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1학년, 내게 초등학교 4학년때부터 친한 친구 중 한 명이 있었다. 그 친구는 현재 어떻게 지내는지 잘은 모르지만, 그 땐 참 친했다. 그 친구와는 수업시간, 쉬는시간 언제나 같이 다녔지만, 점심시간만큼은 그 친구와 밥을 먹지않았다. 점심시간에 그 친구는 무엇을 할까..라는 궁금증에 몰래 따라가 보았다. 그 친구는 책을 들고 교내 도서실로 향했다. 점심시간이었음에도 우리학교 도서실에는 사람이 많았다. 그동안 점심시간에 도서실에 있기보단 연예인을 좋아하는 친구들과 교실에서 떠들었던 난 살짝 부끄러움을 느끼고 매번 그 친구를 따라가 도서실에 가곤했다. 그 친구는 공부를 했지만, 난 책을 읽었다. 여러 종류의 책을 읽으며 나는 400번대 서적인 자연과학에 자연스레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결국 어릴적에 가졌던 과학자가 되고싶다는 꿈을 구체화시켰다.
과학에 대한 꿈을 가진 뒤, 난 중학교 2학년이 되었다. 나는 인터넷에서 여러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잡다한 지식을 쌓는것을 좋아했다. 그런 내게 무선인터넷이 되는 아이팟이 생겼다. 여러가지 어플리케이션을 깔고, 인터넷 사이트도 돌아다녔다. 그 중 한 커뮤니티에 가입해서 '과학'을 좋아하는 학생으로 여러 사람들과 친구가 되었다. 그 커뮤니티 특성상, 한 관심사가 겹치면 그런 사람들끼리 암묵적인 그룹을 형성했고, 나는 그런 사람들사이에서 어울려 많은 것을 배웠다. 우리 그룹은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그룹과도 친하게 지냈다. 이 두 그룹을 한데모아 정모를 하기도 했다.
그곳에서 나는 정말 좋아하는 사람을 만났다.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었다. 덕분에 그 커뮤니티 사이트에 대한 애착도 생겼고, 커뮤니티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좋았다. 그렇다고 학교생활을 소홀히 하진 않았다. 중학교 3학년 때 같은 반 친구들도 대부분 애니메이션을 좋아했고, 나와 좋아하는 음악장르도 같았다. 학교 내로도, 외로도 정말 하루하루가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그런 행복은 내 감정의 미숙으로 중학교 마지막 겨울방학이 시작될 때 즈음 끝나버렸다.
많이 힘들었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좋아하는 티조차 내는 것이 죄처럼 느껴지는 것은 정말 힘들었다.
그런 아픔이 아물어지지 않은 채, 나는 1지망, 2지망으로 썼던 고등학교를 다 떨어지고, 처음 들어보는 이름의 고등학교로 배정받았다. 고등학교 1학년인 나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생각에 들떠있었다. 하지만, 내 눈은 너무 높아져있었다. 게임, 술, 담배.. 이런 내용으로만 대화하는 같은 반 친구들을 보고 '왜 내가 하는 커뮤니티 사이트는 과학이나 여러 재미난 세상의 시사이슈를 갖고 이야기를 하는데, 왜 우리 반 아이들은 다 대화내용이 저정도밖에 되지않을까?' 라는 생각밖에 가질 수 없었다. 답답했다. 내가 원하는 대화내용으로 대화를 할 수 없다는 것은 정말 힘들었다. 게다가 그 아픈 마음에 괜히 상대에게 까칠한 말을 하기 일쑤였다.
내가 이용하던 커뮤니티 사이트의 상황도 가관이었다. 다같이 20명도 넘게모였던 사이가 번번히 싸우고, 시비걸고.. 그렇게 많은 사람이 만날수 없게되었다.
중학생때와 반대로 학교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답답했다. 상처입은 내게 그런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상대는 없었다. 아물기는 커녕 곪은 것같다.
2학년이 되고, '이과반'에 들어왔다. 이과반이기에 나는 그 커뮤니티 사이트처럼 재미난 이과생 특유의 유머, 이야기를 즐길 수 있겠지.. 라고 생각했다. 웬 걸, 다들 그리 그런것에 관심은 없었다. 그냥 눈앞의 내신혹은 게임밖에 관심이 없었다. 정말 착잡했다. 속은 기분이었다. 그 기분이 들었던 뒤로, 나는 책만 읽었다. 책은 내가 관심있어하는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었다.
어릴적, 절대로 되지않을 것만 같던 고등학교 3학년이 되었다. '전교꼴등도 공부한다는 고3'... 잔뜩 겁을 먹었다. 열심히 공부했다. 초등학교 4학년 이후로 그렇게 공부해본적은 없었다. 내 꿈을 구체적으로 이루고자 열심히 공부했다. 하지만, 개학식 후 내가 가지던 3학년에 대한 이미지는 부숴졌다. 정말 시끄러웠다. 고등학교 3학년인지 초등학교 3학년인지 정말 잘 노는 것이다. 집중력 문제라고 내 자신을 채찍질했지만, 그래도 난 너무 원망스러웠다. 아이들을 조용히 시켜 면학 분위기를 조성시켜주시기는커녕, 외려 함께 하하호호 웃으시는 선생님이 너무 미웠다. 싫었다.
서울대 입학설명회에 가자, 책을 많이 읽는 학생을 강조하던 서울대 입학사정관님의 말씀을 듣고, 나는 큰 희망을 얻었다. 우리 학교에서 독서량으로 질 순 없다고, 뚜렷한 목표의식을 가진 독서습관은 자부할 수 있다고..
그렇게 수시원서를 카이스트를 포함해서 7장을 넣었다.
수시원서를 넣자, 다른 아이들은 수시에 붙은 것마냥 더욱 시끄럽게 다녔다. 특히나 학교특성상 전문대를 더 많이 보내서, 수능 전에 발표가 났다. 정말 시끄러웠다. 그럼에도 몇 선생님들은 그 시끄러운 환경에 관심이 없었다.
수시를 넣었지만, 올킬당할지도 모른다며 그럼에도 공부했다. 정시로 가는 경우도 생각해야한다고.. 하지만 나도 수시를 합격했을 때의 내 모습을 상상해보고는 싶었다. 그렇게 '친구들과' 과학에 대해 얘기하고싶었지만 못했던 3년을 대학으로 보상받는 그 모습. 절로 자극원이 되었다.
수능 몇주전, 마지막 실모인 2014학년도 포모를 대부분 90점 중반대를 달성하는 나를 보고, 정시로도 내가 만족할 수 있는 대학에 갈 수 있겠다며 신을 냈다. 그렇게 나는 수능을 봤다.
내 입시결과는 참담했다. 수시는 실로 올킬. 수능은 평균 3등급. 내가 만족하는 대학은 커녕 모의고사에서 나오던 대학도 못가게되었다.
올킬된 수시결과를 본지 거진 한달. 나는 내 진로에 의문을 가지게되었다. 다른 논술전형도 아니고, '학생부종합'에서 올킬을 당한것은 내가 이 학문에 부적절한 인물이기때문아닐까..라는 생각이 한달 내내 들었다. 중학교 1학년 이후로 한번도 의심해본적없는 내 진로인데, 너무나 허망했다. 허망하다.
난 내가 중학생때 보던 '정글고'같은 고등학교생활을 할 줄 알았는데 정반대였다.
그냥 3년도 아니고 고등학교 생활 3년을 잃어버린 것같아서 아직도 나는 정말 너무 힘들다.
[Chorus (Zion)]
술에 취해 거리를 걷다가
불이 꺼진 샵의 쇼윈도
그 속의 낯선 날 봐..
우린 또 얼마나 변할까?
꿈이 다 이뤄질 것만 같던
그 때가 기억이 나
[Verse 1 (Verbal Jint)]
이건 우연이야, 며칠을 연이어
술에 취해 비틀거리던
이 거리 어딘가에서
니 얼굴을 마주치다니, it’s funny huh?
맑고도 날카롭던 그 시선이며
웃음짓는 표정, 그런 모습들이 전혀
변치 않은 것 같아.
난 꿈을 향해 발을 딛기는 커녕
하는 것마다 실패하고 세상은 진짜 상상이랑 달라..
내가 진짜 많은 걸 바란 건 아니었잖아
이 메마른 동료들과 길가를 걷다가
생각하곤 해, this can’t be me
something must have gone wrong
고민할수록 나를 덮치는 혼돈
요새 난 이루고 싶은 소원이 하나도 없어
우리가 속물에 더럽고, 또 가벼워서
그토록 싫어하던 그런 짓들을 내가 하고 있어.
그리고 아닌 척 잊어버리는 망각과 위선
옛 친구에게 연락을 해도 이제는
예전과 같지 않아, now we’re just pretendin’
어떠한 삶의 무게도 버틸 힘이 있는 척
even when everything in your life is getting tough
지금 서있는 곳 술을 깨고 맨 정신으로
둘러봐도 자꾸 초점이 흐려져
힘든 몸을 이끌고 가는 길마다 적신호
oh no, 소년에서 아저씨로
[Chorus (Zion)]
술에 취해 거리를 걷다가
불이 꺼진 샵의 쇼윈도
그 속의 낯선 날 봐..
우린 또 얼마나 변할까?
꿈이 다 이뤄질 것만 같던
그 때가 기억이 나
[Verse 2 (한해)]
잔소리할 거면 그만둬
그놈의 담배 좀 그만 피워
그런 말 바라는 거 아니야
(바로) 내게 설득하려 하지마
무슨 말인지는 알겠어, 나 그런데
그런 눈으로 안쓰럽게 보지마
난 정말 괜찮아.
맞아, 안 괜찮아… 속이 너무 쓰려와
그래 네 말대로 시간은 많이 흘러갔지.
준비 못한 채 현실이 내게 굴러왔지
온 팔에 스티커 문신하고 태권도띠 동여매던 시절과
나는 달라진 게 없는데 세상은 나를 질려가게
만들고 있잖아, 점점 용기가 안 나.
발 딛는 어딜 가나, 가식이란 냄새가 나.
난 아직까지 어른이 되지 못하는데,
아직 센 술은 입에 잘 대지 못하는데..
“군대를 안가서 그래 빨리 갔다 와
갔다 오면 후회는 잠깐, 느끼는 게 많아”
니가 바라는 게 소위 말하는 ‘철’드는 것에
있다면 안 할래, 그런 아저씨 코스프레
그렇게 시간은 또 가고,
내 발악은 모래성 위 파도.
stay, 남아주길 바라지만 나 역시도
그렇게 소년에서, 아저씨로
[Chorus (Zion)]
술에 취해 거리를 걷다가
불이 꺼진 샵의 쇼윈도
그 속의 낯선 날 봐
우린 또 얼마나 변할까?
꿈이 다 이뤄질 것만 같던
그 때가 기억이 나..
from boys to men,
from boys to men.
from boys to men,
from boys to men.
VERBAL JINT FEAT ZION & PHANTOM – 소년을 위로해줘 2013
새벽이라 할게 없어서 정독했거든요
넋두리에 위로의 말을 못해드려 죄송하지만.. 작성자분 굉장히 생각이 어리시고 아무리 그래도 서울대까지도 바라보시면서 평균3등급이면 공부가 부족했다는 생각밖에 안듭니다
본인이 얼마나 과학에 뛰어난지 모르겠으나 결국 입시에선 그딴거 없습니다. 학벌이든 님이 원하는 학습의 장이든 바라는게 있으면 입시에 님을 최적화시켜 드럽게라도 따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