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빈♡ [429588] · MS 2012 · 쪽지

2014-08-10 17:5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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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빈 손으로 와서 빈 손으로 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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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빈 손으로 와서 빈 손으로 가는 것이라고 하는데

내가 빈 손인 까닭은 내가 태어나지 않아서 그런 것일까

죽어서 그런 것일까

이승과 저승의 경계

침묵하는 강 위에서 나는 머리만 내놓고 세상의 지표에 손 하나 내밀고 있네

그 흙을 어루만지다 보면, 세인의 손과 서로 맞닿기도 하지만

잡을 수는 없는 것 같다.

저 너머에는 이십여 년 묵은 꽃들이 수북히 피어나 있구나

저마다 비싼 가격표를 매달고 진열되어 있고

나비와 벌이 끊임없이 날아다니며

정원사는 이를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우며 가꾼다.


이따금 홍수가 몰아칠 때마다

난 지옥으로 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쓴다.

가끔은 무척 가고 싶기도 하지만

나도 꽃이 피고 나서 시들고 싶다.

지금 대체 어딜 간단 말인가

무지 속에서 살며, 이상한 음식을 먹으며

중노동에 도덕적으로 타락한 채 죽어간 노동자들

그리고 아폴로 11호의 우주 비행사들...

난 죽더라도 차라리 월면에서 죽겠다.

저 멀리 지구를 바라보며 "그래, 내가 여기까지 왔노라" 하고

차라리 그곳에서 죽겠다.



메마르고 약한 버드나무는 잠에서 깨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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