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성대한양대 [412732] · MS 2012 · 쪽지

2014-10-30 15:03:50
조회수 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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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2, 고3 누가 봐도 열심히 한다고 할 정도로 열심히 했지만 수능을 망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대학 생활을 누구보다 잘 할 자신이 있었고 
갑작스럽게 든 영상 전공에 대한 열망에 폭풍 하향으로 과를 맞춰, 커리큘럼을 보고 골라 대학을 가게 되었습니다
대학은 낮았지만 명문대생 못지않게 난 똑똑하고 가능성 있는 아이라고 스스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특목고를 졸업해서 친구들이 대부분이 대학을 잘 갔습니다 )대학 잘 간 친구들과 만나도 부끄러움이 없었으며 오히려 자신감이 더 찼습니다

수능 끝나고 읽고 싶었던 책들을 실컷 읽고 한국사 공부도 했고
콘서트, 공연, 전시회, 페스티벌 등등 정말 열심히 돌아다녔습니다
취미가 미술관 검색해서 어떤 전시가 있을까 알아보는 것이고, 커피숍에 가서 토플 공부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수능 끝나고 그 비교적 안 좋은 대학으로도 과외를 끊임없이 했으며 대학생으로는 과분한 과외비를 벌 수 있게 되었고 부모님께 도움 하나 안 받고 오피스텔에 고양이까지 키우며 해외 국내 여행을 다니기도 했고 사고 싶은 것들 모두 제 돈으로 샀으며 어머니 생신 때는 맥북도 선물을 해드렸습니다
불어를 좋아해서 불어 원어민 과외도 하였고 미술을 좋아해서 화실을 다니기도 했습니다
1학기 땐 과탑도 했고 교수님과 친해졌으며 남자친구도 생기고.. 정말 최고의 알찬 대학생활을 보냈습니다
동기들도 선배들도 너무 좋았습니다 하루하루가 참 행복했죠
만나는 친구들도 언니들도 저보고 정말 알찬 대학 생활을 한다며 부러워 할 정도였습니다..

그러다 2학기 때 서연고 언니 오빠들과 대외활동을 하는데 저도 모르게 자격지심이 생기고
자꾸 움츠러들게 되었고 x같은 교수님 덕분에 말도 안 되는 학점을 받게 되면서(모두가 인정을 했죠 그 교수 이상하니까 너가 그냥 참으라고. 그냥 다음에 그 교수 수업 듣지 말라고..)지금 다니고 있는 대학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바로 반수 결심을 하고 정말 재밌게 공부를 했습니다
과외도 하면서 집에서 열심히 공부를 했습니다
그러다가 여름에 체력이 떨어지면서 슬럼프가 왔지만 독서실을 다니게 되면서 
좋은 환경에서 열심히 했습니다

문제는 1달 전에 국어를 풀면서 멍- 한 상태가 시작되었고
불면증이 오더니 하루종일 멍한 상태가 유지되었습니다
불면증은 고쳐졌지만 여전히 자면서 10번 이상 깨고..
멍-해서 집중이 안 되다보니 혼자 연습하는 모의고사 성적도 형편 없이..

며칠을 울고 불고 죽고싶다고 난리 치다가.. 이제 받아들이게 되었죠
엄마가 행복한게 우선이라고 너 이러다가 병 걸리겠다고 저 잡고 2시간은 혼내셔서.. 다 마음에 새기고.. 정신 차리게 되었습니다
대학이 전부도 아니고.. 내 행복이 우선이지 않나. 운명이니 받아들이자.
처음엔 연대 생각을 하며 송도를 가야되나.. 설레발을 치다가.. 이제는 적어도 건대는 가고 싶다..
하다가 다시 제가 다니는 대학에 돌아갈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정말 슬퍼요 갑자기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날까?
왜 잘 공부를 하다가 이렇게 멍하게 되었고 집중이 안될까?
피로 누적과 스트레스로 인한 것이라는데.. 2주 남은 시점.. 아직도 이럽니다

남은 기간 최선을 다 해서 이 상태로라도 최고의 성적을 내는 연습을 해야겠지만
공부하다가도 머리에 안 들어와서 하루에 몇번이나 울컥 울컥 합니다
수학을 푸는데 머리가 안 돌아가서 21, 30번은..ㅋㅋ 풀리지도 않으며 쉬운 문제들 풀 수 있긴 하지만 자꾸만 실수를 합니다
머리가 아닌 손으로 풀어서요..
국어는 몇번이나 읽어야되고 실수도 잦아졌습니다 
그래도 최선을 다 해야겠죠

공부 하다가 너무 슬퍼져서 다시 우울해지고 불안해져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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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롱 · 445875 · 14/10/30 15:27 · MS 2017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zlxl · 464201 · 14/10/30 16:05 · MS 2013

    1.내 미래를 위해 내가 선택한 길이니 결코 불행한 것이 아니다. 미래를 향해 가고잇는 행복한 과정이다. 결과'만'이 중요한것이 아니라 그 과정조차 내 인생의 소중한 한 부분이니 하루하루를 소중히 여길 것.
    2.완벽이 아닌 발전지향적인 삶이 중요하다. 삶이 완벽하지 않은건 절대 당연하다. 너무 자책하지 말자. 그보단 스스로를 다독이며 다시 일어날 수 잇는 자세가 중요하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난 무엇을 해야할지 늘 고민하자. 공부는 나의 가치를 높일 수 잇는 쉬운 방법 중에 하나다.
    3.깨달은 지금 이순간부터 실천하자. '내일부터..'라며 오늘이라는 소중한 하루를 그저 소모적으로 낭비하지 말자. 이조차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시간이다. 내일이 아닌 지금 이 순간을 충실하게 살아가자.
    4.나는 잘하고잇다
    5.한계에서 멈추지않고 도전하는 건 정말 멋잇다




    저도 독재중이라서 멘탈무너질때 한두번이 아닌데 순간순간 맘 잡을때 메모해놧던거 몇개 복사해왓어요.. 조금만 더 힘내셧으면 좋겟어요. 대학생활하신거 보면 꽤.. 자존감도 높고 활력잇는 사람인 것 같은데 그런 본인을 좀더 믿어보심이 어떨지...
    (사실 저도 어제부터 수학 안풀리고 몸상태도 안졸고 그러더니 우울해지거 슬럼프가 오는 것 같아서 좀더 힘내보려 해요... 같이 힘내요ㅜㅜ수능 끝나고나서 다시 돌아봣을 땐 정말 별거 아닌 사소한 것들일거예요.. 장담해요ㅎ)

  • 연세대성대한양대 · 412732 · 14/10/30 17:38 · MS 2012

    감사합니다 :)

  • Mikel · 506485 · 14/10/30 18:30 · MS 2014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