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희엽 국어] 시적 화자의 유형(10)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4577369
안락한 권태가 얼마나 무서운 독인지
겪어본 사람만이 안다.
새로운 숲길에 들어서며
느껴지는 숨 가쁜 설렘이
두려움도 배고픔도 잊게 만든다.
시 속에서 말하는 사람을 시적 화자라고 한다. 시적 화자는 시인이 자신의 생각이나 정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창조한 허구적 인물로 무조건 시인과 완전히 똑같은 인물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시적 화자는 시를 이해하고 감상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따라서 시적 화자가 시 속에서 어떠한 형태로 존재하는지 또한 어떠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1. 시인과 동일한 시적 화자
자신의 내면세계를 밖으로 표현하는 시의 장르적 특성상 서정시에서 시인을 시적 화자로 볼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懺悔錄)을 써야 한다.
- 그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을 했던가
-윤동주, <참회록>
2. 시인과 동일하지 않은 시적 화자
시적 효과를 위해 시적 화자와 시인을 분리하기도 한다. 화자가 시인의 나이나 성별은 물론 살고 있는 시대까지 다르게 설정할 수 있다.
그러나 또 한껏 이렇지요.
지리산이 제 살 속에 낸 길에
섬진강을 안고 흐르듯
나는 도련님 속에 흐르는 강입니다.
섬진강이 깊어진 제 가슴에
지리산을 담아 거울처럼 비춰 주듯
도련님은 내 안에 서 있는 산입니다.
-복효근, <춘향의 노래>
3. 표면에 드러나는 시적 화자
작품 속에 ‘나’ 또는 ‘우리’ 등의 1인칭 대명사가 직접적으로 나타나는 경우이다.
어느 날 당신과 내가
날과 씨로 만나서
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
우리들의 꿈이 만나
한 폭의 비단이 된다면
나는 기다리리, 추운 길목에서
-정희성,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
4. 표면에 드러나지 않는 시적 화자
작품 속에 1인칭 화자인 ‘나’나 ‘우리’가 작품 표면에 직접 드러나지 않는 경우이다.
북한산(北漢山)이
다시 그 높이를 회복하려면
다음 겨울까지는 기다려야만 한다.
<중략>
백운대와 인수봉만이 가볍게 눈을 쓰는
어느 겨울날 이른 아침까지는
기다려야만 한다.
-김종길, <고고(孤高)>
5. 관찰자 시점의 화자
관찰자 시점의 시적 화자는 다음 두 가지 방식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① 화자가 소설의 1인칭 관찰자처럼 작품 속에서 다른 인물의 사건을 이야기하는 방식
여승은 합장하고 절을 했다.
가치취의 내음새가 났다.
쓸쓸한 낯이 옛날같이 늙었다.
나는 불경처럼 서러워졌다.
평안도의 어느 산 깊은 금점판
나는 파리한 여인에게서 옥수수를 샀다.
여인은 나어린 딸아이를 때리며 가을밤같이 차게 울었다.
-백석, <여승>
② 화자가 뒤로 숨은 채 대상에 대한 치밀한 묘사로만 시상을 전개하는 방식
송홧가루 날리는
외딴 봉우리
윤사월 해 길다
꾀꼬리 울면
산지기 외딴집
눈 먼 처녀사
문설주에 귀 대이고
엿듣고 있다.
-박목월, <윤사월>
★ 선지의 속살
➊ 시적 화자를 시의 표면에 직접 내세워 시인의 생각을 드러내고 있다.(2006년도 6월 모평)
➋ 표면에 드러나지 않은 화자가 대상을 관찰하고 있다. (2006년도 수능)
➌ D와 E는 표면에 드러난 화자가 대상을 관찰하여 묘사한다. (2010년도 6월 모평)
1. 1인칭 화자인 ‘나’나 ‘우리’가 등장하는지를 먼저 살펴야 한다.
2. 대상을 관찰하는 경우라도 화자가 작품 표면에 드러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3. 화자가 대상을 관찰한 다음 묘사했느냐, 아니면 단순히 서술했느냐의 차이도 분명히 구별해서 인식해야 한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휴 아직 나는 구원받을수있어!!
-
하
-
엔제는 다들 비슷한가요???
-
유툽에 공부법 영상들보면 생각보다 별거아닌게 은근있는듯 0
아침에 일찍일어나는 법이라길래 ㅈㄴ 기대하면서 봤는데, "이 인류에 필요한 존재가...
-
사실 걸어놓기용보다는 부모님이 반수 사실을 모르셔서 학교 등록한거라 최소학점...
-
설의 수석?? 0
나같은 지능으론 매일 12시간 공부해서 죽을때까지 수능봐도 근처도 못가겠노
-
Hospitalize 하스피털라이즈인지 하스피럴라이즈인지 헷갈리네 둘다 되는거임?
-
정상화 근데 복부가 진짜 안 빠지네 으악악
-
VS 대결 15
과연
-
딥시크와 북학의 - 중국을 비웃으며 중국에 위안받는 모순에 대해서 1
아마 똑똑한 여러분들은 제목만 보아도 제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아실 수 있을...
-
와 핑크.. www.youtube.com/shorts/3zwuOxVQUwE
-
나같은 저능아를 노예취급하면서 함부로 써주면 좋겠다♡♡
-
ㅈㄱㄴ
-
대해린 3병상태 1
집가냐
-
ㅠㅠㅠㅠ 환불도 못받고 외국이라 신고도 못함 ㅠㅠ
-
두근두근오티전날 0
-
메인은 쫄려서 지웠음 12
관심받는 건 좋은데 너무 큰 관심은 두려움
-
야!!
-
에휴 옯평 13
심각하다 심각해 어휴 진심으로 너네들이 창피해진다..
-
공부만 하다가 1
안녕하세요 현역이고... 여고재학중이에요 공부만 하다가 결국에 제 정신건강을 미쳐...
-
도파민폭발
-
오늘도 선착 맞팔 10명은 500덕
-
서울간다 2
언제인지는 비밀
-
감기약 먹으니까 졸리고 멘탈 털리고 아주 죽것네
-
하는건 아니지만.. 일단 칭찬 들으면 별 내색없이 고맙다고 하고 말지만 속으론...
-
하필 슼이 져서 지는팀 ㅈㄴ 조롱 당할거임 아무튼 우제는 잡아줘!
-
아 인생 망했네 0
나는 왜 머리가 안좋을까 내 인생
-
인터넷 썰들 보면 될 사람은 바로 보인다고 한다던데
-
우리가 하는말이 장난으로 들려??
-
그저 부럽다!!
-
삼성전자의 지난해 직원 연간 평균 연봉이 1억 2800만 원 안팎인 것으로...
-
시발 겨우이겻네 2
아 듀로가 유미해서 이겻다ㅠㅠㅠㅠㅠㅠ
-
일류 0
-
팩트라 숙연해지면 갳우 11
-
그래서 건부야 몇대몇 내줄까??
-
긴급투표 12
아다로 살기 vs 동성이랑 하기
-
전화추합으로 합격했는데 토요일이 수강신청인데 제대로 알려주는게 하나도 없음.. 학과...
-
ㅈㄴ 멋있었다 이번에
-
수학 2등급기준 미적분 vs 확통 뭐가 더 쉽나요? 1
수학 2등급 기준 미적분이랑 확통 뭐가 더 쉽나요?
-
도사님이랑 플레이 방식도 비슷한데 농심에서 썩히지 말고 그냥 줘라
-
같은 거로 전에 썼었는ㄴ데3~4월 안에 개념 강의는 끝날 건데 다 해봤는데 아니다...
-
진입로에서 끼어드는 새끼 박으면 안 되겠죠..? 하 시발롬..
-
만추ㅏ때질밪 3
4ㄱ
-
인문논술 노베입니다 .. 과외를 다닐지 학원을 다닐지 고민이에요 ?
-
등비급수 어려운게 안만들어짐... 문제는맘에듬
-
아..괜찮겠지 3
초등생에 4.5 를 불렀는데 시범과외가 성사됐어 어카지
-
쪽지, 댓글 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내신코치, 족보닷컴, 기출비 제외
첫번째 댓글의 주인공이 되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