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연고/서성한/중경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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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새로운 수능이 다가오네요...
저번에 삼수 경험자로서 6평에 관한 조언으로 잠시 많은 관심을 얻어갔던 사람입니다. ㅎ
그 때 당시 제 기억으로는 조회수만 한 12,000을 넘겼던걸로 기억하는데.. 맞을려나..
아무튼 오늘 이 글을 또 쓰게 된 이유는 이제 수능도 다가오는 타이밍이고 하니 여러분들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해드리고 싶어서입니다.
저 같은 경우 삼수까지 하는 동안에도 솔직히 연고대 상경은 가야 2년 더 공부한 보람이 있을 거란
생각에 사로잡혀있었습니다. 수능이 다가오는 때에 수시 붙은 학생들 소식들이 들렸는데 연고대 붙은
애들 제외하고는 별로 부러워하지도 않았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제가 학원에서 실력은 꽤 괜찮은 편에
속했었거든요 ㅎ(메가스터디 반에서 1,2등 정도 하는...) 난 분명 아무리 못해도 서성한대 이상은 가겠지
했죠. 하지만 결국 수능 날 미끄러졌습니다. 충격밖에 더 없었습니다. 삼수까지 실패해본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모르지만 제 마음은 그야말로 허무함 그 자체였죠. 집에서 채점하고 나서 엄마한테 처음으로 뗀
그 한마디... 지금도 내가 무슨 자신감으로 그런 말을 했을까..."사수해야될것 같아"
재수하시는 분들이라면 공감하실지 모르지만 고3때는 시험을 정말 개죽치지 않는 이상 웬만큼 보고 나면
집에서도 그냥 그저 그렇게 받아들이고 재수 한번 할수도 있지 이러고 크게(?) 초상집 분위기 없이 잘 넘어
갑니다. 하지만 재수 망치면 그때부턴 달라지죠. 저 같은 경우 제작년 생각하면 지금도 끔찍합니다.
아침마다 모든 가족들이 다 외출하기를 바랬죠. 혼자 집에서 슬픔을 삭이면서 티비나 보면서 잊을려고요.
술을 할줄 몰라 그 허무함은 티비 보면서 잊었습니다. 문제는 티비를 보고나서, 혹은 엄마가 집에 들어올 때
입니다. "어이구, 이 xx야. 누구는 니보다 공부도 못했는데 이번에 엄청 잘 봤다더라. 중경외시도 가능하다더라"
여러분.. 이런 소리 듣기 싫죠? 누구나 다 그럴겁니다. 삼수해본 사람은 오죽 끔찍했겠습니까? 저 지금 와서
말하지만 삼수 때는 재수보다 더 망했습니다. 그야말로 정말 단 한번도 받아보지 못했던 점수를 받았습니다.
그야말로 수능 공부 3년동안 최악이었죠. 그 허무함.. 얼마나 컸을지 상상이 가실까요?
부모님께 항상 학원에서 친 모의고사로 지원하면 성대 서강대, 잘할 때는 연고대도 안정 혹은 적정 받아와서 자랑할 때 부모님이 저한테 거신 기대가 얼마나 컸을까요... 죄송스럽기 그지없었죠. 하지만 정말 마지막
정신으로 수시에 올인해서 그야말로 운 좋게 중경외시 대학 합격했습니다. 그것도 제가 제일 바랐던 1지망
학과 경영학과로요. 사실 합격할 때 당시엔 너무 기뻤습니다. 그날 집에 아무도 없어서 혼자 찾아보고 좋아서 방방 뛰다가 엄마 형 아버지한테 차례대로 다 전화했죠. 그날 따라 다들 전화는 한명도 안 받더군요.;;
아무튼 그 날 몇 분뒤 아버지가 다시 전화오셨죠. "수고했다. 축하한다 oo아." 짧지만 너무도 감동적이었죠.
엄마한테도 다시 전화왔습니다. "정말?! 와~ 어제 꿈자리가 좋더니 진짜로 붙었네" 하시고는 그날 제 고등학교 아줌마들 다 모인 자리에서 한턱 내고 오셨습니다. 형도 "그래 색햐 축하한다". 사실 그 이후로 잠시 여유를 만끽했습니다.
하지만.. 그 만족감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학교를 가보니 애들 수준이 자꾸 눈에 걸렸습니다. 물론
정말 잘하는 학생들도 많이 있었죠.(고3 때 중경외시 경영학과 올 정도면 학교 반에서 2,3등은 해야겠죠.)
하지만 그 외에는 그닥 질이 안 좋아보이는게 사실이었죠. 그래서 곁에 사수하는 친구가 자꾸 같이 사수하자 이럴 때 솔직히 많이 흔들렸습니다. 내가 고작 이런 대학 올려고 3년 개고생했다는건가...
특히나 페북으로 나보다 공부도 못하던 애들이 연고대, 서성한 간거 볼때마다 더욱 화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한편으로는 하느님께 벌받을까봐 두렵기도 했습니다. 수능 성적으로 치면 나한테는 분에 넘치는 대학인데
감사할 줄 모른다고...
그렇게 고민하는건 사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결국에는 아직도 수능마인드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었
습니다. 대학교를 다니고 미래 사회생활을 어떻게 해야할지, 또 취직을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 알아가면서
대학교를 위해 1년을 더 한다는게 얼마나 아까운 인생인지를 깨닫게 됐습니다. 지금 시점에서는 마음 같아서 한번 더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안 듭니다. 물론 내가 만약 이제 삼수생이 되는 상황이었다면 한번
더 할까 했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안할려고 합니다. 내가 다니는 대학도 사회에서는 충분히
내 가치를 증명할 수 있기 때문이죠. 더구나 과가 다른 과도 아니고 내가 제일로 바라던 경영학과인데...
지금 수험생 여러분들 고3,재수,삼수,.... 다양한 분들이 지금 수능을 위해 달려오고 계시겠지만 제가 말씀
드리고 싶은건 지금 여러분들이 보는 대학에 대한 시각이 얼마 못 가 결국엔 바뀌는 날이 올거라는 것입니다. 저도 한 때는 중경외시.. 이런 데 가면 주변 애들이 에이 그거밖에 못 갔냐 이럴까 싶어서 쳐다보기도 싫었습니다. 물론 지금 현재도 그런 분들이 가끔 있긴 합니다. 하지만 대체로는 괜찮게 갔다고 말들을 하죠.
특히 공부를 좀 잘했던 학생들이라면 서성한까지 가도 삼수까지 해서 서울대, 연고대 기어코 들어가려고 하시는 분들 많습니다. 하지만 그러는 동안 소비되는 1년은 아깝지 않습니까. 지금 수험생들이야 보이는게
대학밖에 없겠지만 수험생 지옥에서 벗어난 지 1년도 안된 저는 벌써 느껴집니다. 대학이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만큼 그렇게까지 큰 영향력이 없다는 것이...
수능 보시기 전 대부분은 이 대학 이상 아니면 안가 이런 기준점 다 정하실겁니다. 이런 말씀 드리기 뭐하지만 여러분들은 다들 수능 잘 볼거라는 상상만 하고 계실겁니다. 재수학원 선생들도 잘될거야 이러시고 주변에서도 합격 떡에 초콜렛 돌리고 난리 부룻을 치겠죠. 근데 막상 수능 못 보면 어쩌실건가요? 그에 대한 대비책은 세우고 계신가요? 전 아닐거라 봅니다. 누가 시험 못 볼 상상을 하고 싶겠습니까? 몸서리치게 될정도로 그런 상황은 꿈도 꾸기 싫을텐데요. 하지만 수능 못 보실것도 분명 대비를 하셔야합니다. 설령 자신이 원하지 않는 대학일지라도 정말 사회에서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는 대학 정도 합격하시면 수능 다시 준비할 생각만 하지마시고 고민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대학을 바꾸려고 하는게 1년을 바칠만큼 큰 값어치가 있을지 정말 크게 고민하시는걸 추천드립니다.
서강대 경영 붙었는데 삼수까지 해서 연대 경영 간 학생이 제 주변에 한명 있는데요. 전 솔직히 서강대 다녔어도 됐다고 생각합니다. 설령 1년 더 해서 연대 붙는다는 걸 알고 있더라도요. 제가 세상 밖에서 느낀건 젊음의 1년이 얼마나 아까운지였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대학보다 한, 두단계 낮아도 다시 할 생각은 최대한 지양하시길 바랍니다. 정말 도저히 안 되겠다 싶을 정도여도 다시 한번 크게 생각하셨으면 합니다. 과연 내가 다니는 대학이 그만큼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할 만큼 값어치가 없는지를요.
물론 지방이나 인서울 겨우 하신 경우엔 정말 오래 수능 공부한 사람이 아닌 이상은 다시 하시는걸 오히려 추천드립니다. 더 큰 꿈을 위해서는 대학이 어느정도는 중요한 요소인건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자신이 합격한 대학이 어느 정도 사회에서 인정 받을 수 있다면 자신이 생각한 대학보다 조금 낮다고 다시 하는건 훨씬 바람직하지 않다는걸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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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에 따라 다르지만
'한급간 올리기 위해서 1년 더하는건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로 단정짓는건 조금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실제로 사회분야마다 저급간별로 적지 않은 차이가있는곳도 많고요
아실지 모르지만 요즘 대기업들 10에 9는 대학하고 스펙보다는 인성을 많이 본답니다. 물론 아예 안 보는건 절대 아니구요. 서연고에 스펙만 짱짱한 많은 분들이 요즘 취업 못하는 이유죠. 반면 제 주변엔 한성대 나오고도 한화기업에 들어가는분도 봣습니다 ㅎ 그리고 바람직하지 못한게 아니라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본다한것 같은데
진로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1년이 소중한 시간이니 무턱대고 N수만 할수는 없다는 말도 맞구요
글쓴이 말에 동의합니다
근데 자기 성취적인 면도 있는 거 같습니다
사회적으로 괜찮은 대학이라 해도 자기가 맘에 안 들면 ..
아직 저학년이지만..
로스쿨은 고고익선이라 가급적 스카이나 적어도 그아래
회계사는 서성한이나 적어도 그 아래
대기업은 별 상관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이외에 아이비나 컨설팅은 네이티브급 영어나 집안이 되는 분은 적으실테고 노력으로도 들어가지만 운이 좋은 사람들만 가는거고요.
즉 자기만족 외에는 그렇게까지 학벌이 큰 영향을 끼치진 않는 듯 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저는 (고대를 다니고 있지만) 반수해서 서울대 못간걸 아쉬워 하고 있지만요. 그때 삼반수를 하기라도 해볼걸 하는 후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