岳畵殺 [72210] · MS 2004 · 쪽지

2014-11-16 20:13:59
조회수 3,634

의대 관련 질문 FA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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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썼던 글이 추천도 받고 캐스트도 걸어주는 영광을 받아서 



댓글로 간략하게 답해드렸거나 쪽지 상으로 질문 받은 내용을 FAQ로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나이 많으면 불리한가요?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시면 됩니다.

본인의 하급자로 나이 많은 사람이 들어오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당연히 나이가 많을수록 불리해 집니다. 

근데 그게 어느 정도냐라고 물어보면 일괄적으로 답해 드리기 어렵습니다.

상황에 따라 다르거든요.


병원에서 레지던트를 뽑을 때 형식적으로는 '시험'과 '내신'과 '면접' 세가지를 봅니다.

그런데 일부 과에서는 시험을 치기 전에 미리 지원자를 추려내는 arrange라는 것을 시행합니다.

사실 이게 어떻게 보면 불합리한 관습 같은 측면이 있긴 하지만,

우리나라 현실 상 특정과에 경쟁이 붙어서 떨어지면 군대로 끌려가는 안습한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에

그런 것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불가피하게 존재하는 면이 있습니다.

(인턴 스케쥴 문제도 있어서, 시험으로 뽑는게 100% 공정한 것도 아닙니다.)


여기서 '사전 어레인지'를 중요시하냐, 

아니면 '시험 막판까지 경쟁 붙여서 누군가를 떨어뜨리냐.'를 비교하면

어레인지를 주로 하는 경우에 나이 많은 사람이 절대적으로 불리해 집니다.

반면 시험으로 뽑는다면 나이 많은 사람도 큰 문제 없이 통과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어떤 방식을 취하느냐가 병원마다 다르고, 과마다 다 다릅니다.

예를 들어 A병원의 피부과는 시험으로, B병원의 피부과는 어레인지를 하기도 하고

A병원 성형외과는 어레인지를 한다는 식인 겁니다.


피부과, 성형외과, 안과 같이 뽑는 인원이 적은 과일수록 어레인지를 하는 경향이 커지는데,

이런 과는 보통 한년차에 1-2명 정도 뽑기 때문에 

중간에 1명 이상한 사람이 들어오면 과 분위기가 완전히 개판되는 문제가 생겨서

그런 것을 따지는 경향이 큽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나이 많은 사람이 지원할 때는 어레인지 '당할' 가능성이 높아지겠죠.

그리고 1명 뽑는데 2,3명이 달라붙어서 탈락자들이 군대 끌려가면 

병원이든 개인이든 손실이 너무 큰 면도 있고요.


반면 뽑는 인원이 많아질수록 (큰병원일수록, 메이저과일수록) 

위에 언급된 면이 약해지기 때문에

어레인지보다는 시험으로 끝까지 갈 가능성이 높아지겠죠?

(삼룡의 경우 한 곳에서 TO를 다 뽑는게 아니고 

각 병원마다 조금씩 뽑는다는 것을 유의하세요.

그렇게 치면 장수생에게 딱히 유리한 게 아닙니다.)




군필/미필 차이가 있냐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은데

'어레인지'해 주는 과는 군필/미필이 아무 상관 없습니다.

(어차피 군대 가는 것은 전공의 끝나고 가는 거잖아요...)

반면 시험으로 치는 과라면, 군필의 경우 떨어져도 군대 끌려가는 risk는 없기 때문에

과감하게 질러볼 기회가 있죠.


그리고 나이가 많더라도, 그 전에 학부 경험을 바탕으로 특출난 재능이 있다면

(예를 들어 영어를 원어민 수준으로 유창하게 구사한다든지, 

컴퓨터 프로그램을 잘 다룬다든지, 통계 같은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룬다든지)

충분히 가산점 받아서 뚫을 수 있습니다.

(어떤 과는 어레인지를 하면서 교수와 레지던트 앞에서 발표를 하게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 기가 막힌 영어 실력을 과시하면 어필이 되겠죠? 

그리고 공식적인 영어 가산점이 있는 병원도 많습니다.)



또는 일부 대학은 동아리 별로 밀어주고 댕겨주는 문화가 있어서

특정 동아리 들어가서 열심히 활동하면 나이 많더라도 기회를 잡을 수 있고요.

이것은 케바케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답해드리기 어려운 겁니다.

(제가 능력자도 아니고 40개가 넘는 의대 상황을 일일히 알기 어려우니 일반론을 얘기해 드리는 겁니다.)



그럼 이 내용을 종합해서 장수생들이 의대에서 살아남는 팁을 정리해 드릴께요.

1. 학교 내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세요. 동아리가 대표적이겠죠. 

현역은 평균만 해도 괜찮은 인간 관계를 유지할 수 있지만 장수생이 될수록 가만히 있으면

아웃사이더가 되기 쉽습니다.

2. 남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무기를 가지세요. 외국어가 제일 대표적입니다.

3. 되도록이면 TO가 많은 큰 병원 있는 대학을 가세요. 

대개 시험으로 뽑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장수생도 뚫어볼 수 있습니다.

안되면 본과 때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학점으로 서울의 대형 병원에 가는 차선책도 있습니다.




2. 군대 문제? 공보의? 군의관? 

정확히 기억 나진 않지만 4수까진 가만히 있어도 졸업 때까진 문제가 없고

5수부터는 군대 연기 사유가 필요한 걸로 기억합니다.

현역병 -> 가장 안습한 케이스인데 6수 정도 나이면 가야 할 겁니다. 그렇지만 대개 의무병으로 가고 군의관과 사이가 좋으면 괜찮게 풀린 경우도 있습니다.

공익 -> 4급 받은 경우 갈 수 있는데 집 근처 배치가 가능합니다. 잡일꾼 취급 받아서 서러움을 느낄 수는 있습니다. 월급이 거의 없으니 별도로 알바를 해야 합니다.

군의관 -> 인턴을 하게 되면 군 연기 조건으로 국방부와 노예 계약서 하나를 작성하게 됩니다. 그럼 대개 군의관으로 끌려가고 운이 좋으면 공보의로 빠집니다. 대개 경기도, 강원도에 배치되서 좋을 것 같지만 군인이라서 개뿔. 군의관의 3대 주적 중 하나가 공보의입니다.

공보의 -> 운이 좋은 케이스와 졸업 후 바로 군대를 가는 경우 해당됩니다. 업무 강도는 낮은 편이고 군의관처럼 감시의 눈도 별로 없지만 오지로 배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일 편한 군의관이 제일 힘든 공보의보다 못하다라는 말이 있는데...믿거나 말거나.

의대의 메리트 중 하나는 현역병으로 안가도 된다는 점일 겁니다.



3. 인서울 의대랑 지방 의대랑 차별 없나요?

일단 대학 병원 안에서는 모교 출신이 짱입니다.

모교 출신 외에는 타교 출신입니다.

타교 출신 중 모교 출신에 준하는 대우를 받는 학교는 서울대, 잘 쳐줘 연세대 정도 밖에 없습니다.

개업하고 나서는 더더욱 차이 없습니다. 




4. xx의대 어떤가요?

지방 의대에 대해 일일히 정보를 알긴 좀 어렵습니다.

수도권 의대나 큰 지방의대면 학회 교류하면서 대충 소식을 듣는데,

군소 지방사립의대면 사실 타대학이 알 길이 없습니다.

학교 분위기는 고등학교 선배 수소문해서 묻는게 정확할테고,

졸업 후 예후는 대학병원 전공의TO/입학 정원으로 계산해 보면 됩니다.

1보다 클수록 좋고, 작을수록 안 좋겠죠?



5. 무슨 과가 좋나요?

의대 입학 후 과 고를 때까지 7년 후입니다. 그 때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몰라요.

제가 예과일 때는 1/3이 이비인후과 적성이라고 주장했으나 인턴할 때 쯤에는 멸종했습니다.

의대의 장점 중 하나는 6년 다니면서 본인의 적성을 찾고 

거기에 맞는 과를 선택할 기회가 20대 후반에 주어지는 거라고 봅니다. 

그러니 의대 합격 후 천천히 고민해도 늦지 않습니다.



6. 페이닥터는 안정적인가요?

페이닥터는 비정규직입니다. 매출을 그만큼 못 올려주는 순간 잘리는 겁니다. 

반대로 매출을 계속 올려주는 의사라면 잘릴 일은 없죠.

그런데 그렇게 매출을 꾸준히 올려줄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 굳이 페이닥을 계속 할까요?

개업하면 더 벌 수 있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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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약대갈까 · 533403 · 14/11/16 20:38

    쪽지를 드렸더니 이글을 올리셧네요!! 우선 답변감사합니다

    인터넷으로 떠도는것만으로는 정확한정보를 얻기가힘들어 질문드립니다
    현재 신검5급(면제)입니다 94년생이구요 내년에 한번더하게되면 4수네요

    만약 제가 내년에 의대에 합격하게되면
    현역으로 의대를 합격한 94년생중에
    의대졸업후 바로 공보의를가거나 인턴후 공보의를 가는 94년생과 같은 해에
    레지던트가되는건가요?(공보의가 3년이니까요)
    그러면 과 선택시 공보의를 갔다온 94년생보다 불리한점이 있습니까?
    나이가 많아서 과선택시 불리하다면 (인턴끝나고 과를선택하는것으로 알고있습니다)
    당연히 군의관가는게 좋을거같은데
    왜 사람들은 공보의>>>>>군의관 인식인건가요??

    그리고 인턴재수라는 말을 들어봣는데요(특히 여자들)

    인턴재수가있다면 어떤식으로되는건지 알려주셧으면 감사드리겠습니다

  • 岳畵殺 · 72210 · 14/11/16 23:22 · MS 2004

    공보의 갔다 온 사람은 고년차 레지던트가 자기 동기니 유리한 면은 있겠지만 큰 차이는 없겠죠.

    현역과 공익 중 선택하라면 뭘 선택할까요? ㅎㅎ

    다만 레지던트를 한번에 끝내기 위해서 군의관의 길을 선택하는거죠.


    인턴 재수라기보단 전공의 재수인데 전공의 선발 시험에서 떨어진 경우 1년 쉬었다가 다시 치는 경우를 얘기합니다. 미필 남자들은 군대 끌려가니 해당 사항이 없습니다.

  • 약대갈까 · 533403 · 14/11/17 00:42

    답변 정말감사드립니다!!

  • Passione · 413039 · 14/11/16 21:03 · MS 2012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것이 레지던트 선발 시에 가산점이라는 것은 신기하네요.. 어떤 부분에서 도움이 되나요?

  • 岳畵殺 · 72210 · 14/11/16 23:19 · MS 2004

    공식적인 가산점도 있고

    면접에서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어느 정도 연구 활동이 활발한 과는 해외 발표도 많고 논문도 영어로 쓰기 때문에 (요즘엔 국내 논문은 거의 안 쳐줍니다.) 영어 잘하는 레지던트가 있으면 많이 도움이 되거든요.

  • BLUE7 · 56107 · 14/11/16 21:29 · MS 2004

    뻘댓인데
    제가 우연찮게 악화살님 얼굴인증을 봤는데 즐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 岳畵殺 · 72210 · 14/11/16 23:22 · MS 2004

    음...=ㅅ=

  • 슥삭 · 437959 · 15/01/29 23:47 · MS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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