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로찾기 [456785] · MS 2013 · 쪽지

2014-08-30 20:44:28
조회수 430

여러분은 수학을 왜 공부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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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감히(?) 서울대 수학교육과를 지원하는 평범한 현역 고3 이과생입니다. 자소서를 쓰다가 그만 감성이 터져서 글을 남기게 되었네요.ㅎㅎ


'여러분은 수학을 왜 공부하십니까?'라는 질문을 먼저 드려보고 싶네요.. 문득 '어,, 왜하지?' '그래도 대학 잘 가려면 수학을 해야지...' 이런 생각들이 떠오르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제시하는 방향성은 조금 다른 듯 합니다.

모든 사람들은 자신만의 기준을 가지고, 그 기준에 따라서 말하고, 행동합니다. 예를 들어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기부하는 행동, '공부 열심히해서 좋은 대학 가야지.' ,'교사의 꿈을 이뤄야지.' 같은 것들이 있겠지요. 이런 말과 행동 속에는 도덕적인 마음, 꿈, 가치관 등이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수학도 마찬가지입니다. 수학을 공부하는 이유이자, 수학 교육의 방향성은 '세계에 대한 수용과 이해'라는 가장 거창하고도 간단한 말로 줄일 수 있을 듯 합니다. 제가 생각한 수학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상을 살아가는 아이들과 학생들에게 '논리'라는 가장 무결한 기준을 제공해주는 삶의 지침이자 이정표와 같은 존재입니다. 혹자는 '수학이 어렵다.', '수학 공부는 의미가 없다.' 이렇게 치부해 버릴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수학은 평등한 얼굴로 '논리'라는 도구를 제공해주고, 학생들은 논리라는 도구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런 과정 속에서 아이들은 변화하는 삶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가치관과 자신만의 논리를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그것이 수학의 존재 가치이자, 학생들이 자신만의 수학에 대해 생각해 봐야할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이과생이라서 글 솜씨가 부족하긴 하지만, 제가 말하고자하는 바는 여러분의 마음 속에서 큰 울림이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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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ussellism · 504701 · 14/08/30 21:39

    수능 수학은 그냥 수능 점수 잘 맞을려고 하는거죠.

    강남대성 강사도 이런 이야기를 학기 초에 언급한 바 있지만,
    우리는 수학을 공부하는게 아니라 그냥 수능 수학이라는 테스트를 공부하는거라고...
    절대 어떤 확고한 철학적 이유를 목표로 "난 수학을 잘하겠어" 마인드로 하다가는
    수능날까지 점수 안나온다고 하던걸요. 뭐

    그래도 기에 자기만의 철학적 이유가 있다면 있는거고,
    수학 전공자들에게 물어보는게 더 의미 있을껄요.
    실제로 그 동네 사람들은 수학 그 자체를 넘어서서 상당히 싸이코로직한 경우에 빠질때가 많으니깐요 ㅋㅋ

  • Russellism · 504701 · 14/08/30 21:42

    수능 수학은 정말 교육 과정을 위한 교양이라고 봅니다.

    어떤 나만의 유의미한 "가치" 를 위하여 공부하는게 아니라
    보통 사람으로서 정상적인 교육 과정을 거친다면 누구나 한번은 지나가는 그런?

    우리가 지금보는 수학을 왜 공부하냐?
    ==왜 우리는 지금 이 교육과정을 밟아야 하는가? 질문과 상통하다 봅니다.

  • 미로찾기 · 456785 · 14/08/31 01:27 · MS 2013

    지금까지의 수학교육이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주지 못했다면 지금부터라도 달라져야하는게 교육의 본질이 아닐까 싶습니다

  • Mercredi · 372419 · 14/08/30 23:18 · MS 2011

    전 그냥 재밌어서.. ㅋㅋㅋ

  • 미로찾기 · 456785 · 14/08/31 01:28 · MS 2013

    저두 재밌어서 시작한 수학이 제 삶에서 없어지면 안되는 가치가 되어 버렸다는게 너무 신기해요^^

  • 김민성94 · 511753 · 14/08/30 23:35 · MS 2014

    와 대단하네요 고3인데ㅋㅋ
    후반부에
    '논리'단어 전후로 되게 멋지다는 생각이 드네요.
    맞음 ㅇㅇ
    정말 수학은 '논리적인 사고'를 기르는 과정이라고 해도 무방하죠.

    그치만 일단 그 이전에
    꿈을 이루기 위한
    수단인 경우가 더 많다는게 좀 아쉬울 수도 있겠네요.

  • 미로찾기 · 456785 · 14/08/31 01:26 · MS 2013

    감사합니다^^ 수학이 수단이 아닌 사람은 이런 생각도 가진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글을 쓰게 됬네요

  • 두리둥둥이 · 510458 · 14/08/31 12:21 · MS 2017

    저랑 생각이 비슷하실 것 같네요.
    다만 현 입시제도가 유지되고 학벌을 중시하는 풍조가 남아있는 한 수학을 배우기도 가르치기도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