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몇 분들이 자작시 쓰시는데..나도 쓸까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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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생은 아니고 현역입니다.
집에서 혼자 공부한지 2년이 넘어가네요.
고립된 공간에서 인터넷으로만 바깥세상 소식을 듣는데
일단 저 자신이 공부가 힘듭니다.....
게다가 세상 돌아가는 일에 대해서도 우리 주위의 부조리함에 관해서도
너무 견디기 힘듭니다.
저는 지역균형으로 대학에 진학한 학생을 지균충이라고 하는 현실에 경악했고
대학 내에서 자신들을 서열화하는 대학생들의 마음가짐에 실망했으며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폭격을 두고 히틀러를 찬양하자는 댓글에 분노했고
세월호의 노란리본을 빨갱이로 치부하는 어른들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이상주의자입니까?
전 제 생각이 이상적인 것이 아니라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는데......
일단은 이런 것들을 신경쓰지 않기 위해 인터넷을 끊고자 합니다.
그리고 위의 부조리함을 주위에서부터 고치고 싶어서 공부를 열심히 하고
저 자신을 계발하려 하지만
날씨는 너무 덥고
주위엔 아무도 없고
악마의 속삭임은 제 귓잔등을 간지럽힙니다.
제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지는 순간도 여럿 있고요.
이럴 때마다, 전 제 마음을 추스리면서
힘들 때마다 자작시를 몇 번 씁니다.
전 이과생이지만, 제 마음을 담은 시를 쓰는 것이 저를 치유해주는 것 같습니다.
제가 마음을 잡고 높이 날아올라야
저를 본 몇몇의 사람을 동화시킬 수 있으며
모두의 연대가 이루어져야 사회가 바뀐다고 생각합니다.
높게 날아오르고픈 제 마음을 담은 시를 올립니다.
Un Fade Away
모든 것이 하얗다.
지난 기억이 스러져간다.
끝이 없는 길을 걷지만
나의 발걸음은 보이지 않는다.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은
나를 희미하게 만든다.
무언의 속삭임이
보이지 않는 창에 나를 가둔다.
삶이란 것이 원래
프레스기로 판화 찍듯이 밋밋하다면
나는 그 안에서 제조되는
흐릿한 고뭇덩이란 말인가.
날개를 찾아야 한다.
이상을 안고 열정을 딛고
이 끝없는 액자를 벗어나
저 위로 도약할 수 있도록
나를 희미하지 않게 하도록
날아오를 것이다.
나의 발걸음을 멀찍이 바라보는 순간
Everything will un fade away.
이 힘든 여름을 이겨내고,
이제 110일 남았습니다.
전 날개를 찾고자 합니다.
남은 현역 n수님들 또한 분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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