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rrytwo [480154] · MS 2013 · 쪽지

2014-04-28 22:2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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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수능 문제 질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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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부분의 줄거리:금돼지의 아들이라 하여 외딴 섬에 버려진 최치원은 하늘에서 내려온 선비들에게 글을 배운다. 최치원이 12세가 되었을 때, 중국 황제가 신라를 공격할 구실을 찾기 위해 함에 달걀을 넣고 봉한 다음, 그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알아내어 시를 지어 올리라 한다. 최치원이 시를 지어 올리자, 중국 황제는 최치원이 장차 중국에 위협이 될 것을 우려하여 그를 죽이려고 신라 왕에게 조서를 보내 중국으로 부른다. 최치원은 50자나 되는 기다란 모자를 마련하여 중국으로 떠난다. 

낙양 성문에 들어서니, 어떤 학사가 치원에게 묻기를, 
 “해와 달은 하늘에 매달려 있는데, 하늘은 어느 곳에 매달려 있는가?” 
하니, 치원이 말했다. 
 “산과 내는 땅에 실려 있는데, 땅은 어느 곳에 실려 있는가? 당신이 땅이 실린 곳을 말하면 내가 하늘이 매달린 곳을 말하겠소.” 
이에 학사가 대답하지 못했다. 
이때 황제가 최 문장이 도착했다는 말을 듣고 그를 속이고자 삼문(三門) 안에 몇 길이나 되는 깊은 구덩이를 판 후, 악공들을 그 안에 매복시키고 경계하여 말했다. 
 “만약 최 문장이 들어오면 일제히 음악을 연주하여 그의 마음을 어지럽히도록 하여라.” 
또 사문(四門) 안에는 ⓐ장막을 설치하여 코끼리와 사람을 장막 안에 매복시킨 다음 치원을 불렀다. 
치원이 느린 걸음으로 궐문에 들어서니 쓰고 있던 모자가 문 꼭대기에 닿았다. 치원이 탄식하며 말하기를, 
 ㉠“비록 우리 소국의 궐문이라도 내 모자가 닿지 않았건  만 하물며 대국의 궐문에 내 모자가 닿는단 말인가?” 
하고, 오래도록 들어가지 않았다.  
황제가 그 말을 듣고 몹시 부끄러워하며 즉시 궐문을 부수게 한 연후에 치원을 다시 불렀다. 치원이 궐문을 지나 얼마쯤 걸어 들어가니 지하에서 음악 소리가 들렸다. 치원이 즉시 청색 부적을 던지자 그 소리가 그쳤다. 삼문에 들어서니 또 음악 소리가 들려 흰색 부적을 던지자 그 소리가 곧 그쳤다. 사문에 들어서니 흰 코끼리가 장막 안에 숨어 있는 것이 보였다. 치원이 황색 부적을 던지자 그 부적이 변해 누런 벌이 되어 코끼리 입을 둘러싸니, 코끼리가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 그래서 무사히 들어갈 수 있었다. 
이때 황제는 치원이 여러 문을 아무런 탈이 없이 태연하게 들어왔다는 말을 듣고 크게 놀라 말했다. 
 “이는 진실로 천지(天地)가 알고 있는 사람이다.” 
치원이 오문(五門)에 들어서니 학사들이 좌우로 쭉 늘어서서 서로 경쟁하듯 질문을 던졌다. 치원이 전혀 응답하지 않고 오직 시를 지어 주었는데, 순식간에 많은 시를 지었는지라 학사들이 그 시들을 다 기억할 수가 없었다. 이에 학사들이 감히 다시 말을 하지 못했다. 
치원이 어전에 이르니 황제가 용상에서 내려와 그를 맞이하였다. 이내 인사말을 마치고 황제가 물었다. 
 “경이 함 안에 있는 물건을 알아내어 시를 지었소?” 
치원이 대답하기를, 
 “그렇습니다.” 
하니, 황제가 물었다. 
 “어떻게 알고 시를 지었소?” 
대답하기를, 
 “신이 듣자오니 무릇 현자는 비록 천상에 있는 물건이라도 통달해 안다고 합니다. 신이 비록 불민하지만 어찌 함 안에 있는 물건을 알아내어 시 짓는 것쯤 못하겠습니까?” 
하니, 황제가 마음 속으로 기이하게 여기고 또 물었다. 
 “경이 삼문 안으로 들어올 때 음악 소리를 듣지 못했소?” 
치원이 대답하길, 
 “듣지 못했습니다.” 
하였다. 이에 황제가 삼문 안에 매복해 있던 악공들을 불러들여 꾸짖으니, 악공들이 모두 아뢰었다. 
 “우리들이 함께 음악을 연주할 때 청의와 백의를 입은 자들 수천 명이 와서 우리를 묶으며, ‘대빈(大賓)께서 오시니 음악을 연주하지 말라.’라고 하면서 몽둥이로 때리기에 감히 연주할 수가 없었습니다.” 
황제가 크게 놀라 사람을 시켜 가 보게 하니 구덩이 안에는 큰 구렁이들이 가득 차 있었다. 황제가 감탄하여 말하길, 
 “이는 보통 사람이 아니니 소홀히 할 수 없다.” 
하고, ⓑ장막을 쳐 황제가 먹는 음식을 올리게 하고 시중 드는 관리들을 배치하는 등 모두 황제의 거처와 같게 하였다. 
- 작자 미상, 「최고운전」 - 



4. 황제가 최치원을 대하는 태도와 관련하여 ⓐ와 ⓑ를 적절하게 설명한 것은? 
① ⓐ는 열등감을, ⓑ는 자신감을 표현한다. 
② ⓐ는 보호의 효과가, ⓑ는 은폐의 효과가 있다. 
③ ⓐ는 시험의 의미를, ⓑ는 예우의 의미를 띤다. 
④ ⓐ는 상대에 대한 포용을, ⓑ는 회유를 뜻한다. 
⑤ ⓐ는 상대에 대한 위협을, ⓑ는 용서를 뜻한다. 



여기서 3번이 답인데 시험의 의미를 띤다는 판단의 근거를 지문 속에서 도저히 찾을 수가 없습니다.

문제는 황제가 최치원을 대하는 태도와 관련하여, 즉 황제의 입장에서 저 두 장막은 어떤 의미인지를

봐야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앞의 줄거리에서 황제가 치원을 중국으로 들인 이유로 죽이려함이 제시되어 있지만

그 외에 다른 어떤 시험의 의도를 캐치할 곳이 없습니다.




그러다가 발문을 다시 재해석햇는데, 관련지어라는 말은 말 그대로 관련해서 참고 정도로만 하고

저 두 장막이 이 작품 전체에서 갖는 의미를 설명했을 때 치원의 능력이 드러나게 해주는 일종의 시험

이라고 파악할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해봤는데 이렇게 생각하는 게 맞는 것인가요?

아니면 처음 제가 발문을 해석한 기준으로는 시험의 근거가 어디에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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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구니? · 404729 · 14/04/28 22:43

    황제는 치원이 여러 문을 아무런 탈이 없이 태연하게 들어왔다는 말을 듣고 크게 놀라 말했다.
    “이는 진실로 천지(天地)가 알고 있는 사람이다.”

    황제가 감탄하여 말하길,
    “이는 보통 사람이 아니니 소홀히 할 수 없다.”

    이것도 시험이라 볼 수 있는 근거가 되겠네요

    근데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시길

    굳이 그렇게 근거 샅샅이 따져볼 필요는 없어요

    시험장에서 그렇게 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니까요

    시험장에선 1,2,4번이 완전 말이 안되는 선지고 그나마 3,5번이 경합할텐데

    5번선지도 b번이 완전히 틀렸으니 3번 답치고 넘어가면 되고

    나중에 공부할 때 관점에서 봐도 이문제에선 크게 얻을 건 없을 듯