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셀 [488139] · MS 2014 · 쪽지

2014-09-05 00:55:43
조회수 2,357

영어 34번 3번 선택지의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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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하게 제목을 적었지만 사실 별거 아닙니다. 그냥 저의 개인적인 해석... 

34번. 비연계 빈칸 치고는 1245 선지가 너무 명확하게 빈칸에 들어가야 하는 말에 대해 반대로 서술하고 있어서 답은 쉽게 3번이 나옵니다.

하지만 답만 맞췄다고 좋아할게 아니더라구요.

3) not a spontaneous reaction to random forces

시험장에서는 1245번이 틀렸고 random이 conditioned의 반댓말이지! 하고 쉽게쉽게 찍고 넘어갔습니다. 

근데 다시 풀어보니 앞에 not이 있었고... spontaneous를 정확하게 "자발적이다"라고 해석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무조건 1245번이 아니라서. 3번이 답인게 당연했고, 그리고 random<->conditioned/systematic 인거 같았으니까.

물론 맞췄고, 100점을 받았지만 사실 개인적으로는 좀 충격이었습니다. 

시험지 분석을 한다면서 다시 찬찬히 봤는데 아무리 봐도 random이 conditioned의 반댓말로 보였습니다.

그렇다면 not a spontaneous reaction이 말이 안되는데?

무작위의(random=선택되지 않은) 힘들에 대해 자발적으로 반응하지 않는것이다? 

빈칸에 들어갈 말을 3번과 비슷하게 만들어보자면 

"소비자가 경제 사회가 만들어낸 가치나 신념들에 대해 자발적으로 반응하지 않는다" 일텐데?

어떻게 무작위의 힘=경제 사회가 만들어낸 belief system이지?


패닉했습니다. 안그래도 요즘 영어가 심리적으로 부담감이 있어서 더욱 흔들리고 있었는데. 게다가 솔직히 빈칸만큼은 자신 있었고 작년 수능도 어이없게 긴장했는지 제목 문제를 틀렸지만 과학 수학 문제를 15분동안 붙잡고서 풀어냈기 때문에 빈칸은 안틀릴거라고 생각했어요. 하.. 내가 너무 영어를 놓고 있었나... 하는 걱정부터 들었습니다.

그리고 차근차근 생각을 다시 해봤습니다. 뭔가 내가 놓친게 있을거라고 생각하면서.

우선 가장 먼저 올라온 햇님샘의 햇설을 봤습니다. 
random이 conditioned의 반댓말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받기는 했지만 
제가 원했던, 아주 명확하게 random forces가 무엇인지 밝혀 적어주지 않으셔서 
개인적으로는 납득이 잘 가지 않았습니다. 
(ㅜㅜ햇설을 비난하는게 아니고, 햇설을 읽을 당시 random=unconditioned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저의 오해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햇님샘께서는 다만 random이 넓은 의미로 사용되었다고 설명해주셨는데 그걸 잘 이해를 못했습니다.)

유명 강사들의 해설 강의들은 올라오는데 시간이 꽤 걸리길래, 혼자 해결해보려고 이미 올라왔던 강의들도 미뤄두고 계속 사전을 찾아가며 낑낑댔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random lacking a definite plan, purpose, or pattern 
(http://www.merriam-webster.com/dictionary/random)


systematic: using a careful system or method : done according to a system
(http://www.merriam-webster.com/dictionary/systematic)

conditionedbrought or put into a specified state
(http://www.merriam-webster.com/dictionary/conditioned)

는 완전히 다른 단어처럼 보였습니다.


그래서 결국 이명학 선생님의 해설강의를 들었습니다. 
3번 선지는 몇번이나 꼬아서 논리적으로 정확하게 찾아가기 힘들다고 하셨습니다.
이명학 선생님의 설명도, 첫번째 들을때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random이 결국 systematic power deployment랑 같다는건 알겠는데, 

왜 그렇느냐.

두번 들었습니다. 그때는 조금씩 설명을 이해했지만, 완벽하게 납득이 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직접 해석을 했습니다. 전문 해석을 하기보다는 지문 초반에서, 필요 없는 것들을 제외하고 핵심이라고 생각되는 것들을 추려서 해석해보았습니다.

첫번째 문장: 소비자들은 사회 시스템의 힘의 배치에 의해 만들어졌다.
두번째 문장: 소비자들은 상업적 매체에 의해 만들어진 전반적이고 포괄적인 요구에 맞는 가치와 신념들을 가지게 된다.
빈칸 문장: 개인의 행동 패턴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이명학샘이 하라는대로, 빈칸에 들어갈 만한 말을 썼습니다.

[경제,사회적 권력에 의해 만들어졌고 개인의 자발적이고 주체적인 선택이 아니다.]

그제야 조금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명학샘이 뭘 그렇게 설명하려고 하셨는지도.

이명학샘이 설명하려고 하셨던 3번 선지의 뜻은 

"(사회에서 내게 오는) 임의적인 것들은 내가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였습니다.

근데 뭔가 그 문장이 좀 붕뜬거 같았습니다. 
물론 random을 systematic과 같다고 보는게 맞긴 한데...

전 만족이 안돼서 지문을 읽고 읽고 또 읽었습니다.
읽다보니까 자꾸 commercial media가 걸리더라구요.

나머지는 다 경제 얘긴데 왜 갑자기 미디어가 나오지?
이 의문을 품고 읽어봤더니, 그제야 왜 random이 쓰여졌는지 알게 됐습니다. 

random forces는 commercial media 즉 "상업적 매체"를 대응해서 쓴 말입니다.

첫번째 문장, 소비자들은 사회의 시스템적인 권력 배치에 의해 생산되었다.

두번째 문장은 어떻게 그 "생산"이 이루어지고 있는가에 대한 설명입니다.
해석: "이 권력의 배치 내에서, 소비자가 반드시 경제의 전반적인 요구에 맞는 가치와 신념을 가지도록 상업적 매체가 보장한다."

그러므로, 한 개인이 대중적 행동 패턴에 참가하는 것은 (사회에서 내게 오는=상업적 매체가 제공하는) 임의적이고 무작위인 영향력에 자발적으로 반응하는 것이 아니다.

라고 빈칸이 채워지게 됩니다.

이명학샘이 설명해주신 "경제적 시스템에서, 내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시스템의 요소들이 자신에게 온다, 그러므로 자발적인 반응이 아니다"
에서 "그 시스템의 요소들이 자신에게 오는것" 이 바로 상업적 매체를 통해서 온다, 라는 뜻인거 같습니다.
이 부분을 강의에서 설명해주지 않으셔서 제게 혼란이 왔던거구요.



물론 제가 해석한게 틀릴수도 있습니다. 이걸 쓰고 나서도 영어 굇수들이 많은 오르비에 올릴까 말까 고민도 했고.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제 해석이 빈칸 문장을 명확하게 앞문장과 이어주고, 뒷문장의 경제체제가 신념체계로 이용된다 (상업적 매체를 통해서)와도 잘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틀렸다고 해도 오랫만에 지문의 논리를 완전하게 이해하려고 노력해보니, 영어가 이렇게 재밌는 거였구나 하고 다시 깨닫게 됐습니다. 그리고 완벽하지 않더라도 같은 문제로 고민하신 분들께 제 관점으로 한 해석이 도움이 될까 싶어 올려봅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이번 문제의 논리를 보고 결국 평가원은 빈칸을 쉽게 버리지 못했다는 걸 좀 느꼈습니다.
물론 작년 수준의 극헬 난이도는 아니지만... 답은 쉽게 나와도, 정확한 해석과 이해는 힘든 선택지.
게다가 선택지를 조금만 꼬아서 냈으면 충분히 작년 수능 빈칸과 견줄만한 문제가 됐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쉬운 영어, 쉬운 수능의 약속 때문에 어렵게는 안나오겠지만
그래도 6평에 비해서 평가원의 실력에 다시 한번 감탄하게 되는 선택지 였습니다ㅋㅋ


+) 여담이지만 이 지문은 대체 어디서 가져다 쓴걸까요. 본문을 구글링 해봐도 뜨지가 않네요....

+)) 제 해석에 대한 지적과 의문점은 환영합니다. 특히 제가 존경하는 영어 멘토링 하시는 분들께 조언을 듣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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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연놈 · 463731 · 14/09/05 01:31 · MS 2013

    좋은데요?

  • 금강불괴(스카이넷) · 516043 · 14/09/05 08:19 · MS 2014

    random이 conditioned 가 아니라는건 시험장에서 확인을 했는데 미디어 일줄은 몰랐네여

  • 두달만참자 · 394688 · 14/09/05 09:21

    그냥 systematic deployment = conditioned

    의 반의어라고 해석했는데 random은

    그냥 자신이 맘대로 선택할수있는 힘 이런식으로

    ㅋㅋㅋ 단순하면되는거아닌가요?ㅠ

  • 두달만참자 · 394688 · 14/09/05 09:24

    아 진짜 아니네요.. 그렇게해석하면 -가 되네요 3번도

    아니구나 ㄷㄷ..

  • 햇님쌤 · 482635 · 14/09/05 13:21 · MS 2013

    제가 쓴 글에 대해선 책임을 져야겠죠? ^^
    게시판에 별도로 글 올렸으니
    참고해 주세용~~

  • 도셀 · 488139 · 14/09/05 13:42 · MS 2014

    저격하려고 한건 아니었습니다ㅜㅜ 다만 제가 궁금했던 부분이 햇설로 해결이 안돼서요ㅜ 불편하셨다면 죄송합니다ㅜㅜ

  • 기린s · 459667 · 14/09/05 17:29 · MS 2013

    제가 멍청해서 그런지 해석이 이상해서 그런데 좀 봐주실수 있나요 ㄷ

    빈칸에 3번을 넣어서 문장을 완성하면

    The individual's participation in mass behavior patterns is not a spontaneous reaction to random choice.

    이렇게 되는데요,

    제가 헷갈리는 게, mass behavior patterns의 individual's participation이

    "random choice에 대한 자발적인 반응"이 아니라는 건가요, 아니면

    random choice에 대한 "자발적인 반응"이 아니라는 건가요?

    그러니까 ~가 아닌 대상이 어디까지인지...

    전 전자로 해석해서 '무작위의 선택에 대한 자발적인 반응'이 아니라고 보았고,

    무작위의 선택(random choice)은 빈칸 바로 밑줄에 있는 shared patterns와의 반의어라고 생각하고, 자발적인 반응이 아니라는 건 밑에서 계속 말하고 있는 것이니... 그냥 그렇게 이해했어요

    그런데 이명학T 해설강의 들어보니 뭔가 제가 해석을 잘못한 것 같기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