보다 조금 빨리 잠에 들기 때문에 아침에는 좀 더 편하게 일어납니다. 아침을 먹고 씻을것 씻고 교실까지 들어가는데 7시 반이 되기 전 까지 들어가야 합니다. 아침밥은 맛있는 메뉴라고 하면 저는 계란토스트를 가장 좋아했고요 씨리얼이 나올 때도 있고 아 참치와 야채랑 고추장 볶은거에다가 밥 비벼먹기도 했습니다. 
처음 기숙학원 들어가면 누구나 공부 열심히 할라고 막 일어나자마자 순식간에 씼고 밥먹고 7시안에 교실에 골인해서 공부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뒤로갈 수록 7시 반에 간당간당하게 맞춰서 들어가게 된다는 거 ㅋㅋㅋㅋ 우리학원의 경우 선생님들의 종류가 굉장히 많았는데 먼저 수업을 해주시고 성적을 관리해주시는 학과담임샘, 각 반마다 생활패턴이나 심리적으로 관리를 해주시는 전략담임샘, 그리고 주간에 생활을 지도해주시는 주간담임샘, 마지막으로 우리가 잘때 관리를 해주시는 야간담임샘이 있었습니다. 아침 일곱시 반이 되면 교실에 모여서 인원체크를 한 후 (인원체크가 학원에서는 제일 중요한 일이라고는 합니다 우리 입장에서는 귀찮죠 아침에 모닝X도 하러가야하는데 이 시간에는 무슨일이 있어도 자리에 붙어있어야 합니다.부들부들) 아침미니테스트를 실시했습니다. 아침에 졸려죽겠는데  전날 나눠준 자료를 가지고 시험을 봅니다. 단어라던지 국어 비문학지문이라던지 영어 문법문제라던지 약 십오분정도를 풀고 답을 맞춘 후 제출합니다. 우리학원의 경우 아침에 반마다 신청곡 뮤직비디오를 방송해주었는데 이때가 가장 기대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오늘 칠반이 신청곡인데 걔네 뭐 신청했대? 이러면서 자기 전의 가장 큰 이슈는 내일 아침 뮤비기도 했으니까요 ㅎㅎ. 뮤비가 끝나면 경우에 따라서 짧은 강의를 시청하거나 아니면 1교시가 시작하기 전에 자습을 해요. 이후 1교시부터 4교시까지 수업을 받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꿀잠을 청하기도 하고,(착한 오르비 학생들은 그러면 안돼요~) 그러다보면 12시 20분 4교시가 끝나고 신나는 점심시간이 되지요.
 점심이되면 매일만다 반 순서가 바뀌는데 반 순서대로 방송을 하면 밥을 먹을 수 있어요. 점심에는 저는 개인적으로 케밥이 제일 맛있었는데 대체적으로 올해 밥이 맛잇어서.(저에게 쪽지로 질문해주신분들중에 학원 밥도 물어보신분도 있었어요) 밥 맛없다는 걱정은 하지 않은 것 같아요. 저같은 경우는 점심이나 저녁시간에 가벼운 웨이트나 산책을 했어요. 점심시간에 할 수 있는 일은 매점에서 뭘 사먹거나 배드민턴치는 사람도 있었어요. 그리고 점심시간 한시간이 지나면 또 인원체크시간을 갖고 오육 칠교시가 시작합니다. 이때가 가장 졸린데 이때가 되면 뒤에 나가서 서있는 학생들도 많고 모두들 잠과의 사투를 벌입니다. 그래도 괜찮아요. 이 시간이 지나면 일주일에 한번 있는 (반마다 달라요) 체육시간이 있으니까요~. 체육시간에는 점심이나 저녁시간에 운동하는거랑은 다르게 적은 인원이 운동을 하니까 축구나 탁구, 배드민턴을 하는데 더 많은 참여기회가 있어요. 물론 그중에 공부를 하는 애들도 있는데 저는 체력관리를 위해 체육시간에는 운동을 했어요. 그리고 나면 저녁 먹기 전까지 또 공부!!!! 저녁에는 점심보다 시간이 좀 짧아요 오십분정도인가? 이 때 또 산책이나 여러가지 취미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극한의 예를 들면 뭐곤충채집같은것도 있네요. 저는 작은 벌레를 잡아서 거미줄에 던지...는 장난도.. 몇번 .. 햇죠.. 그럼 거미가 슉 하고 와서 칭칭 감은다음에 먹는데.... 어쨋든 일년동안 갇혀 지내는 기숙학원의 특성상 이런것들이 정말 재밌어집니다. 그리고 나면 본격적인 자습에 들어갑니다. 그 전에 인원체크는 필수!! 보통 각반마다 계시는 전략담임샘은 세시나 열두시에 출근하시는데 이 때 되면 전략담임샘의 전달사항이 있고 인터넷 학부모 서신이 전달됩니다. 이를 악용하여 친구들에게 편지를 받기도 하지요 ㅎㅎ. 
이때부터 정말 초집중 자습시간에 들어가게됩니다. 미리 예약을 해놓은 질문당직샘에게 정해진 시간에 찾아가서 질문하기도 하는데 교실 밖에 나갈 때 꼭 패찰을 착용하고 가야합니다. 원칙상 화장실을 갈 때에는 각 반마다 나갈 수 있는 인원이 남 녀 한명으로 제한되어있지만 후후... 그런거를 그대로 지킨다면 올바른 기숙학원생이 아니지요. 솔직히 이러면 안되지만 패찰 차지 않고 몰래 나가기도 해요~ 물론 중간에 쉬는 시간도 있는데 이렇게 공부하다보면 간식시간이 돌아옵니다. 일주일에 두번은 식당에서 요리한 간식을 먹는데 가~~끔 라면 짜장라면이 나오기도 하고 주먹밥이 주로 나오죠. 주먹밥 고추장에 비벼먹으면 진짜 꿀맛이 따로 없습니다. 아 그리고 국수나 메밀소바, 떡볶이 등등 맛있는 거 많이 나왔던 것 같아요. 팁을 하나 주자면 라면이 나오는 날은 저녁시간에 밥을 몰래 담아다가 차갑게 식혀두세요~~ 간식시간에 그 밥을 꺼내서 말아먹을수가 있어요~ 그리고 나면 다시 인원체크 한번 한 후에 약 한시간정도 자습을 합니다. 그리고 끝나기 이십분 전? 이럴 때 마무리로 수학 테스트를 보아요. 그렇게 쉽지도 어렵지도 않은 문제들을 주로 푸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이게 시간내에 열심히 풀어도 검토할 시간이 거의 안남아서 최대한 실수를 안하려고 노력한게 이번 수능에서 좋은 성적을 받은 이유인 것 같기도 하네요. 
그러고 나면 열한시 반에 끝나는데 정말 열심히 하는 애들은 (씼지도 않나봐요) 점호를 하는 오십분까지 앉아서 공부를 하다 가는 학생도 있고 먼저 숙소 들어가서 놀기도 하고 씻기도 하고 그러다가 오십분 점호를 받은 후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라고 말하면 진정한 기숙인이 아니죠. 사실 점호가 끝난 후에도 정말 조용히 소곤소고 야간담당샘한테 들리지 않게 담소를 나눴어요. 가끔 아주 가끔이지만 굉장히 오래 말하는 날도 잇는데 대부분 다음날 공부하는 데 수면은 많은 영향을 미치니까 알아서들 자제합니다. 물론 꽤 높은 확률로 야간샘이 들어와서 혼내기는 하지만 거의 룸메랑 말을 할 기회가 낮에는 없으니까요.

2. 토요일

토요일은 과탐데이입니다. 목요일에도 과탐을 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토요일은 하루종이 과탐을 하거든요 4교시까지요. 선택과목이 2개 있으니까 1,2교시는 한과목을 듣고 3,4교시에 또 한과목을 들어요. 개인적으로는 과탐 좋아해서 과탐데이만 기다렸던 것 같네요. 이상하게 토요일만 밥이 맛있단 말이지. 과탐샘들 오셔서 그런가? 아침도 스팸구이 나오고... 어쨋든 이날은 과탐도 질문을 할 수 있고 수업도 4교시만 하고 그 뒤는 풀자습이거든요. 또 특별히 특강을 듣거나 하지 않는 이상 주말은 자기의 공부를 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입니다. 정말 맘만 먹으면 하루에 열두시간도 할 수 있기도 해요. 토요일은 주중이랑 특별히 다를건 없네요. 

3. 일요일

일요일 아침이 밝았습니다. 평소보다 기상시간도 한시간이나 늦은 일곱시 반이예요!! 일요일은 특별히 아침 체조를 했어요. 일어나자마자 정신없이 운동장으로 뛰어서 체조를 합니다. 그다음에는 뭐 하냐고요? 풀자습이죠 뭐.. 하지만점심을 먹고 한시 반부터 세시 반까지 자유시간이 있습니다. 이 때 운이 좋다면 부모님 면회라던지 기타 여러활동들을 할 수 있습니다. 방에 들어가서 잠깐 낮잠을 잘 수도 있고 축구를 할 수도 있고 샤워도 할 수 있고. 기숙학원에 들어가면 샤워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것도 엄청난 행복입니다. 친구들이랑 한시간 이상을 자유롭게 떠들 수 있다는 것도 말이지요. 자유시간이 지나면 다시 자습의 연속입니다. 하 지 만 일요일은 뭔가 특별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주말테스트인데요. 매주마다 국어 수학 또는 영어 수학 이렇게 모의고사 형식으로 시간을 맞춰서 정말 시험을 보는 느낌으로 시험을 칩니다. 정말 시간을 맞춰서 전교생이 시험을 보니까 시험장에 들어가서도 같은 느낌으로 보기를 바람으로 하는 테스트라고 저는 생각해요. 괜히 점수 낮으면 일주일동안 기분 상해있고 그런 애들도 있었는데 어차피 수!미!잡! 아닌가요? 라며 생각하고 저는 공부햇어요. 시험이 끝나면 주로 오답노트를 하면서 이날을 마무리하는데요 점호도 평소보다 삼십분 빠른 열한시 이십분에 한답니다. 이러한 일주일의 연속이 기숙학원의 일년이 되는거죠.

4. 그리고 기숙학원에만 있는것들...

- 빨래쿠폰, 전화쿠폰
저희 학원의 경우 빨래를 6kg당 2000원의 빨래 쿠폰을 매점에서 사서 점호시간에 내면 다음날 빨래를 해주는 식이었습니다. 빨래쿠폰은 다섯개 묶음으로 매점에서 팔고 주로 방에서 룸메들끼리 돌아가면서 사게 됩니다. 그리고 전화쿠폰은 사는게 아니라 일주일에 하나씩 담임샘이 나눠주시는데요 이걸 제출해야만 전화를 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부모님한테만!!! 물론 부모님에게 안부를 물어야하겠지만 가끔은 친구에게도 전화하고 싶단 말이예요 ㅠㅠ. 그래서 사실 저는 몰래 친구에게 몇번 전화하기도 했어요. ㅋㅋㅋㅋ 이거 설마 학원샘이 보시지는 않겠죠??

- 남녀대화
학원에서는 남녀대화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고 담배와 함께 가장 엄중한 죄로 취급됩니다. 젊은 남녀들이 한장소에 갇혀서 지내다보니 눈이 맞는 경우가 많이 있다고 생각하시는데 실제로 제가 공부했던 곳은 워낙 빡세게 관리를 해서 그런 일은 정말 아주 드물게 일어나는 일이였죠. 저희 학원 분위기가 남자와 여자가 부딪히면 어머 저것봐 하면서 신기해하는 눈치로 보는 분위기여서 거의 그런 일은 없었지만 가끔 대화를 하는 장면을 보면 심하면 밀고를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게 공부를 위해서는 좋은거니까요 좋게 생각해야겠죠?

- 회식
학원밥이 아무리 맛있다고 해도 실제로 치킨 피자 햄버거 이런거 먹고 싶잖아요. 그럴 때는 반끼리 돈을 모아서 담임샘한테 얘기하면 한달에 한번정도 배달을 해서 반 전체가 먹는 식으로 먹기도 했어요. 

- 지방친구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살았던 곳이라고 해봤자 경기도나 인천지역인데 여기서는 사투리를 안쓰잖아요. 사투리는 정말 티비에서나 사실감을 높이기 위해 쓰는 말인줄 알았지 시골에 가도 다 서울말을 쓸 줄 알았어요. 근데 왠걸 학원에는 지방에서 올라온 친구들이 꽤 많았는데 억양부터 쓰는 말까지 달라서 신기했습니다. 실제로 얼마전에 올라온 졸려와 잠와... 정말 문화충격!!! 어떻게 졸려를 잠와라고 하지? 제가 졸려라고 하면 경상도 친구들은 왜 귀여운척하냐면서 그러고 우리는 잠와라고 하면 우웅 나는 가만히 있는데 잠이 나한테 막 다가와요~ 하면서 귀여운척하는 것 같거든요. 또 순대에 저희는 소금 찍어먹는데 쌈장 초장을 찍어먹는 친구들... ㄷㄷ 어쩃든 저에게는 지방 친구들도 생기고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반대로 그런 친구들에게는 서울말 쓰는 저희가 신기하겠죠? ㅎㅎ


여기까지 간단하게 적어보았는데 기숙학원에서 성공한만큼 저에게는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네요..

더 궁금한것 있으시면 댓글이나 쪽지 남겨주시면 도움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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