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ejong [432175] · MS 2012 · 쪽지

2014-12-17 22:00:29
조회수 2,795

지균 까는 글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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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균까는 글에서 여러 분들이 댓글로 갑론을박 하시는 것을 눈팅만 했습니다. 그리고 그 글쓴이가 참으로 어이가 없었구요.

그런데 글쓴이가 알고보니 제 지인이었습니다.  닉네임을 바꿔서 처음에는 알아보지 못했는데, 사진이 똑같아서 찾아 들어가보니 아는 애더군요.

우선, 정말 창피했습니다. 그 친구 공부 잘하는거 압니다. 현재 다니는 대학도 연고대 중에 하나구요. 현역때 지균을 받아 떨어지고, 작년에는 정시에서 떨어진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 친구 글을 (정말 아는 사람이 쓴 글이라고 생각하니 역겨워서 자세히 읽진 않았지만) 읽다보니 말도 안되는 헛소리가 있더군요, 지균은 짝퉁, 나머지는 진품....

처음에 누가쓴지 모르고 읽었을 때도, 그냥 서울대 떨어진 어느 한 사람의 넋두리거니 생각하고 자세히 읽지 않았습니다.

사실 2년연속 서울대 문턱에서 좌절한 사람의 심정을 제가 잘 이해하진 못하겠지만요, 재수 실패하고 삼반수로 그나마 성공해본 사람으로서 다른 사람 노력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는 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서울대를 가고싶었지만, 지균과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에 지균은 그냥 좋은 수시제도 중에 하나라 생각했습니다. 지방 출신이구요. 현역때 문과 1등도 내신 1.0x 정도였던걸로 기억하고 지균으로 농경제에 입학했습니다. 그거 보면서, 걘 정말 공부도 잘하고 평소 생활도 정말 성실했기 때문에 그냥 누구든지, 쟤는 갈만하다 라고 오히려 축하해주고 그랬죠.

제가 문제의 지균까는 글 글쓴이와는 고등학교가 달라 주변 분위기가 어땠을지는 잘 모르겠으나, 분명 우리학교 지균에게 대했던 주변 반응과는 달랐을거라 생각합니다. 축하? 표면적으로는 했겠죠. 하지만 저런 사고방식을 가진 애에게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축하가 나왔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서울대 입학생 중에, 글쓴이만큼 서울대 입학을 간절히 원하지 않았던 입학생들은 없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 생각에 글쓴이는 서울대 입학생들을 평가할 자질이 되지는 않는 것 같구요.

까놓고 내신 1.04 받고 수능 잘보고 공부 잘해서 서울대 가면 뭐합니까? 남 잘되는 꼴을 못보는 인성을 가진 사람인데? 전 글쓴이를 보면서, 서울대 수시 제도가 사람을 잘 걸러내고 있구나 라고 생각이 드네요.


서울대, 누구나 가고싶죠. 어떤 이에게는 남을 깎아내릴만큼의 가치가 있는 곳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그 어떤 대단한 사람에게도 남을 멋대로 평가할 자격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그 글에 상처 받으신 분이 있다면 제가 대신해서 사과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그 친구보다 훨씬 더 나은 분들이 서울대에 많이 입학하셨으면 좋겠구요.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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