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희엽 국어] 반어와 역설의 구분 (9)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4567517
지금까지 별처럼 수많은 인간들이 이 세상에서 명멸해 갔으니
우리들의 한껏 바라는 바가
기껏
먹는 것
입는 것
기거하는 것의
수준만을 높이는 것이라면
그것은 그 얼마나 하찮고 허망한 일인가?
반어와 역설은 비슷한 듯하지만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또한 학생들이 매우 혼란스러워하는 개념이기도 하다. 다음과 같이 구분해 보자.
반어 | 역설 |
상황과 언어 사이의 모순 | 언어와 언어 사이의 모순 |
반어법은 화자가 의도했던 것과는 상반되는 표현을 사용하여 오히려 자신의 진짜 속마음을 부각하는 방법이다. 반어법은 ‘표현된 것’과 ‘의미된 것’이 서로 충돌함으로서 시적 긴장을 만들어낸다 . | 역설법은 겉으로 보기에는 이치에 맞지 않는 표현이나,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 속에 어떤 진실을 담고 있는 표현 방법이다 |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
반어의 경우, 언어 자체에는 모순이 없으나 진술된 언어와 상황 사이에 모순이 생기는 반면 역설은 진술 자체에 모순이 생기는 것이다. 예를 들어 수업 시간에 공부 안하고 잠만 자는 학생은 마땅히 꾸중을 들어야 할 상황이지만, 만약 선생님이 이 상황에서 ‘아이고, 너 참 잘 잔다.’라고 말한다면 이것은 상황과 언어 사이에서 모순이 생긴 것이므로 반어가 성립된다.
반면 역설은 다음과 같은 경우이다. 종종 가왕 조용필을 ‘작은 거인’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알다시피 ‘작은’과 ‘거인’은 서로 충돌하는 개념이다. 즉 언어와 언어 사이의 모순이 생기는 것이다. 당연히 커야 하는 거인이 어떻게 작을 수 있다는 말인가? 하지만 곰곰이 따져보면 말이 된다.
실제 조용필은 160cm 대의 작은 키의 소유자이다. 그렇지만 그의 음악적 세계는 거대하다. 다시 말해 생물학적 키는 작지만 그 음악적 키는 거인급인 것이다. 그래서 말이 되는 것이고 사람들은 이 표현에 수긍하는 것이다. 표면적인 모순 속에 어떤 진실이 숨어 있던 것이다.
이런 표현을 쓰면 단순하지 않고 재미있다. 독자들은 집중하며 그 의미를 찾으려 애쓴다. 그러는 사이 작가의 의도가 자연스럽게 그리고 효과적으로 전달된다.
그래서 반어와 역설은 변화법에 속한다.
★ 선지의 속살
➊ ㉢은 반어적 표현을 통해 자조적인 태도를 드러내고 있다. (2006년도 9월 평가원)
➋ (가)와 (다)는 모순 어법을 통해 화자의 생각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다.(2007년도 3월 교육청)
➌ 역설적 표현을 통해 현재 상황에 대한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 (2008년도 10월 교육청)
1. 반어적 표현을 통해 화자 자신을 향한 자조적 태도를 드러낼 수도 있고, 대상을 향한 냉소적, 비판적 태도도 드러낼 수 있다. 시적 상황에서 좌우되는 것이다.
2. ‘모순 어법’이란 서로 반대가 되거나, 의미가 상치하는 두 어구를 조합하여 독특한 표현 효과를 노리는 표현상의 기교이다. ‘찬란한 슬픔’, ‘침묵의 웅변’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를 ‘모순 형용’이라고도 하는데 역설법에 속한다. 이를 통해 당연히 화자의 생각을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3. 현재 상황에 대한 화자의 인식은 직설적 표현을 통해서도, 역설적 표현을 통해서도 드러낼 수 있다. 그런데 굳이 역설법을 사용했다면 그 대상의 의미를 보다 긴장감 있게 제시하여 독자들의 관심을 끌려는 의도가 다분히 있는 것이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는 더프가 와야 공개되는데 빨라야 목요일쯤 풀어볼듯
-
화작 기하 영어 물리 지구 93 76 89 50 47 문제도 잘못읽고 계산...
-
치마 들추기! 3
꺄르륵
-
기만러들
-
장학금 두 곳 중복 수혜가 되네.. 아무튼 좋은거겠지
-
통치 방식의 변화같은 키워드에 꽂히면 당연히 갑신정변이라고 철썩갇이 믿고 틀렸다고...
-
안녕하세요 수험생여러분 고민과 질문이 있어서 댓글남깁니다! 저는 우선 99년생이고...
-
수학 노베는아닌데 그렇ㄷ고 수학 머리나 발상이 좋은편이 아니라서 시험 칠때마다...
-
아이스으 3
께끼
-
웃어봐 0
넌 웃을때 제일 이쁘더라
-
올오카나 매월승리나 지문 하나하나 얻어가고 필기(독해 태도)한 게 많은데 그래도...
-
어제보단 낫다
-
이젠 물려서 넘어가지도 못하고 인생 조짐
-
수학진짜 0
미적은 아직 많이 풀어본건 아닌데 수12보다 계산부터 잘 막히고 머리에 탁탁...
-
혜자임?
-
3덮 언매특 1
정은이가 다이어트함
-
교복치마 이쁘네 6
그죠
-
전주대 경배와찬양학과에서 한양대 로스쿨 붙은 사람 나옴 4
아마 리트 최소 145이실듯..
-
수능 끝나고 그 주 주말에 개명할건데요 근데 빠르면 두달 뒤에 개명허가 나잖아요...
-
언매 88 미적 77 ㅜㅜ
-
기시감 2026밖에 없던데..? 아닌가
-
점수 : 40/50 틀린 문항 : 9 13 18 19 9-몰농도 구해야하는데 부피...
-
돈까스는 배달 시킬건데 밖에 눈 많이 오면 좀 그런가
-
엔제로만 양치기 한다 불만없제
-
메가는 없음…
-
현우진 문항공모 1
문항공모 할건데 해설 작성할 때 그래프(기하)풀이가 꼭 필요한데 그래프는 어떻게...
-
영어 못하는 귀신이라도 씌였나... 나 진짜 열심히 하는거 같은데
-
왜냐면 친구가 없음
-
냉장고에 스벅 빵 있으니까 라면이 나을까요
-
찍먹하면서 개빨리 달려보게 “잡답없음”<<중요함 메가패스밖에 없어서 메가강사중에...
-
잔짜이쁘게된낙서 6
라인너무이쁘게잡힘
-
나일하기싫은데..
-
기가막힌듯 통치 방식의 변화 워딩만 보면 갑신정변이지 개화당 인사가 아니다 이렇게...
-
약간 네웹에 대학일기st로 갤탭 새삥으로 지른김에 하고싶었는데 나중에 한 에피만...
-
12번 답 ㄴ 이어서 1번인데 빠답에 2번이라 되어있네요;;; 방금 오답하다가 찾음...
-
분명 나 고3이였는데 시발
-
혹시 아시는 분 올려주실 수 있나요?
-
국어는 강기분 6모까지 완벽히 보기 수학은 시발점 전부다 + 수분감 스텝1까지...
-
문해원 다 듣고 문접원 갈까요 아니면 문해완을 갈까요..? 등급대는 2-3입니다
-
11?99
-
저거 플래너네 1
매주 3회 감사일기 써야지
-
행복 또는 불행을 정량화 할 수 있는 모델이 나온다면 5
그 모델을 통해 도출한 수치를 보고 위안을 삼는 사람들이 많을까요 아니면 비관하는...
-
편지 + 편지지 5개 들어갓고 편지봉투가 서류봉투 같은건데 뭐 더 넣어도 200g은 안되것지?
-
설대에서 우편이 왔음 10
이거 ㄹㅇ 머임요 받은 사람 없나
-
첫 3덮 칠때 2
연고대 어문이랑 교육계열 지원가능 라인으로 떴던거 생각나네 물론 그때 그점수에서...
-
3모 목표 1 3 3 2 3만 떠도 만조크 만족
-
작년 수능 언매 낮3 수학 백분위 93떴는데 오늘 국어 92점 확통 88 맞음 수학...
-
최대한 빠르게
항상 잘보고있어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그래도 누군가에겐 딱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씁니다. 잘 보고 있다니 고맙네요.^^
잘 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